[큐칼럼] 삼성 사태를 보는 언론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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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올 것이 온 것인가 아니면 내부 고발자의 오버인가? 지난주부터 한국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삼성 사태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 동안 삼성의 문제를 우려해 왔던 시민단체들은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여러 번 삼성을 향해 외쳐댔지만 바위에 계란 던지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이번 사태를 역사의 진보로 보고 환영한다. 반면 일부 사람들을 이번 사태를 불편하게 보고 있기도 하다. 그들은 삼성을 세계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일류 글로벌기업으로 여기고 있던 사람들이다. 삼성의 후원을 받은 적이 있는 단체나 개인들도 차이는 있겠지만 그러할 것이다. 사실 존경받는 기업과 기업인 조사에서 삼성과 이건회 회장은 늘 1위였다. 그들은 삼성이 내는 반박 자료에 관심을 보이며 내부고발자인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가 개인적 차원에서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PD와 기자 등 언론인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들의 시각은 독자와 시청자들의 시각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지난 주초 이번 사건에 대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첫 기자 회견이 있은 후 보도된 신문과 잡지의 기사들, 그리고 방송된 뉴스와 프로그램들에 그 시각이 드러난다. 언론 및 시민단체들의 비판 성명처럼 많은 언론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비켜 가고 있다.

다행히 일부 신문과 잡지, 그리고 일부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번 사태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심층 분석 기사가 종종 눈에 띠었고 지난 주말 한 방송 프로그램은 첫 기자 회견을 장시간 보여 주었다. 물론 깊이 있는 분석 기사나 심층 취재 프로그램까지는 못 가더라도 당시의 시점에서 언론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독자와 시청자의 알권리를 꽤 충족시켜준 것으로 평가해 주고 싶다.

이번 삼성 사태를 보면서 언론의 사명과 상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독자와 시청자들이 이번 사안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도록 신문은 신문대로 방송은 방송대로 충분한 기사와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는 게 기본이다. 현장에 있을 수 없는 시청자나 독자에게 1차적 판단 자료를 충실히 제공하는 것이 우선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삼성을 보는 언론인들의 시각도 다양할 수 있겠지만 그 바탕을 이루는 근본 시각은 같다는 것이 저널리즘의 상식이다. 먼저 김변호사 같은 내부고발자는 충분히 보호돼야 한다. 다음으로 정의 구현 사제단이 한국현대사에서 기여해 온 역할은 인정돼야 한다. 그리고 사법 정의가 바로 서야하고 삼성에 뭔가 문제가 있다면 이제는 건실한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앞으로 삼성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언론인들이 보여 주는 근본 시각의 중요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동안 삼성은, 아니 이건희 회장은 자신에 대한 사회적 비판에 대해 ‘소통’하려 하지 않고 ‘관리’하려고만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 왔고 언론도 관리의 대상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이번 사태 속에서 누구보다도 자신을 성찰해야 하는 자는 언론이 아닐까? 언론이 바로 서서 제 역할을 해 줄 때, 즉 충분한 양의 사실보도를 하고 동시에 깊이 있는 기사와 프로그램으로 이번 사태를 제대로 짚어 줄 수 있을 때 마침내 삼성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한국 사회와 진정한 소통을 하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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