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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철환PD ‘순직’은 사실상 ‘과로사’제작환경 개선없이 로컬비율만 늘어나

|contsmark0|지역방송 pd들의 제작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이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imf 이후 명예퇴직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후 별다른 인원충원 없이 자체적인 로컬 프로그램과 본사(중앙사) 참여 프로그램을 소화함으로써 pd들의 제작환경이 거의 ‘살인적’으로 변한 것이다.지난 6월 1일 <7시간 생방송 바다를 살립시다> 방송이후 귀가하다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kbs창원방송총국 고 김철환 pd(사진)의 경우도 겉으로는 ‘사고사’이지만 그 내용을 보면 사실상의 ‘과로사’이며, 더 큰 문제는 제작여건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 없이는 이같은 사고가 언제든 또 나올 수 있다는 데 있다. kbs창원방송총국의 경우 5월 한달동안 정규 로컬프로그램 <생방송 토요광장> 5회, <우리들 세계 모이자 큐> 4회, 본사 참여 프로그램 <6시 내고향> 5회 등과 <테마기행 고향>, <환경스페셜> 및 지역 자체 특집프로그램인 <7시간 생방송 바다를 지킵시다> 등을 단 10명의 pd가 제작하는 ‘초능력’을 보였다.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5월 한 달동안 러닝타임 총 1,590분 이상을 제작했으며, pd 1명이 159분 이상의 프로그램을 제작한 셈이 된다. 이러한 현상은 kbs지역총국의 경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다. 모 pd는 “kbs창원총국의 경우 지난해에 한 명도 여름휴가를 가지 못했다. 내가 빠지면 다른 pd들이 더욱 더 고생하기 때문에 감히 휴가갈 엄두도 못냈다”고 전했다.kbs대구총국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매주 로컬 프로그램 3개와 본사 참여 프로그램, 지역 자체 특집 프로그램이 넘쳐나 1명의 pd가 2∼3개의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일도 다반사라는 것. kbs대구총국의 모 pd는 “지역 광역화를 실시하면서 장비, 예산, 인력보강 등 기본적인 제작여건에 대한 개선 없이 본사 참여 프로그램만 늘어나 결과적으로 pd들만 죽어나고 있다”고 강력히 성토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mbc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최근 지방사 광역화와 관련해 지방사 정리기준을 본사에서 자체 로컬비율 15%라는 방침을 세우자 각 지방mbc에서는 부족한 인력에도 불구하고 로컬비율 15%를 무리하게 맞추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pd들의 업무량은 더욱더 늘어난 형편이다.마산mbc의 경우 로컬비율이 13%지만 제작 pd들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마산mbc의 경우 tv pd 8명이 주간 435분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마산mbc 정경구 차장은 “혼자서 매주 60분 프로그램을 제작하다 보면 프로그램 기획이나 창의적인 발상은 그야말로 공염불일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지역mbc의 무리한 로컬비율 확장에 대해 내부에서조차 비판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마산mbc 전정효 부장은 “프로그램을 양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무리하게 로컬프로그램을 늘리다보니 소위 ‘쉽게’ 갈 수 있는 대담형식의 프로그램 등이 넘쳐나고 소모적인 로컬비율 경쟁만 조장되고 있다”고 진단한다.지역민방의 경우 제작여건의 열악함이 더욱 심각하다. tbc의 경우 자체제작비율이 20%에 이르고 있다. 지난 가을개편 때 자체비율이 15%임을 감안한다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더군다나 tbc의 경우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작가 없이 pd가 원고까지 쓰는 상황이라 pd들은 3중, 4중고를 겪고 있다. tbc 최창욱 차장은 “도대체 이 일을 어떻게 해내는지 불가사의한 상황”이라면서 “대부분의 pd들이 단 하루라도 6시간 수면을 지켜봤으면 하는 것이 소원인 형편”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이처럼 지역방송의 경우 제작환경의 개선 없이 pd들에게 ‘몸으로 때우기를’ 강요해 pd들의 노동강도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단 한명의 pd만 빠져도 ‘방송사고’를 연결될 수 있는 형국이다.kbs창원총국의 모 pd는 “이러한 상태라면 제2의 김철환 pd가 나오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지적해 지역방송사의 제작여건 개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창원, 마산, 대구=기동취재반, 관련기사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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