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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칼럼

교육방송 변화의 조건
김광범
l승인1997.03.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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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3월 12일, 23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 ‘교육부 산하 연구소인 한국교육개발원 부설’이라는 족쇄를 버리고 방송사의 호적이라고 할 수 있는 독립적인 설립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보다 향상된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국민을 접해야될 교육방송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 방송을 지탱하는 핵심 요건인 제반 여건에 변화를 줄 수가 없는 한계에 봉착하고 있기 때문이다.새롭게 한국교육방송원(정식 영자 명칭kebs)이라는 명칭을 갖게 되었고 1년 전에 비해 4시간이나 방송시간이 확대되어 있는 마당에 단 한 명의 인력도 증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예산 또한 거의 늘지 않았다.적정한 예산과 인력과 같은 조건들이 현업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는 프로듀서들을 비롯한 제작 현업자들은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방송이 새로운 법적 위상을 확보 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또다시 이런 문제가 거론될 수밖에 없는가? 그 해답은 교육방송을 둘러싼 외부적 제약들이며, 이는 교육방송의 바뀐 모습을 들여다보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먼저 교육방송은 여전히 정부의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최고 책임자인 원장 임명 등을 교육부 장관이 하게 되어 있다. 11명의 교육방송 이사의 절반은 당연직이사로 그중 4명이 정부의 부처의 차관들이다. 재정문제는 정부 간섭의 핵심적 사항이다. 예산에 관한 한 재정 경제원은 여전히 교육방송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행사한다. 인력이 7년 전 kbs로부터 방송이 분리될 때와 비교하여 늘지 않은 것은 인건비를 재경원이 좌우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재정에 관한 한 교육방송에 아무것도 해줄 권한도 없으며 지금도 실제 단 한푼도 도와줄 수 없다.그렇다면 방송을 제대로 모르는 재경원 관료들을 탓하기 이전에 재정에 관해 다른 돌파구는 없는가 검토해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 동안 교육방송의 재정에 관한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숱하게 거론되어온 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kbs가 독점하고 있는 tv수신료를 들 수 있다.kbs측은 물론 교육방송의 송출망을 담당하고 있고 여기에 상당한 예산이 들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명분으로 수신료의 일부가 교육방송에 할애되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말하면 90년 교육방송이 분리될 때 송출에 관계된 시설도 당연히 이관되었어야 마땅한 것이고 결국 송출을 명분으로 교육방송에 송출비용 외에 시청료를 더 할애하지 못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한정된 시청료를 가지고 위성 방송 준비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kbs와의 시청료분배 논쟁보다 더 현실성 있어 보이는 것이 바로 공익자금의 지원이다. 공보처는 법적 근거도 없는 국제방송교류재단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지원했다. 그러면서도 교육방송에 공익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데는 인색하다.마지막으로 광고방송 허용 문제이다. 물론 교육방송의 성격상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데 이의를 제기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광고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기 이전에 광고 방송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한 현실에 대해 명백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다.교육방송은 과거와는 다른 훨씬 질 높은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을 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틀을 겨우 마련 했지만 재정 등 현실적인 다양한 문제들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래왔듯이 교육방송의 프로듀서들을 포함한 종사자들은 묵묵히 현실을 감내하면서 이를 극복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혹자는 교육방송을 소걸음에 비유한다. 소가 잠자는 형상이라는 우면산 기슭에 위치해있고 23년만에 법적 위상을 확보할 정도로 그 발전의 변화는 늦게 왔기에 그러한 비유가 나왔을 것이다.시청자들이 우직한 교육방송에 어린 자녀들과 자신들의 평생교육을 맡길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은 교육방송이 제대로 된 여건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서부터 시작될 것이고 여기에는 정부 관련부처와 각 이해집단들의 양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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