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르코지의 프랑스어 국제방송 통합 계획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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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와 불어권 문화의 영향력과 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프랑스어 종합 국제 방송인 TV5와 뉴스 전문 채널 France 24 그리고 프랑스어 국제 라디오 방송 RFI(Radio France International)를 통합하려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국제방송 개혁 계획’이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가기도 전에 난항을 겪고 있다.

1984년 개국해 현재 전세계 202개 국가에 방송되고 있는 TV5 Monde는 프랑스와 벨기에, 스위스 그리고 캐나다의 불어권 방송사들이 참여해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되는 종합 채널로 프랑스가 운영 예산의 84%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참여 국가들이 분담하고 있다.

2006년에 개국한 France 24는 CNN과 BBC World 그리고 알자지라에 의해 독점된 국제 시사와 뉴스의 시각을 프랑스적인 시선으로 보도·분석하는 방송의 필요를 주장한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에 의해 탄생한 채널로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 텔레비전과 최대 민영방송인 TF1의 공동 소유로 돼있고 연간 860만 유로의 운영 자금은 프랑스 수상실에서 지원한다.

1975년 개국한 라디오 프랑스 인터네셔널(RFI)는 현재 FM, 위성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불어와 20여 개국의 언어로 방송되며 방송 수신료와 프랑스 외무부의 지원금으로 운영 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후 3개의 프랑스어 국제 방송을 통합해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위원회의 구상은 공동지주 회사의 설립 또는 3개 방송사 모두를 하나로 통합하거나 최소한 2곳을 통합시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르코지 대통령과 조정위원회는 3곳의 방송사가 프랑스어의 전파와 수호 그리고 불어권 문화의 소개라는 공동의 목표를 표방하고 있으나 조직과 업무의 중복성에 인해 효율적인 효과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또 수상실 지원금, 외무성 지원금, 방송 수신료 그리고 기타 정부 지원금으로 나뉘어 있는 3개사의 방송국 운영 자금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국제 방송 개혁 계획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한번 계획한 것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뚝심의 정치인으로 알려진 사르코지 대통령의 구상에 대상이 되고 있는 방송사들은 3인 3색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RFI의 앙투완 스와르츠 사장은 3개 방송사의 통합에 대해서는 그 필요성에 공감하며 3개 방송사의 존재를 남겨두고 공동제작 본부를 운영하면서 기자들이 기사와 리포트를 올릴 수 있는 단일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RFI 기자들은 라디오와 인터넷 두 곳의 업무를 감당 할 수 없고 통신사의 단신 기사에 의존도가 높은 France 24 의 사이트와 깊이가 다른 RFI의 기사들이 같은 사이트에서 공존 할 수 없다는 반발이 일고 있다.

이에 France 24 는 RFI 같이 오래되고 복잡한 편집, 제작 조직과 젊고 의사 결정 과정이 간결한 France 24의 편집, 제작국을 공동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France 24의 인터넷 사이트는 독일, 이태리 그리고 스페인과 같은 유럽 지역에서 1일 조회 방문객 수가 CNN과 BBC World를 앞서는 성공을 거두고 있고 어떤 다른 프랑스어 국제 방송이 이루지 못한 성공을 포기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프랑스와 함께 TV5 Monde의 운영에 참가하고 있는 벨기에, 스위스 그리고 캐나다는 프랑스의 국제 방송 개혁 계획이 ‘프랑스만의 목소리’를 만들려 한다는 불만을 표출하며 불어 사용권 지역 국가들의 폭넓고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 프랑스어를 지켜나가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프랑스 언론들도 사르코지 대통령의 국제 방송 개혁 계획은 방송, 언론을 관장하는 주무 부서인 문화부, 정통부 그리고 의회의 의견이 충분하게 반영되지 않은 대통령 궁의 독점적인 계획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따라서 프랑스 국제 방송 개혁은 다양한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워야 하나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파리 = 이지용 통신원 / KBNe 프랑스 책임 프로듀서, fr@kbne.netwww.kbn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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