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BS ‘소비자고발’ 안성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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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팩 중금속 검출’ 논란이 결국 법정으로 간다. 지난달 5일 KBS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 방송으로 촉발된 논란이 긴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김영애 씨가 부회장으로 있는 참토원 측은 <소비자고발> 방송에 대해 반론보도를 신청했고, 12일 언론중재위원회(이하 중재위)는 반론보도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소비자고발> 팀은 하루만에 중재위 결정을 거부했다.

방송 내용이 오보라고 인정하는 정정보도가 아닌, 반론보도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고발> 팀이 이처럼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 안성진 PD

‘황토팩 중금속 검출’ 방송을 직접 취재한 안성진 PD는 “정정보도가 아니라 반론보도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취재를 통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세 가지 부분에서 모두 반론보도를 하라는 결정이 나왔다”며 “반론이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주라는 거지만, 의견이라고 하기엔 취재한 사실과 너무 차이가 났다. 가장 중요한 팩트에 대한 반론이었기 때문에 소송을 통해 제작진의 입장을 반영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에서 충분히 공박할 자신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소비자고발> 팀은 19일까지 중재위의 반론보도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 이후 반론보도를 해야하는지 여부는 중재위의 손을 떠나 법원이 결정하게 된다.

법정 공방까지 가게 되며 논란이 확산됐지만, 안 PD는 황토팩에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이처럼 파장이 클 거라고 예상하지 못 했다. 그러다 지난 5월부터 실시한 3번의 검사 결과를 보고,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하면서 파장이 크겠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안 PD는 “황토가 가진 친환경적이고 깨끗한 이미지와 상충되는 사실들을 접하면서 사회적인 충격이 클 거라고 느꼈다”며 “황토팩이 많이 팔리고 있는데도 제조 과정이나 채취 장소 등이 베일에 쌓여 점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당당하면 왜 보여주지 않는지 취재하면서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안 PD는 그러나 현재의 황토팩 논란이 ‘KBS 대 탤런트 김영애’의 싸움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선 “원했던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특정 업체를 거론해 그 업체가 잘못됐다고 말하려던 것이 아니라 황토 전반에 대한 방송을 하고 싶었기 때문.  

안 PD는 “제조 과정이나 중금속 문제 등 황토팩에 대해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에 대해 경각심을 일으키고 싶었다”며 “업체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해 소비자들이 좀 더 좋은 황토팩을 쓸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방송의 여파로 황토팩 업계가 많이 어려워진 것에 대해선 “제작진 입장에서도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다.

이번 황토팩 논란처럼 항상 무언가를 ‘고발’하고,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프로그램의 특성 때문에 한 회 한회 방송을 만들 때마다 PD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 크다. 안 PD는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보람이 더 크다”며 “소비자들이 업체의 잘못된 점을 알게 돼 경각심을 갖게 되고, 업체들도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발전해 나가는 선순환구조가 될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특성상 저항을 많이 받는다. 특히 해당 업체는 격렬하게 저항한다. 그래서 많이 힘들다. 그러나 이 모든 게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보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고발>이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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