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재신임 된 구관서 EBS 사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관서 EBS 사장 취임 1년을 맞이해 지난 19~20일에 실시한 재신임 투표에서 구 사장이 재신임 됐다. 언론사 사장으로는 처음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 구관서 EBS 사장은 총 유권자 582명 가운데 찬성 350표(68.2%)를 얻어 재신임 됐다.

구관서 사장의 재신임에 대해 EBS 내부에서는 최근 방송위원회로부터 EBS 플러스1·2, EBS English 채널의 공익채널 지정과 방송사 이전 등을 제시한 것이 영향을 미친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당초 예상과는 달리 사내 여론이 대선 등과 같은 정치적 격변기와 맞물리면서 ‘안정성’을 추구하는 쪽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PD저널〉은 지난 23일 오후 서울 도곡동 EBS 사옥에서 재신임 된 구관서 EBS 사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 재신임에 통과했다. 소감이 어떤가.

“기분 좋다. 지난 1년간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직원들에게 그런 부분을 호응 받은 것 같다. 그리고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 사장인 저와 직원들의 이해와 공감대가 있었기에 재신임이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구관서 EBS 사장 ⓒEBS

- EBS의 공적재원(수신료, 방송발전기금)은 20% 수준이다. 재원확충을 위한 대책이 있나.

“공영방송이라면 기본적으로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수신료를 바탕으로 운영돼야 한다. 그러나 EBS는 재원구조가 취약하고 불합리하다. 70% 이상을 벌어서 운영해야 되는 구조다 보니 어렵다. 그래서 수신료 인상이 절박하다. 현재 EBS에 배분되는 수신료 비율 3%도 15% 수준까지는 끌어 올려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공적재원 수준을 50% 수준까지 끌어 올려야 할 것이다.”

- 즐겨보는 EBS 프로그램은?

“〈생방송 60분 부모〉와 〈지식채널e〉를 즐겨본다. 〈생방송 60분 부모〉는 매일 편성돼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EBS의 대표 프로그램인 〈지식채널e〉는 다들 잘 알다시피 아주 짧은 시간에 축적된 지식을 제공하고 있어 즐겨보고 있다. 큰 보람을 느낀다.”

- EBS가 보도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EBS의 이런 준비에 대해 일각에서는 교육전문 채널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하려고 하는 것은 교육과 문화에 관한 프로그램을 잘 만들기 위한 뉴스다. 그래서 종합보도는 아예 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EBS가 만드는 교육뉴스는 다른 방송사가 교육을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르지 않겠는가. 그런 부분을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

- 올해〈시대의 초상〉〈세상에 말 걸다〉 등의 프로그램 폐지와 〈다큐 여자〉 시사저널 편 보류를 두고 안팎으로 논란이 있었다. 어떻게 생각 하는가.

“잘못 알려진 부분들이 많다. 〈시대의 초상〉같은 경우는 제작비와 인력문제 때문에 막을 내린 경우다. 〈다큐 여자〉의 경우는 한 쪽의 입장만을 지나치게 들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심의팀이 지적했고, 프로그램은 수정 후에 방송됐다. 경영진이 압력을 행사한 것처럼 보도됐는데 그렇지 않다.” 

- EBS가 방송계에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시청률의 관점에서 보면 아주 크다고 볼 수 없겠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질이나 의미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제작되기 때문에 방송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괘 크다고 생각한다. 굳이 수치로 따지자면 70%정도 된다고 생각한다.” 

▲구관서 EBS 사장 ⓒEBS

- PD들은 프로그램 콘텐츠 강화를 위해 제작비 증가와 인력충원(신입사원 채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계획은. 

“작년 25억 적자에 이어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에는 아무리 어려워도 그 동안 뽑지 못한 신규인력을 꼭 채용하겠다. ‘고여 있는 물은 썪는다’는 옛말이 있지 않은가. 새로운 사람을 뽑지 않는 조직에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 내년 방송에 대한 로드맵은. 

“프로그램으로 승부할 것이다. 재정이 어렵다고 프로그램 만드는 것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EBS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다큐멘터리를 제대로 제작하기 위해 교육기획다큐TF팀을 구성해 17명의 PD를 투입했다. 내년 봄 개편에 매일 편성해 교육다큐멘터리를 선보이게 된다. 수신료로 재원문제가 해결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교육부 등의 관련부처에서 제작비 확충방안까지 생각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 ‘교육’과 관련한 100대 기획 특집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 앞으로의 경영계획은.

 “방통융합시대를 맞이하면서 지상파 방송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그 중요도가 예전보다 많이 감소하고 있다.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따라서 방송 하나로만 헤쳐 나가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교육방송의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통신과 관련된 네트워크 준비나 디지털 전환비용 확보,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조직과 연계해 방통융합시대를 헤쳐 나갈 준비를 할 것이다.”

구관서 사장은?

30여년간 교육관리로

구관서 EBS 사장은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1978년 행정고시(22회)에 합격, 1979년부터 교육부에 재직하면서 교육부 기획관리실장(1급)과 정책홍보관리실장과 감사관 등을 역임하며 30여년간 교육부 관리로 지냈다. 지난해 9월 19일 임명된 구 사장은 방송 경험이 없는 교육부 인사라는 점 때문에 노조의 저항에 부딪혔다. 그는 두 달여간 노조로부터 출근저지를 당하다 노조가 제안한 중간평가 요구를 받아들이며 11월 15일 취임했다.

EBS를 거쳐 간 사장은?
7년 동안 5명…3년 임기 채운 사장 없어

EBS는 2000년 공사 전환이후 7년 동안 무려 5명의 사장이 거쳐 갔다. 대부분의 사장이 3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첫 사장인 박흥수 사장은 지난 1995년 9월부터 교육개발원 부설 교육방송원 원장으로 재임해 오다 2000년 3월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시행으로 독립공사로 재출범한 EBS의 초대사장(임기3년)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노조로부터 뇌물수수 의혹 사건 등으로 퇴진압력을 받으며 잔여임기를 2년여간 앞둔 2001년 9월 19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 2001년 10월 24일에 임명된 김학천 사장은 동아방송 PD와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거쳐 EBS 사장에 오른 인물로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출신이다. 김 사장은 박흥수 전 사장의 잔여임기만 채웠다. 현재 아리랑국제방송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박흥수, 김학천, 고석만, 권영만 前 EBS 사장 ⓒ EBS

김학천 사장 후임으로 2003년에 7월에 임명된 고석만 사장은 MBC PD출신으로 <수사반장>(78∼80년) <제1공화국>(81년) 등 사회성 짙은 작품을 연출하며 국립영상간행물제작소(KTV) 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고 사장은 PD출신답게 프로그램에 집중 투자하는 등 내부 평가가 좋았지만 지난 2005년 2월 MBC 사장 공모에 지원하면서 사의를 표명해 중도하차 했다.  

다음 사장인 권영만 사장은 고석만 사장 시절 부사장을 역임해오다 공모로 사장에 선임됐다. 권 사장은 MBC 출신으로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 국정홍보비서관을 거쳐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으며 곤욕을 치러야 했다. 권 사장은 전임 고석만 사장의 잔여임기를 채운 이후 재임을 고려했으나 감사원 감사 결과 등 후폭풍으로 잔여임기만 채웠다. 그리고 2006년 7월 취임한 구관서 사장이 그 바통을 이어오고 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