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홍윤기 JTV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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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의 재허가 추천 심사에서 기준점수 650점을 넘지 못해 청문절차를 돌입한 전주방송(JTV)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전주방송(JTV) 노조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면파업 46일을 맞이하면서 43명이 전원삭발까지 감행하며 “사측이 내놓은 이행계획서를 전면 백지화하고 실질적인 이행조치를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청문대상이 된 전주방송 경영진은 방송위의 지적사항을 대거 수용하고 이행 의지를 강력히 밝힘에 따라 방송위가 지난 경인방송 때처럼 재허가 추천거부라는 강수를 둘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관측이 현재 유력하다.

청문대상이 된 전주방송 경영진은 방송위의 지적사항을 수용하고 지난 4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사장과 사외이사의 추천자문위원회를 통한 선출 △FM라디오 직영운영 △아침뉴스 녹화개선 △향후 3년이내 4명의 정규직 인력충원과 6억원의 제작비 증액 △2016년까지 31억원 사회환원 △디지털투자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하는 이행계획서를 방송위에 제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전주방송 지부 조합원 43명은 지난 10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 1층에서 방송위원회의 엄격한 재허가 청문을 요구하며 삭발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전주방송 노조는 사측에서 제출한 이행계획서 가운데 추천자문위원회와 같은 부문은 미흡하다고 판단, 청문결과가 나오는 날까지 계속해서 파업과 삭발농성을 통해 방송위의 엄격한 청문심사를 요구할 계획이다.  

다음은 홍윤기 전국언론노조 전주방송지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오늘 김택곤 사장이 노조가 삭발농성을 벌이고 있는 방송회관에 방문했다.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가.

“김택곤 사장은 노사가 모두 합의할 수 있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가자고 했다. 김 사장은 전주방송 대주주인 일진그룹을 상대로 이제 더 이상의 이행계획서는 얻어내기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제시한 이행계획서는 방송위의 청문을 통과하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기만책이다.”

▲홍윤기 언론노동조합 전주방송 지부장

- 사장과 사외이사의 공모와 관련해 가장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추천자문위원회’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4일 청문에 제출한 사측의 대표이사 공모추천제 경우 헤드헌터 전문기관의 주관으로 공모해 이사회에서 선발하고 주총의결을 받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노조가 거세게 비판하자 오늘 10일에는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3인 이내로 구성되는 ‘추천자문위원회’ 구성을 포함한 안을 방송위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는 ‘추천위원회’가 아니라 ‘추천자문위원회’다. 실질적 권한이 없는 것이다. 겉으로만 ‘추천제’를 하겠다고 한 것이지 사실상 헤드헌터 기관에서 뽑아 대주주인 일진그룹이 사장을 임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 전주방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전주방송의 사례는 주주자본주의가 방송을 어떻게 망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전형이다. 김택곤 사장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 단기수익을 짜내야하고, 비용을 절감하고, 배당에 충실해야하느라 직원들에 대한 투자와 배려, 인력충원, 제작여건의 개선 등의 장기투자는 돌아볼 틈이 없다.”  

- 일례를 들어달라.  

“김 사장은 비용절감을 이유로 휴일근무수당이나 대체휴무를 주지 않기 위해 휴일근무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전주방송 아나운서는 아나운서 업무 외에 스포츠뉴스 기획, 기사작성, 더빙은 물론 6mm 카메라로 직접 촬영해서 편집까지 해야 한다. 총무국 근무자가 프로그램 제작을 맡는가 하면, 대담·토론 프로그램을 맡는 카메라맨은 1명만 배치돼 애꿎은 전기실 직원이 카메라를 잡는 일도 허다하다. 이런 쥐어짜기 덕분에 매년 매출액 대비 20%를 상회하는 약35억원의 경상이익을 냈다.” 

- 노조가 원하는 개혁안은.  

“재허가추천의 목적은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과 방송사업운영의 건전성을 재고하고 품격있는 방송을 지향하기 위해서다. 방송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여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작동하는 구조를 막아야 한다. 우리는 이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사장추천공모제이고 사외이사 노조추천제라고 누차 강조해왔다. 방송의 파행을 막고 지역방송으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 방송위원회의 임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지금의 봐주기식 청문은 정말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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