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경호 기자협회장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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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열린 41대 한국기자협회장 선거에서 국민일보 김경호 기자가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당초 KBS의 박상범 기자가 유력 후보로 점쳐졌으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김 당선자는 1차 투표에서 박상범 후보에게 1표 차로 뒤졌지만, 2차 결선 투표에서 41표차까지 벌리며 크게 이겼다.

예상을 뒤엎은 승리에 대해 축하를 전해야 마땅하지만, 김 차기 회장은 “기쁨을 느끼기엔 책임이 막중하다”고 말한다. “만신창이가 된 기자협회”를 끌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김 당선자는 “자기 혁신을 통해 신뢰받는 기자협회, 자긍심 있는 기자상(像)을 만들 것”이라며 “낮고, 겸허하고, 봉사하는 자세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호 차기 기자협회장은 1987년 제주MBC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국민일보 정치부 기자, 사회부 차장, 한국 기자협회 언론연구소장·수석부회장 등을 지냈다. 차기 회장의 임기는 2008년 1월부터 2년 간이다. 

-내부 분열로 인한 상처 치유가 시급할 것 같다.

선거 운동을 위해 지방에 함께 다니면서 후보들과 정들었다. 하지만 선거라는 게 승자와 패자가 있게 마련이지 않은가. 좁게는 KBS, 넓게는 방송 기자 전반이 기대하는 방향과 그들이 느끼는 소외감을 알고 있다. ‘방송을 위해 협회장이 됐나’ 싶을 정도로 방송을 배려할 거다. 차기 협회장은 방송 쪽에서 나올 수 있도록 구조적 틀을 만들 것이다.  

메이저와 마이너, 중앙과 지역 등 편 가르지 않겠다. 내가 선거 운동 하면서 얻은 별명이 ‘미스터 본드’다. 본드처럼 잘 붙이고 다니겠다.  

-‘창조적 파괴’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대대적인 혁신을 의미한다. 파괴를 위한 파괴가 아니라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파괴를 해야 한다. 기자협회를 조금 다듬는다고 해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마인드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자협회는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제로포인트’에서 시작하고 싶다. 

-기자실 문제에 대한 생각은?

진작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라고 본다. 기자 사회 내부에서도 언론 개혁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정치권력이 개입해선 절대 안 된다. 언론의 자율적 변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아무리 문제가 있다고 해도 공권력이 개입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지난 7개월 동안 투쟁이나 협상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된 게 없다. 소리만 요란했다.  

-해결 방안은?

기자실 문제에 대해선 이미 TFT를 가동하고 있는 중이다. 어떤 모델이 좋은가 검토 중이다. 현 정부에게는 정치권력이 더 이상 개입하지 말 것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면 인수위 과정에서 협상에 들어가 조치를 취할 것이다.

우리는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폐쇄적, 특권적 공간으로서의 기자실은 반대다. 기본적으로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 공적 영역으로 지키겠다. 

-앞으로의 과제와 계획은?

기자실 통폐합 문제가 크다. 신뢰받는 기자상을 구현하는 방안도 중요하다. 또 미디어·언론 정책에 관련된 개별적 사안들에서 기자협회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기자협회 회원과 관련된 사안이라면 쟁점별로 언론노조와 연대해서 목소리를 내겠다. 그리고 기자협회가 제대로 작동하게 만들어 회원들에게 돌려줄 거다. 그래서 2년 후 박수 받으며 떠나는 첫 번째 회장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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