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쩐의 전쟁' 장태유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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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쩐의 전쟁' 장태유 PD
  • 이기수 기자
  • 승인 2007.12.17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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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쩐의 전쟁’의 재미는 현실적인 ‘처절함’이다. 실제 사실이기 때문에 주는 ‘감동’, 나의 이야기일 수 있기 때문에 오는 ‘공감’을 잘 살리고 싶었다.”

사회적으로 ‘착한 사채업자’ 논란까지 일으키며 평균 30%의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SBS 〈쩐의 전쟁〉의 장태유 PD는 드라마의 흥행 요소를 한 마디로 이렇게 설명했다.

장 PD는 드라마 〈쩐의 전쟁〉의 가장 긍정적인 역할을 “사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라고 꼽았다. 그러나 그는 “‘착한 사채업자’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사채를 악으로 단순화하는 것은 반대한다. 바로 그 지점에 〈쩐의 전쟁〉이 있다. 직접 돈을 빌려본 사람은 안다. 서민들이 돈을 빌리기에 은행권이 문턱은 너무 높다. 음성적인 사채는 문제지만 서민들에게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는 것은 필요하다.”

장 PD는 주인공 ‘금나라’역을 맡았던 박신양 씨에 대해서도 “나의 연출관을 변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전의 드라마를 연출할 때는 ‘연출은 통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드라마의 요소를 내가 생각 하는 대로 추진했다. 하지만 박신양 씨는 드라마 제작의 모든 요소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최대한 연기자가 자신의 배역을 해석하고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장 PD는 대본 연습을 한 뒤 바로 촬영에 들어가는 일반적인 드라마 촬영 관행에서 벗어나 일주일동안 〈쩐의 전쟁〉에 출연하는 배역끼리 서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장 PD는 “〈쩐의 전쟁〉의 안정적인 시청률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고백하며 “그로 인해 드라마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금나라의 삶을 충실하게 그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드라마에서 금나라는 ‘마동포’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원작에서는 금나라가 마동포를 죽였지만 드라마에서는 마동포를 죽이지 못한 것이다. ‘주희와의 멜로’도 금나라를 비현실적인 캐릭터로 만든 요인이 됐다.”


그래서 장 PD와 극본을 쓴 이향희 작가는 드라마 마지막 편에서 금나라를 죽일 수밖에 없었다. “돈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본 금나라가 음성적인 돈으로 제도권에서 회사까지 세우며 행복한 건 애초 ‘쩐의 전쟁’의 기획과는 달라 어쩔 수 없었다.”


장 PD는 빠르면 내년 7월쯤 새 드라마로 시청자들 앞에 설 예정이다. “‘금나라’ 처럼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사람도 사랑받을 수 있는 캐릭터로 태어날 수 있도록 다음에 연출할 드라마에도 ‘소외된 인물’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 PD는 〈불량주부〉, 〈101번째 프러포즈〉 등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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