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시즌제 드라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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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시즌제 드라마’ 뜬다
  • 이기수 기자
  • 승인 2007.12.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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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검토에 대한 엇갈린 시각

이명박 당선자의 행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이 당선자의 하루 일과, 인수위 구성, 앞으로의 정국 구상까지 빠짐없이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 주요 일간지마다 다루는 방향은 다르다. 24일 한겨레 1면 톱기사는 〈재벌정책 ‘당선자 눈치보기’〉로 한겨레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인수위원회가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표적인 재벌정책인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의 존폐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해 지나친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 한겨레 1면 ⓒ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 당선자의 공약에 출총제 폐지가 있어 실무 차원에서 이를 검토하고 자료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출자총액제한제는 국내에서 다른 회사 주식을 취득 또는 소유할 수 있는 한도를 회사 순자산의 40% 미만으로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자산 규모 10조원 이상의 기업 집단 소속 회사 가운데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회사에 적용된다.

한겨레는 공정위는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출총제의 반대 입장을 보였음을 지적했다. 신문은 “재벌들의 순환출자 및 소유와 지배의 괴리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출총제 폐지는 시기상조라고 거듭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그 동안 출총제의 필요성을 역설해 온 주무 부처가 대선이 끝나자마자 스스로 폐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은 정부 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한겨레는 이 당선자가 출총제 폐지와 함께 공정거래법을 경쟁촉진법으로 전환활 것을 공약한 것에 대해 “이렇게 되면 공정위가 규제개혁위원회와 통합되면서, 재벌에 대한 규제 수단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 조선 경제 1면 ⓒ 조선일보

그러나 조선은 경제면 1면에 〈경제부처 발빠른 변신중〉이라는 기사를 통해 새로운 정부에 맞춘 경제부처의 변신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조선은 이 기사를 통해 특별한 분석은 하지 않았지만 한겨레는 우려를 표한 반면, 기사에서 ‘변신’이라는 단어를 써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조선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정권인수 위원회 구성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경제 부처들이 발 빠르게 ‘변신’에 나서고 있다”며 “참여 정부의 기존 정책과 배치되는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한창”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선은 한겨레가 지적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금산분리, 공기업에 대한 민영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철마다 등장하는 소설가 이문열 씨

중앙은 24일 대표적 ‘보수논객’이라고 불리는 소설가 이문열 씨를 인터뷰했다. 이 씨는 현재 만 2년이 넘게 미국에서 체류하고 있다. 이 소설가는 1년 정도 더 머물 예정이다. 

이 씨는 이번 대선에 대해 “압도적 표 차에서 의외나 놀라움 정도가 아니라 묘한 섬뜩함이 느껴졌다. 칼로 자르듯 돌아서는 민심도 그러하고, 이런 형태의 사회적 판단, 정치적 판단이라는 것이 과연 우리 사회를 앞으로 밀고 나가는 데 어떤 역할을 할 까하는, 낙관적인 기대보다도 어떤 우려같은 것이 들더라”며 “민심은 언제든 이번처럼 돌아설 수 있는 것이고, 다음에 다시 민심이 돌아서게 만든다면 단순히 한 정권의 몰락이 아니라 대한민국 운명을 바꾸는 결과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의 BBK 문제보다 자녀의 위장취업문제를 더 위험하다고 봤다. “나는 사실 BBK 같은 것은 걱정 안했다. 하지만 자녀 위장 취업 문제가 나왔을 때는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중소기업 사장도 안하는 일이다.(중략) 국민이 왜 용서해 줬는지 이해는 안 가지만, 반복되면 끝이다. 도덕성 부분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정말 깨어 있어야 한다. 조심 또 조심해서 가기 바란다.”

이 소설가는 이번 대선에서 진보 진영이 참패한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에 실용주의 혹인 실리주의라 할 세력이 있는데 2002년엔 진보에 기대를 걸었고, 이번엔 보수 쪽에 건 것”이라며 “흑묘든 백묘든 괜찮다는 그런 세력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소설가가 말한 흑묘백묘(黑描白描)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이 1979년 주장해 유명해진 말이다.

언론계 수장들에 대한 계속된 ‘언론’의 관심

새 정부 집권을 앞두고 보수 언론을 비롯한 곳에서는 벌써부터 언론계 수장들의 거취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언론계 수장들의 임기가 정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에 따라 바뀌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한국도 24일 18면 〈정연주 KBS 사장 등 언론계 수장들 거취 주목〉이라는 기사에서 새 정부에 들어서면서 거취가 주목되는 언론계 수장들에 대한 분석기사를 게재했다. 그 가운데 정연주 사장의 거취에 대해 가장 주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 사장의 임기는 2009년 11월까지다. 그러나 한나라당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통령이 바뀌었을 때 KBS 사장이 바뀌지 않은 적이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교체설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한국은 “이미 KBS 안팎으로 차기 사장 내정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바로 수신료 인상과 사퇴를 빅딜할 것이라는 것이다.

▲ 한국일보 18면 ⓒ 한국일보

한국은 KBS 내부에서도 “수신료 인상과 사퇴를 빅딜할 것”이라는 의견과 “끝까지 버텨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이 외에 한국은 MBC, 방송위원회, 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 등을 거론했다. 한국은 MBC 최문순 사장에 대해서는 “내년 2월로 연임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견”이라며 “사장을 선임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9명은 노무현 정부에서 선임했고 2009년 8월까지 임기가 보장된 터라 차기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는 적은 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은 한나라당에서 공영방송의 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KBS와 MBC의 사장 결정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달 31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언론재단 이사장과 한국영상산업진흥원장은 청와대에서 후임자를 임명하려 하고 있으나 한나라측은 “차기 정부의 원활한 국정 수행을 위해서 대행 체제 등으로 인사를 미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차기 정부의 방송 정책 ‘지각변동’ 예고

차기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경향과 한국은 차기 정부의 언론정책을 분석했다. 차기 정부는 방송통신 융합, 신문방송겸영, 지상파 방송 구조개편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총괄, 조정기구로 ‘21세기 미디어위원회’(가칭)를 한시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 〈‘1 공영 多 민영’ 체제 지각변동 예고〉라는 기사에서 “산업논리로 인해 언론의 공영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 KBS 수신료, 중간광고 ▲ 방송통신 융합, 신문방송 겸영 ▲ 거세지는 시장논리, 흔들리는 공영성 등으로 나눠 분석했다.

한국은 “이 당선자가 공영성 확보와 경영 효율화를 전제로 수신료 인상에 찬성한다”며 “이를 위해 ‘공영방송위원회’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경우 KBS 이사회,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등 기존 조직의 해체도 검토대상이 된다.

한국은 이 당선자의 미디어 정책 자문역을 맡고 있는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의 말을 인용, “국정TV, 아리랑TV, 국회방송 등도 하나의 공영방송으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라며 “지상파 방송, 케이블 방송 등 미디어 사업자 간 재원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실었다.

한국은 “한나라당은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를 합친 새로운 조직을 만들 계획”이라며 “방송통신의 정책 기능과 심의 기능은 구분지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신문사 방송사의 교차 소유도 허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교수는 “미디어 융합시대에 신문, 방송 간의 벽을 유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밝혔다.

이런 입장에 대해 한국은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해 “신문방송겸업 허용은 일부 신문의 여론 독과점 현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디공영 1민영이라는 방송정책의 기본이 1공영 다민영의 구조로 변화할 경우, 프랑스의 TF1의 민영화와 같은 실패를 되풀이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경향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당선자의 언론정책은 ‘간섭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기능에 맡기는 것’이라는 것. 경향은 “방송의 공익적 기능과 역할을 담보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 범위를 놓고 정치권, 방송사, 시민단체간 상당한 논쟁이 일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취재지원선진화방안’에 대해서는 “전면 폐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정홍보처에 대해서도 “폐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영방송의 민영화에 대해서는 정병국 의원의 말을 인용해 “곧 대통령직 인수위가 꾸려지면 관련 분과에서 KBS, MBC, EBS 등 공영방송의 기능, 위상, 소유구조 등을 전면 재검토하여 국가가 육성해야 할 기간방송과 민영화해야 할 방송으로 구분하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천일 숙대 교수도 “MBC에 관한한 민영화 등 모든 사항을 놓고 백지상태에서 정책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 정착했다

〈막돼먹은 영애씨〉, 〈별순검〉, 〈옥션하우스〉...
이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바로 ‘시즌제’를 표방하고 있는 드라마로 인기를 얻었다. 한겨레는 올 한해 한국의 ‘시즌제 드라마’의 의미있는 발돋움을 분석했다.

시즌제 드라마는 미국드라마인 〈프렌즈〉〈섹스엔 시티〉처럼 소재나 캐릭터가 바뀌지 않고 여러 에피소드를 잇대어 엮어 선보이는 형태다.

▲ 한겨레 23면 ⓒ 한겨레

시즌제의 성공은 사전 기획과 사전 제작, 같은 배우와 제작진의 참여 등이 구성 요건이다. 한겨레는 그런 면에서 〈막돼먹은 영애씨〉와 〈별순검〉이 미국식 시즌제와는 다르지만 한국형 시즌제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들 드라마는 각각 내년 2월에 세 번째 이야기, 내년 8월에 두 번째 이야기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별순검〉은 지난 2005년 문화방송에서 〈추리다큐 별순검〉으로 전파를 탔지만 시청률이 낮아 조기종영된 뒤 팬들의 요청으로 부활한 드라마다. 케이블로 옮긴 뒤 지난 10월 13일 첫회 시청률 1.82%로 시작한 뒤 최고 시청률 4.33%를 기록했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편당 3500만원의 저예산 드라마지만 다큐라는 새로운 형식, 기존 드라마와 차별된 적나라할 정도의 현실적 캐릭터 등이 힘을 얻었다고 한겨레는 평가했다.

MBC 〈옥션하우스〉도 시즌제 드라마의 실험을 시도했다. 〈옥션하우스〉는 4명의 작가와 연출진이 공동 창작하고 매회 스릴러, 코믹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이 드라마 후속으로는 〈비포 앤 애프터 성형외과〉를 방영할 예정이다.

한겨레는 이 같은 한국형 시즌제에 대한 가능성을 내다봤다. 100% 사전제작을 할 수 있는 여건은 될 수 없다. 그러나 한 시즌을 마친 뒤 시청자의 평가를 토대로 기획을 보강해 형식과 소재의 진부성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것. 제작과 방송이 거의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국내 제작환경에 맞춘 방안인 셈이다.

한겨레는 〈궁〉의 시즌제 실패를 통해 “작가, 연출자 공동 제작 등 실험적인 시도와 다양한 소재를 끌어들이지 않으면 시즌제도 성공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겨레는 윤석진 충남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드라마 스태프와 배우들이 한 프로그램에 집중할 수 있고, 시청자는 더욱 질높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시즌제 드라마를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영국 여왕도 “나도 유튜브 한다”

조선과 동아 등 주요 일간지들은 영국 역사상 최장수 국왕 기록을 세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3일 미국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채널(www.youtube.com/theroyalchannel)을 개설했다고 보도했다.

이 곳에는 엘리자베스 여왕 부모의 결혼식 영상을 포함한 희귀한 동영상을 포함해 25일 오후 3시에 여왕의 성탄절 기념 메시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영국의 여왕은 1952년에는 라디오를 통해 성탄 메시지를 전했으며 1957년부터는 TV를 이용했다.
버킹엄 궁 대변인은 “여왕은 언제나 새로운 기술을 따라잡으려고 애써왔다”며 “유튜브를 통해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여왕의 메시지를 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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