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4색 인터뷰]④김성근 KBS ‘대왕세종’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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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십개의 프로그램이 새로 만들어지고 전파를 탄다. 재방송과 케이블을 통해 다양한 통로가 만들어졌지만 대부분의 PD들은 단 한번의 방송을 위해 수십개의 테이프를 써가며 촬영을 하고, 편집기 앞에서 몇날 몇일 밤을 샌다. 디지털 시대라고 하지만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다. 2008년에도 어김없이 방송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릴 PD들과 4인 4색 인터뷰를 가졌다. <편집자주>

 젊은 배우들 전진 배치…양녕대군 ‘라이벌’로 그려 

위인전에서 만나는 세종대왕은 ‘평면적 인물’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학문에 충실했으며 임금이 되어서는 역사에 길이 빛난 한글과 측우기․해시계 등을 발명해 과학발전에 이바지한 ‘성군’이었다. 그렇다면 2009년 드라마 속에서 만나는 세종대왕은 어떤 모습일까.

▲ 김성근 PD ⓒ KBS

KBS는 내년 1월 5일부터 대하사극 〈대왕세종〉을 80부작으로 방영한다. 〈대왕세종〉은 KBS 자체 드라마로 편당 2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 대작이다. 

“세종대왕이 나라를 다스릴 때는 태평천하가 아니었다. 조선이 건국된 지 30~40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에 혼란했다. 그 시기를 이겨내고 진정한 성군으로 성장하는 세종의 모습에 주목할 생각이다.”

김성근 PD는 세종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80회 가운데 5회까지는 세종의 어린 시절인 ‘어린 충녕대군’ 을 다룬다. 드라마의 절반은 임금에 즉위하기 전인 ‘젊은 충녕대군’에 집중한다. 

“세종이 임금에 즉위하는 시기는 30~40부작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그 시기에는 세종대왕과 함께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과학자 장영실, 집현전 학자들과의 인연에 대해 촘촘히 엮을 생각이다.”

세종의 젊은 시절에 드라마의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만큼 주요 배역도 젊은 배우들을 전진 배치했다. 세종 역은 탤런트 김상경 씨가, 장영실 역은 이천희 씨가, 세종대왕과 사랑을 나누는 신빈 김씨 역에는 가수 겸 탤런트 이정현 씨 등이 맡았다.

김 PD는 “과학자 장영실은 역사적으로 ‘노비’ 출신으로 나중에 세종대왕의 눈에 들어 ‘관원’으로 등극하는 인물”이라며 “당시 신분제도에 불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인물 설정을 젊게 했다”고 밝혔다.

신빈 김 씨도 역사 속에 현존했던 인물이다. “소헌왕후의 후궁으로 세종과 사랑을 나누는 역할이다. 통통 튀면서도 발랄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이정현 씨에게 배역을 맡겼다.”

〈대왕세종〉에서는 양녕대군을 세종의 라이벌로 비중 있게 그린다. “양녕대군은 개국이나 건국에 어울리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시대적 요구에 맞지 않는 인물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에서 접근했다.” 

거기에 드라마의 생명력을 위해 등장인물들의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 분석에 집중했다. 여기에는 윤선주 작가가 큰 힘이 됐다. “워낙 작품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는” 윤선주 작가는 KBS 〈불멸의 이순신〉〈황진이〉 등에서 인간애가 잘 드러내 호평을 받았다.  

▲ 촬영장에서의 김성근 PD ⓒ KBS

드라마 준비 기간만 1년. 그러나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인물들의 캐릭터, 드라마의 방향성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아직 완성된 그림은 없다. 다만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면서도 퓨전 사극으로서 재미를 줄 수 있도록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장녹수〉, 〈명성왕후〉, 〈왕과 비〉, 〈무인시대〉 등 조연출 때부터 유난히 사극과 인연이 많았던 그는 “세종을 비롯한 인물들은 극이 흘러가면서 생명력을 얻으면서 발전해가는 것”이라며 “그 모습에 주목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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