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MBC 민영화반대 서명운동 이봉구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티즌 주최 토론회· 피켓시위도 진행”

한나라당이 MBC 민영화 추진을 강행하면서 언론계와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여기에 네티즌들도 한몫 거들고 나섰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선 ‘공영방송 MBC의 민영화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한창이다. 5000명을 목표로 지난 8일 시작된 서명은 1주일만에 1700명을 돌파하며 네티즌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서명운동을 지휘한 주인공은 〈PD수첩〉 시청자 카페에서 활동 중인 이봉구 씨. 이 씨가 운영자로 있는 카페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는 2005년 11월 개설돼 ‘황우석 사태’부터 이로 인한 〈PD수첩〉의 폐지 위기까지 〈PD수첩〉을 지키는데 적극 앞장서 왔다.

▲인터넷카페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의 운영자 이봉구 씨.
이 씨는 “차기 정부의 언론 정책이 전체적으로 문제가 많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당선자의 언론관이 문제”라며 “정부가 언론을 직접 통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영화는 좋은 표현이고, 사실상 사영화 하겠다는 거다. 공공성을 확충하려면 공영방송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1공영 다민영 시스템은 우리나라에선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이 씨는 MBC 민영화는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SBS의 시사프로그램은 공영방송과의 경쟁을 위해 존재하는 거다. 그러나 MBC가 민영화 되면 권력에 문제제기 하는 언론이 없어질 것”이라며 “경제논리로 다 바꾸면 없는 사람들만 힘들어진다”고 우려했다.

“외국처럼 본격 상업방송으로 바꿔버리면 다큐멘터리를 편성하는 방송사가 많지 않을 것이다. 일반 뉴스에서도 편파보도와 차별이 심해질 거다. 삼성 비자금 문제만 해도 방송이 표면만 보도하지 않았나. 지금은 그나마 방송 3사에 차이가 있지만, 그런 것마저도 사라지고 ‘팩트(사실)’만 보도하게 될 거다.”

그런 우려에서 “MBC 민영화 문제를 조금이라도 더 네티즌과 언론에 알리고 여론을 환기해보고자”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서명이 끝나면 자체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 ‘언론사유화 저지와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시민사회연대’에 참여해서 공동으로 행동하는 한편, 피케팅 등 다양한 집회도 벌일 계획이다.

이 씨는 무엇보다 “MBC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MBC는 사람들이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MBC에 대한 시청자들의 사랑은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보여준 신뢰와 궤적에 있다. 공영방송인지 민영방송인지에 대한 오해를 불식할 만큼 방송과 편성의 공영성을 강화해야 한다. 그동안 공영방송에 걸맞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툭 하면 먹잇감 취급받게 된 거다. MBC 구성원들이 공영방송으로서 어떻게 나갈지 집중 고민했으면 한다. 그러면 MBC에 위기가 생길 때 시청자들이 나서서 구해줄 거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