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래부 언론재단 신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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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래부 언론재단 신임 이사장
  • 이기수 기자
  • 승인 2008.01.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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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재단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28일 박래부 한국일보 논설위원실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지난 11일 프레스센터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실에서 만난 박래부 신임 이사장은 한국언론재단 업무 파악, 업무 보고 등의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이사 선임과정에서 노조와 진통을 겪은 박 신임 이사장은 “언론계의 많은 변화가 예고되는 올해, 언론운동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며 “크고 원대한 포부보다는 지금까지 해 왔던 언론개혁 운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이사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수위의 언론사 임원 성향 조사에 대해 “언론재단은 ‘언론인의 성향조사를 할 수 없다’고 문광부에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론사 임원의 성향을 조사한다는 건 있어서도 안 되고, 앞으로도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 취임 소감이 어떤가.

이사장으로 제안받기 전까지 기자직을 그만 둔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30년 동안 몸 담아온 한국일보를 떠나는 일은 나에게 인생의 큰 결단이었다. 언론계 현안과 관련해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다면 이사장이라는 직책을 맡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바뀌는 시점으로 언론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 언론개혁 운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도움이 된다면 보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 임기동안 가장 역점을 두고 진행하고 싶은 사업은.

우리의 미디어 환경이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수렴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언론은 편중이 심한 구조다. 우리의 언론구조가 형평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언론재단은 언론계 연구, 지원 등을 통해 언론의 형평성 등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언론재단은 맡겨진 사회적 역할과 기대는 어떤 면에서 정치 최전선에서의 목소리를 내기 보다는 조화와 화합을 이뤄가는 데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 본다.

- 최근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문화관광부의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 같은 일은 있어서도 안 되고, 또 다시 생겨서도 안 되는 일이다. 내가 알기로는 문화관광부의 요청에 대해 언론재단은 기본적인 언론인 정보를 제외한 성향 등에 대해 얘기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언론인 정보를) 절대 정치적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 같은 일은 있어서도 안 되고, 또 다시 생겨서도 안 되는 일이다. 내가 알기로는 문화관광부의 요청에 대해 언론재단은 기본적인 언론인 정보를 제외한 성향 등에 대해 얘기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언론인 정보를) 절대 정치적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인수위가 언론유관기관들의 통폐합을 거론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으로서는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언론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 다양성, 공공성과 다른 방향으로 구조개편을 하려는 것이라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시장 경쟁만으로 지금의 언론을 재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것이 또 다른 정치적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을 단면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정책은 우리 언론이 발전해온 연원과 역사적 배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과연 우리나라 언론이 자유민주주의에 기여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 정반대인지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 현재 신문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충분히 우려가 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출범하고 나서 신문방송 겸영 등을 우선 순위 에 둔 사안이기 때문에 올 한 해 언론계 전체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방송 겸영을 추진하고 옹호하는 쪽과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쪽의 입장 차로 논쟁이 치열할 것이다. 어떤 쪽이든 언론의 향수권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에게 궁극적으로 보다 공정하고 충실한 정보, 왜곡되지 않은 정보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  

- 언론재단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 마련은.

현재 언론재단의 주요 재원은 정부광고 대행을 통해 얻고 있다. 그 외 방송발전기금은 언론인들의 연구, 교육, 출판 등에 쓰여 진다. 문제는 정부광고 재원을 통해 얻는 재원이 줄고 방송발전기금 등의 지원도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재단은 재원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뉴스 저작권 신탁사업 등도 이 같은 방안 가운데 하나다. 

- 200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뉴스저작권 신탁 사업에 대한 인식이 낮은데 사업 확대를 위한 방안은.

뉴스 저작권에 대한 중요성을 언론계가 공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언론재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인들의 지적 소유권은 권리로서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뉴스 저작권에 대해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현재 가입하고 있는 48개 언론사보다 참여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요즘 학교, 기업체 등에서 미디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재단에서 관리하고 있는 뉴스 콘텐츠를 미디어 교육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재단에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   

- 방송분야, 방송 PD들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확대방안은.

언론재단의 많은 교육, 연수 기회는 공모제 등을 통해서 진행되고 있다. 지원을 기다리기 보다는 언론인들이 언론재단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방송, PD들에 대한 연수 기회에 대한 의견 개진한다면 적극 반영하겠다. 개인 차원에서 하기 어렵다면 PD연합회나 방송인 단체들이 나서서 말해줘도 좋다.    

- 이번 한국언론재단 이사 선임과정에서 노조와 불협화음이 있었다. 노조는 임원들의 중간평가 실시를 제시했는데 이행 가능성은.

노조에게 중간평가와 관련해 재단의 정관, 관계 법령 등을 검토해 법령에 합당하다면 수용 여부를 그 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의 요구가 부당한 것이 아니라면 제안에 대해 연구하고 발전시켜 갈 수 있다고 본다.  

- 언론인으로서 가장 먼저 갖춰야할 덕목은.

요즘 언론계의 분위기는 이전보다 자유로워졌지만 언론인 사이는 서로 아껴주는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다. 언론계가 복잡해지고 서로의 이해가 상충하고 있다. 그래서 기자로서 산다는 것이 예전보다 더 어려워진 것 같다. 언론인은 언론인으로서 지향점이 있어야 한다. 진실 추구, 타협하지 않는 용기, 그리고 사회전반을 보는 균형 있는 감각 등이 필요하다.  

박래부 신임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은?

박 신임 이사장은 1951년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1978년 한국일보 기자로 언론계 생활을 시작해 여론독자부장,편집국 부국장 겸 문화부장 등을 지냈다. 2007년 한국일보 논설위원실 실장으로 재직해왔다.
박 이사장은 문화전문 기자로 이름이 유명하다. 박 이사장은 ‘단아하고 정치한 글맵시’로 평가받고 있다. 박 이사장은 소설가 김훈 씨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 소설과 시들을 골라, 1986년부터 2004년까지 약 20년 동안 문학 현장을 답사하고 작품을 비평한 글을 엮어 〈김훈 박래부의 문학기행 - 하나〉, 〈김훈 박래부의 문학기행 - 둘〉등을 출간했으며 〈작가의 방〉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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