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너무 뻔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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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제선 녹색연합 영상팀장

태안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난 지 40여 일이 지났다. 사고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가운데 태안 주민 세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람들 머릿속에서 조금씩 태안의 ‘재앙’이 잊혀져갈 즈음, 인터넷상에서 태안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의 책임을 촉구하는 동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환경운동 단체인 녹색연합이 지난 7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일명 ‘태안 텔미’ 동영상이다.

‘태안 텔미’는 원더걸스의 노래 <텔미>를 개사해 태안 기름유출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의 공개사죄를 촉구한다. 방제복을 입은 사람이 <텔미>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화면에는 태안 현장의 참혹한 모습과 함께 삼성중공업의 로고가 지속적으로 나온다. 특히 “그렇게 뻔뻔할 줄은 몰랐어~사고를 쳐놓고 왜 사과도 안해~개념도 없어 양심도 없어”라고 시작하는 가사는 인상적이다.

동영상을 제작한 배제선 녹색연합 영상팀장은 “태안 사건에 대해, 특히 사건 이후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삼성중공업에 대해 국민들이 기억했으면 하는 생각에서 가장 잘 알려진 노래를 택해 동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배제선 녹색연합 영상팀장

‘태안 텔미’는 지난달 말 이미 제작이 끝났지만, 약 열흘이 지나서야 세상에 공개됐다. 배 팀장은 “사고 후 2~3주가 지나면 방송에서 태안 사건이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분위기가 식을 때쯤 동영상을 공개해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동영상의 반응은 뜨겁다. ‘태안 텔미’는 누리꾼들의 퍼나르기를 통해 인터넷상에 확산되고 있고, TV 뉴스와 인터넷 기사 등에도 소개됐다. 좋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배 팀장은 여전히 “화가 난다”. 배 팀장은 “중요한 것은 삼성중공업이 움직이는 것인데 지금 삼성중공업은 너무 뻔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중공업이 이 문제를 너무 간단히 보고 있다. 태안 주민이 두 명이나 죽었다. 태안 일대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역이기 때문에 삼성중공업은 미래 세대가 누릴 수 있는 권리까지 다 빼앗은 것이다. 구멍가게도 아니고 삼성 같은 대기업이 사고를 냈는데 왜 수사상황도 제대로 공개 안 되고,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배 팀장은 언론이 좀 더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12일 삼성중공업의 책임 문제를 거론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이 나간 이후 ‘태안 텔미’ 동영상 조회수가 많이 늘었다”며 “동영상보다 지상파 방송이나 신문에 기사 한번 나가는 게 파급력이 훨씬 크다. 언론이 안받쳐주면 정말 힘들다”고 강조했다.

배 팀장은 “이 문제가 잊혀지지 않도록 어떤 식으로 계속 환기시킬지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선례가 돼 삼성이 아니라 그 누구라도 사고를 내면 사고 당사자가 법적, 도덕적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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