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방 사장단 부적절한 '노사관계' 발언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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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방송 노조가 문제”…인수위 “비공개, 확인불가”

  지역 민영방송 사장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위원장 이경숙) 주최로 지난 14일 서울 금융연수원 별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방송사 노조가 강성, 정치화 됐다”, “노동조합 전임자 과다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송사 사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역 민영방송 사장단은 이날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전문위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PD저널〉 취재 결과, 이날 간담회에는 김양수 JIBS(제주방송) 사장, 박용수 GTB(강원민방) 사장, 박흥석 KBC(광주방송) 사장, 이노수 TBC(대구방송) 사장, 이만수 KNN(부산경남방송) 사장 등 5명이 참석했으며, 인수위 측에서는 사회교육문화분과 이주호 간사, 김대식 위원, 진성호 전문위원, 유인촌 자문위원 등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민방 사장들은 이날 인수위 측에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 의견서에는 △자본과 경영의 분리, 상호교차소유 금지 등의 규제정책 완화 △자체제작비율 의무화 등 편성규제 완화 △디지털 전환 투자비용 지원 등 관련 정책 정비 △지역민영방송의 방송권역 보장 △지역 민영방송 재허가 기간 연장 △민영미디어랩 도입 시 지역방송 할당제 적용 필요 등의 의견이 포함됐다.

 문제의 노조 전임자 과다 발언은 의견서에는 없는 내용으로 인수위원들과 대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민영 방송사장들은 “인수위 측에 정식으로 제시한 의견이 아니었으며 자투리 시간에 나온 얘기로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흥석 KBC(광주방송) 사장은 “노사 관계는 소통이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기 때문에 간담회 자리에서 경영자나 사원들이 같이 서로 공감해나가야 한다는 취지로 짧게 얘기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수 JIBS(제주방송) 사장은 “이런 저런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다보니, 전주방송 파업얘기도 나오게 되고 노조 전임 얘기도 나왔다”며 “하지만 인수위쪽에 제출된 공식 의견도 아니었고 이 이야기를 들은 인수위쪽에서도 이와 관련해 ‘이건 노사문제’라고 말할 정도로 짧게 이야기하고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만수 KNN(부산경남방송) 사장은 “의견 청취 끝 무렵에 참석자 가운데 한 사람이 노조가 시위를 하니까 재허가 받는데 시달렸다는 발언이 나왔다”며 “그런 면에서 노조 전임 문제도 인수위가 검토를 해야 한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정식 주제도 아니고 길게 얘기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노수 TBC(대구방송) 사장은 “아예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또 “이 내용을 기사화 했을 경우 실명이든, 익명이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도 말했다.

 박용수 GTB(강원민방) 사장은 비서를 통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 연결이 되지 못했다.

 인수위는 “비공개 자리였기 때문에 내용 확인은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의견 청취 자리에 참석한 진성호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전문위원은 “그 날은 지역민방의 어려움을 듣기 위해 마련된 비공개 만남이었다”며 “(이 건이) 대단한 특종도 아니고, 이 자리는 건의사항을 듣는 것이었기 때문에 어떤 목적으로든 보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노선희 인수위 부대변인도 “이 건과 관련해 인수위에서 공개할 건도 없고 자료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언론계에서는 민영 방송사 사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조의 한 관계자는 “민영방송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언론으로서 지켜야할 공영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내부의 노사 문제를 인수위원회에 가서 얘기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사장단은 이에 대해 해명을 하고 방송사 사장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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