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달고 18대 국회 입성 꿈꾸는 ‘폴리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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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40명 한나라당 공천 희망…SBS, 조선일보, KBS 출신 ‘눈길’

 

‘권언유착(權言癒着)’이란 비판이 무색할 정도다. 4·9 국회의원 총선거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요즘 가슴에 금배지를 달고 18대 국회에 입성하기 위해 승리가 유력한 정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언론계 인사들의 모습을 보면 말이다.

대선과 총선 같은 권력 이동기마다 다수의 언론계 인사들은 유력 인사 혹은 정당을 따라 움직이며 청와대 요직을 차지하거나 당선유력 공천이란 이름의 달콤한 잔을 받아 들었다. 바로 어제까지 권력의 감시자를 자처해온 게 찜찜하긴 하지만, 앞서 정치권력의 품에 뛰어든 언론계 선배들을 보면 ‘폴리널리스트(politics+journalist)’란 비판은 잠시만 감내하면 됐다.

또 당선만 되면 그간 언론인으로서 쌓은 정치 감각 등을 발휘해 권력의 핵심부에 진출하기 쉬운 입장인 만큼 잘만하면 재선, 삼선은 물론 국회의장, 장관 심지어 대통령 자리까지도 욕심낼 수도 있다. 4년마다 돌아오는 총선, 올해는 60명에 달하는 언론계 인사들이 금배지의 꿈을 꾸며 출사표를 던졌다.

18대 총선을 앞두고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은 차기 대통령을 배출한 한나라당. 무려 40명의 언론계 인사들이 공천을 신청했는데 SBS와 조선일보, KBS 출신이 눈에 띈다.

이중 SBS 출신이 7명으로 가장 많은데 유정현 전 아나운서(서울 동작갑), 홍지만 전 앵커(대구 달서갑), 엄광석 전 대기자 (인천 중·동·옹진), 허원제 전 이사(부산진갑), 정군기 전 국제부장(경기 고양일산갑), 이훈근 전 기자(경기 남양주을), 김우광 전 SBS프로덕션 사장(경기 고양덕양을) 등이 공천 신청을 했다.

조선일보 출신으로 대선 기간부터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지원해 인수위 활동까지 함께 한 김효재 전 논설위원(서울 성북을), 진성호 전 인터넷뉴스부장(서울 중랑을), 허용범 전 논설위원(경북 안동) 등이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또 이진동(경기 안산상록을), 배한진(경기 용인갑) 전 기자 등이 최근 사직서를 내고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월간조선의 송승호 전 취재팀장도 경북 김천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바라고 있다.

KBS에선 안형환 전 정치외교팀 부장(서울 금천)과 박선규(서울 관악을), 신성범(경남 거창·함양·산청) 전 기자 등이 최근 사직서를 내고 한나라당에 공천 신청을 했다. 대선기간부터 이명박 당선자에게 노골적으로 줄을 서 물의를 빚은 차갑진 전 시청자센터장 역시 경북 문경·예천에 공천을 신청했다.

중앙 언론의 사주로선 처음으로 총선 출마를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는 홍정욱 전 헤럴드미디어 대표이사 회장은 유정현 전 SBS 아나운서와 같은 지역구인 서울 동작갑에 공천을 신청했다. 홍 전 회장은 대선 기간 동안 한나라당에 입당해 최근 최고위원이 된 정몽준 의원의 조카사위다.

대선 기간부터 지금까지 지나칠 만큼 ‘친(親)이명박’ 논조의 기사와 사설 등을 게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동아일보에서는 이규민 전 편집국장(인천 중·동·옹진)과 ‘나대로 선생’으로 유명한 이홍우 화백(부산진갑)이 공천을 신청했다. 이들은 각각 SBS 출신의 엄광석 전 대기자와 허원제 전 이사와 같은 지역구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해야 한다.

중앙일보 출신으로는 김용태 전 전략기획실 기획위원(서울 양천을), 김현일 전 논설위원(충북 증평·진천·음성·괴산)이 출사표를 던졌으며, 한국일보에서는 조명구 전 논설위원(서울 영등포을), 홍희곤 전 기자(부산 북강서을)가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대구 달서갑에 공천을 신청한 홍지만 전 SBS 앵커의 동생 홍윤오 전 기자 역시 한국일보 출신으로 서울 마포을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바라고 있다.

MBC에선 김영일 전 보도제작국장(서울 은평갑)과 김영길 전 기자(경남 마산을)가, 경향신문에선 이명박 경선 캠프 출신인 김해진 전 정치부장(부산 사하갑)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 YTN에선 김영우(경기 연천포천), 박재우(부산 사하갑) 전 기자가 한나라당에 공천 신청서를 냈으며, 박종진 MBN 전 앵커는 서울 관악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한나라당이 이렇게 공천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반면, 미래의 야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은 경기도와 호남의 몇 지역을 제외하곤 언론인들의 공천 신청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대선기간 동안 ‘손학규맨’으로 활약했던 김재목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경기 안산 상록을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배종호 KBS 뉴욕 특파원이 전남 목포에 공천을 신청했다. 또 한국일보 출신의 송두영(광주 북구갑), 이평수(전남 순천) 전 기자와 윤승용 전 정치부장(전북 익산을), 김문환 전 SBS 기자(경기 이천·여주), 장세환 전 한겨레 정치부장대우(전북 전주·완산을) 등이 통합신당 공천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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