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페이스북이 당신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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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영국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는 사회적 네트워크 사이트가 사람들의 인생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사회적 네트워크 사이트는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도록 사회적 연결망을 구축하는 것을 서비스의 주목적으로 하는 사이트로, 유럽에서는 페이스북(facebook), 마이스페이스(Myspace), 베보(Bebo)가 대표적인 사회적 네트워크 웹사이트다. <인디펜던트>는 이러한 사회적 네트워크 공간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사적인 내용들이 그들이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언제 어떻게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 증거’로 사용될지 모른다고 지적한다.

▲ Thefacebook 사이트.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미 미국에서는 수천 명의 사회적 네트워크 이용자가 자신의 개인 공간에 올린 내용 때문에 해고당했다. 한 플로리다 보안관 부관은 마이스페이스에 자신이 술고래이고 여자 가슴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린다고 밝힌 것이 화근이 되어 실업자가 되었고, 로스앤젤레스의 가톨릭 학교 교사는 마이스페이스에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드러내 해고당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는 27명의 노동자가 동료에 대해 언급한 내용으로 인해 실업자가 됐고,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엿같다’고 페이스북에 기록한 남자도 짐을 싸야했다.

또한 사회적 네트워킹 사이트의 사적인 정보들은 새로운 직원을 선발할 때도 활용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 고용주들의 62%가 선발과정에서 지원자들의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베도 페이지를 확인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4분의 1은 지원자들의 개인 페이지에 올려진 사생활을 토대로, ‘술을 과도하게 마시거나 윤리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지원자를 탈락시켰다고 한다. 사적인 공간으로 생각하고 올린 개인적인 정보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들의 손에서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작업장에서 노동자들을 감시하던 시스템은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를 타고 노동자의 사적인 생활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결론적으로 <인디펜던트>는 현재 경찰, 대학, 학교들이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에 “부적절한 내용”이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네트워크 사용자들이 자신이 올린 정보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해져야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흐름이 네트워크 사용자들의 순진함과 구멍 뚫린 온라인 보안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네트워크 서비스는 현실에서 급속히 사라져가는 공동체에 대한 사람들의 향수를 자양분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주위 사람들이 언제 적으로 변할지 모르는 삭막한 경쟁사회에서 사람들은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를 방패삼아 오프라인보다 안전한 방식으로 자기노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미디어로 매개된 자기노출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순진한 생각과 이들의 자발적 자기노출을 기반으로 새로운 노동자 감시체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듯하다.

영국=채석진 통신원 / 서섹스 대학 미디어문화연구 전공 박사과정, stonyji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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