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날에 마지막 날을 충고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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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날에 마지막 날을 충고하는 까닭
[손석춘 칼럼] '이명박 대통령' 성공의 조건
  • 오마이뉴스 손석춘
  • 승인 2008.02.25 09: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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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수위 해단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대통령. 2월 25일 0시부터 5년 임기를 시작했다. 새 대통령의 취임, 마땅히 축하할 일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에서 '경제 살리기'와 '국민 성공시대'를 내걸고 당선됐다. 한 점 가식 없이 바란다. 정치인 이명박이 경제를 살려내고 국민 성공시대를 이룬 대통령이 되기를. 벅벅이 경제를 살려낸다면 그게 어찌 대통령만의 성공이겠는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성공한 정치인이 없기에 더 그렇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자리에 앉은 사람은 현재까지 모두 9명이다.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공통점이 있다. 임기 여부와 무관하게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날 때, 아무도 국민적 존경을 얻지 못했다.

물러날 때 국민적 존경 받지 못한 대통령들

독재정권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터다. '민주인사'로 꼽혔던 김영삼-김대중은 임기 말에 각각 아들을 감옥에 보내야 했다. 대선에서 신승한 뒤 2004년 총선에서 압승한 노무현은 참담한 패배를 맞고 물러났다.

하릴없이 묻게 된다. 그들은 왜 대통령을 하고자 했을까.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는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생때같은 사람들을 서슴지 않고 죽였다. 더러는 여전히 그들을 미화하는 윤똑똑이들도 있지만 냉철히 톺아볼 일이다. 민주시민을 죽인 피묻은 손은 어떤 '업적'으로도 결코 씻을 수 없다.

역대 대통령 그 누구도 자신의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그들의 약속만 본다면 우리는 이미 오래 전에 정의사회와 복지국가, 또는 '대중경제'에서 살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어떤가. 우리는 정의도 복지도 대중도 없는 경제체제에서 살고 있다. 분배보다 성장을 강조했던 노무현은 청와대에 앉아 '권력은 이제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푸념만 늘어놓았다. 그 결과다. 실제로 시장으로 넘어갔다. 이명박 정권의 등장이 그것이다.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된 데 있다. 그게 왜 문제인가부터 짚어두자.

▲  4년 전인 2003년 2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있던 김영삼, 노태우, 전두환, 최규하 전 대통령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주간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0년, 부자는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오늘, 명토박아 둘 때다. 그의 공약 '경제 살리기'란 대체 누구의 경제 살리기인가, 어떤 경제 살리기인가를. 이명박 정권의 장관들을 처음 인선한 결과가 평균 재산 40억원이란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정권은 전형적인 부자정권이다.

문제의 핵심은 부자들의 지난 10년 경제는 결코 죽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잃어버리지도 않았다. 되레 늘어났다.

▲ 지난 3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11동 원당시장을 방문한 이명박 당선인이 생선을 파는 김성림(67)할머니가 장사가 어렵다고 울며 하소연하자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를 공약했을 때 그 공약은 민생경제 살리기를 의미할 수밖에 없다. 어렵거나 죽은 경제는 부자들이나 수출대기업의 경제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상황이나 논리적 맥락으로 보아 그의 경제 살리기 공약은 민생경제 살리기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그것을 시장과 경쟁을 통해 이룬다는 게 이 대통령의 발상이다. 과연 그게 가능한 일인가. 모든 걸 시장의 자유, 자본의 자유에 맡기는 신자유주의 때문에 죽은 민생경제를 신자유주의 강화로 살리겠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다. 어쩌면 '생애 최고의 날'일지도 모를 오늘, 이 대통령에게 마지막 날을 충고하는 까닭은. 퇴임하는 날 스스로 만족은 물론, 국민으로부터 성공한 대통령 소리를 듣고 싶다면 재임 중 듣그러운 비판에 귀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신자유주의로 죽은 경제를 신자유주의 강화로 살린다?

스스로 강조했듯이 진보와 보수의 이념구도를 뛰어넘은 실용주의를 정녕 추구하겠다면, 먼저 자신의 둘레에 보수, 또는 수구의 목소리만 넘친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옳다. 이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에 실패할 때 그의 마지막 날은 앞서 전임자들이 그러했듯이 침울할 수밖에 없다. 그 '경제 살리기'가 민생경제 살리기임을 누구보다 대통령 스스로 명심할 때다.

▲ 오마이뉴스 손석춘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으로 성공하겠다면, 지금 가장 변화가 필요한 사람은 대통령 자신이다. 변화를 좋아한다는 이 대통령 자신의 변화, 바로 그것이 성공의 조건이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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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방 2008-02-25 11:02:15
문제는 누구를 위한 변화를 좋아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민생경제를 위한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작부터 확연히 보여주고 있으니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기대를 가지려고 애는 씁니다.
어차피 배는 항구를 떠난 상태이니까 항해의 안전을 기원할 수 밖에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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