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사검증 안 된 ‘KBS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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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과다 보유와 투기의혹을 받아 온 이춘호 여성부장관 내정자가 24일 전격 사퇴했다. 인사검증 청문회도 열기 전이었다. 이 내정자는 ‘공인’으로서의 기본적인 ‘도덕성 결여’가 문제가 됐다.

KBS 이사인 이 내정자의 사퇴는 공영방송사 이사의 인사 검증에 구멍이 뚫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내정자는 2006년 9월 이사로 선임돼 1년 6개월 동안 KBS 이사로 활동해왔지만 그동안 인사 검증 한번 제대로 받지 않은 것이다.

KBS 이사는 시청자를 대신해 공영방송의 예산, 사장 추천 등의 주요 안건을 심의․의결권을 지니고 있는 만큼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특히 KBS 이사회는 사장 임명 제청을 하는 막강한 권한을 누리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KBS 이사는 각계각층에서 추천한 인사로 선임된다.

하지만 KBS 이사의 공개적인 인사검증 절차에 대한 어떠한 규정도 방송법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최종 선임될 때까지 공개적인 인사 검증 없이 임명된다.

부적절한 이사 선임이 사전에 걸러지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KBS 이사가 정치적인 안배로 구성된 방송위원회에서 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사회가 매번 정치적 대립을 일삼아 파행을 거듭하기도 했다. 지난해 KBS가 추진한 수신료 인상안은 이사회 진행 과정에서 수신료 인상을 안건으로 상정하고도 2번이나 연기하는 파행을 겪기도 했다.

이 내정자의 사퇴로 KBS 내부에서도 KBS 이사의 인사검증 부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박승규, 이하 KBS 노조)은 25일 성명을 발표해 이춘호 KBS이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KBS 노조는 “공영방송 KBS의 최고의결기관인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理事)야말로 어쩌면 장관보다 더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일반 시청자들에게 끊임없는 도덕성을 주문하는 곳이 바로 공영방송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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