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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첫 방송 예정이었던 SBS 〈달려라 고등어〉(연출 김용재·최영훈, 제작 젤리박스·이기진미디어, 이하 고등어)가 방송 당일 오전 갑자기 방송이 취소됐다. SBS는 〈고등어〉 방영 시간에 〈헤이!헤이!헤이! 시즌2 스페셜〉을 대체 편성했다.


SBS는 5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달려라 고등어〉의 공동제작사 ‘젤리박스’(대표 김광일)와 ‘이기진미디어’(대표 이기진) 측은 방송권 활용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방송예정일까지도 좁혀지지 않았다”며 “미국 출장 중인 외주제작사 대표가 귀국하는대로 집중적인 재협의를 거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SBS와 제작사의 이견은 쉽게 좁혀지지 어려울 듯 보인다. SBS는 7일 오후 미국에서 돌아온 김광일 대표와 8일 오전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 5일 방송이 보류된 '달려라 고등어'의 주연배우들. ⓒSBS


김광일 대표는 SBS측에 “저작권을 활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SBS는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외주제작사에게 저작권을 100% 넘겨준 전례가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고등어〉는 ‘드라마툰’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전편을 HD 카메라와 컴퓨터 그래픽(CG)를 적극 활용해 ‘만화같은 드라마’를 표방했다. 질 높은 드라마를 추진하면서 외주제작사의 편당 제작비가 5000만 원 이상 예상됐다.

 

〈고등어〉가 24부작으로 기획된 점을 고려하면 외주제작비가 부담해야 하는 제작비는 12억 정도. 젤리박스와 이기진미디어가 약 6억 정도씩 부담하게 된다. SBS는 편당 제작비 500만원(PD연출료 등 간접제작비 제외)정도를 부담하고 있다.


김 대표는 “90% 이상 제작비를 낸 곳에서 저작권을 활용할 수 없다면 외주제작사는 수익을 어디서 내야 하느냐”며 “SBS 측에는 〈고등어〉캐스팅이 되기 전부터 저작권에 관련된 부분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BS는 “제작사가 공식적으로 저작권에 대한 부분을 명확하게 주장한 적이 없다”며 “〈고등어〉의 편성을 확정지을 때도 제작사와 협의를 해서 결정한 것으로 협찬사를 구하지 못하자 제작비 부족분을 저작권 활용으로 채우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결국 방영 날까지 ‘구두’로만 계약했던 SBS와 제작사는 뒤늦게 좁혀지기 힘든 입장차를 확인하고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태를 맞게 됐다.   

  
아직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등어〉의 방영여부를 속단할 수 없다. 하지만 SBS와 외주제작사가 서로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평행선을 그린다면 최악의 경우 〈고등어〉의 방영은 계속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이기수 기자 sideway@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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