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기 - iTV <리얼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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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우리는 전사인가?- <리얼 TV> 2년의 기록최병화iTV 제작 3CP
  • 승인 1999.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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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리얼 tv>라는 광장은 어딘가 어설프게 보인다. 거칠고, 정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리얼 tv>가 리얼함을 담아 내는 방식이다.
|contsmark1|2년 전 개국을 앞둔 어느 시점, 수많은 편성표가 만들어지고 지워지길 수십 차례 반복하는 가운데도 변함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붙박이 시간대가 있었으니 월요일에서 목요일, 평일 저녁 8시 30분 시간대. 그 곳은 개간되지 않은 황량한 벌판처럼 백지 상태인 채로 비어 있었고 <리얼 tv>란 글씨 한 줄만이 덩그러니 쓰여져 있을 뿐이었다. <리얼 tv>의 태동 순간인 것이다.<리얼 tv>(real tv)란 원래 정치, 경제, 사회적 시사성이나 정보 전달의 목적이 거의 배제된 협의의 일상적 현실을 다룬 프로그램을 의미하는 것으로 afkn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진 경찰프로그램 <캅스>(caps)나, 시청자들이 직접 찍은 재미있는 비디오를 소개하는 <아메리칸 홈 비디오>(american funniest home video), <긴급구조 911>(rescue 911)등 편성 시간대의 용이성, 저예산 등으로 인해 해외 방송 매체에서는 경쟁적으로 제작되어져 왔다. 그렇다면 우리의 <리얼 tv>는 어떠한 형식으로 제작되어져야 하는 것일까? 우리 방송의 현실, 시청자의 정서와 수용 가능성 등 여러 가지 현안들을 다각도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가공되지 않은 현장, 그 현장이 말하는 진실." <리얼 tv>의 컨셉은 그렇게 결정되었다.<리얼 tv>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구현하기 위한 하나의 대 컨셉으로 설정하고 요일별로 색깔이 다른 개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개별 프로그램을 <리얼 tv>란 대 타이틀로 묶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나온 프로그램들이 <경찰 24시>(월), <생명 전선>(화), <밀착! 현장 르포>(수), <나쁜 아이들의 아시아 횡단>(목) 등이다. 그후 연작시리즈인 <나쁜 아이들의 세상보기>, <웃기는 아이들의 희망 대장정> 등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잘 알다시피 <리얼 tv>는 pd들이 6mm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까지 담당하는 pd 원맨 시스템으로 제작되고 있다. 지금은 6mm 프로그램이 많이 선보이고 있지만 6mm 카메라가 보조 수단으로만 인식되던 그 당시 일주일의 다큐멘터리 띠를 pd가 직접 촬영까지 담당하는 시스템은 공중파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시스템이었다. ‘6mm 다큐", 우리는 <리얼 tv>의 프로그램을 6mm 다큐라 부르길 좋아한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6mm식 다큐라고나 할까?그 이유는 첫째, <리얼 tv>의 구성원들이 다큐멘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일 것이고 둘째로는 6mm 카메라의 장점인 밀착성, 현장성, 기동성 그리고 친근성을 살려 특화된 장르를 구축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성과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2회 수상, ‘이달의 pd상" 수상 등으로 어느 정도 증명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취재원과 밀착한 <리얼 tv>는 갖가지 사연도 많다. 미성년 윤락녀 고용업주 검거 작전을 취재하다 천호동 조직 폭력배들로부터 칼침을 맞을 뻔했던 <경찰 24시>의 오창희 pd. 그는 경찰들과 거의 매일 24시간 동행 취재를 하는 프로그램의 특성 때문인지 말투가 경찰의 취조 말투로 바뀌어 동료들로부터 핀잔을 듣기 일쑤며, 생활 패턴을 형사들에다 맞추다 보니 새벽 출동이 잦아 그의 부인으로부터 내가 pd 마누라인지 형사 마누라인지 확실한 자리매김을 해달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또한 만삭의 아내를 홀로 두고 연수서 살인 사건의 취재를 위해 20일 동안을 경찰서 숙직실에서 지내며 추석날 아침 눈물 젖은 빵을 씹었던 유병선 pd, "나쁜 아이" 두 명을 데리고 아시아 횡단 길에 나섰다가 캄보디아에서 노상 무장 강도를 만나 진행비 일부를 털렸지만 테이프와 카메라가 든 가방을 목숨 걸고 사수했노라고 프놈펜에서 술 취해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온 <특명! 나쁜 아이들의 아시아 횡단>의 장세종 pd.이 자리를 빌어 <리얼 tv>를 있게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 드리고 싶다.프로그램의 특수성 때문에 <리얼 tv>는 리포트, mc, 스튜디오, 카메라 스텝, 연기자 등이 없는 관계로 프로그램 만드는 또 다른 재미를 전혀 맛보지 못하고, 즉각적인 피드백도 없는 상황에서 고군 분투해준 pd들, (그들은 6mm이기 때문에, 제작비가 싸기 때문에, 그 틀 속에서 대안 없는 소모품이 되지 않기 위해, 바둥거릴 수밖에 없는 아픈 기억들을 가지고 생활해야 했다.)또한 차량 배차도 안 되는 상황에서 차량 운전하랴, 조명하랴, 카메라 보조하랴 분주한 조연출들. 밤새 촬영 테이프를 프리뷰 하느라, 또 자료 조사하느라 밤새기를 하는 예쁜 보조 작가들, 그리고 작가들에게 감사드린다.2년 전 숱한 밤들을 지새며 맞이하곤 했던 뜨거운 새벽, 그리고 창 너머 어두운 밤바다로 추적거리며 내리는 초 가을비 외에는 우리의 의식을 깨어 있게 만들어 주는 이렇다할 것이 없는 오늘. 우리가 꿈꾸고 준비했던 미래는 지금 우리 곁에 있는지…. 숱하게 가졌던 술자리에서 터져 나왔던 화두가 생각난다. 진정! 우리는 전사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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