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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호신부(護身符)를 되새기자
정권, 언론학자 그리고 방송인들…

|contsmark0|우리들의 호신부(護身符)를 되새기자pd 윤리강령 반포 2주년에 즈음하여
|contsmark1|돌아오는 4월 6일은 우리 연합회에서 제정한 방송프로듀서윤리강령 반포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윤리강령이라니? 그런 게 있었나 하고 아스라한 기억을 더듬을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자세를 추스리고 지금 앉아있는 사무실 책상 언저리를 더듬어 보라. 그대가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은 이상 책꽂이 어느 한 귀퉁이에 꽂혀 있는 짙은 붉은 벽돌색의 윤리강령집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2년전인 1995년 신년 벽두를 기억하는가. 이른바 연예계 비리를 내사하던 검찰이 일부 pd들에게서 혐의를 발견했다는 보도가 대대적으로 도하 지상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그 다음의 수순은 되새기기가 혐오스런 일이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의 뻥튀기식 선정주의 보도와 여론재판, 세인들의 냉소와 비아냥이 그것이다. 그 와중에 몇몇 pd가 ‘유탄’을 맞기도 했으며 정작 큰손(?)은 따로 살아 남았다는 불쾌한 소문이 들리기도 했다.혹자는 국면전환을 노린 정권이 pd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정권적 차원의 음모로 거창하게 해석하는가 하면 정계 진입을 노린 연기자협회 이 모씨가 한건 올리기 위해 판을 만들었다는 그럴듯한 시나리오도 꿰맞추어졌다. 아마도 1995년의 pd사건 또한 그렇게 세인에겐 세속적인 이야깃거리를 안기고 pd들에겐 서로간에 의심과 불편함과 씁쓸함을 남기면서 끝났을지도 모를 일이었다.바로 그때 연합회는 방송프로듀서윤리강령을 만들었다. 당시의 연예계 비리사건이 한때 폭풍처럼 불어왔다 지나가는 바람일 수도 있었지만 더 이상 추악한 풍문에 희생되거나 pd집단의 도덕적 순수함이 매도될 수 없다는 자각으로 연합회는 분연히 윤리강령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것은 결코 여론을 의식한 면피용의 제스추어가 아니었다. 방송문화의 전위임을 자처하는 프로듀서들의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해 항균제이며 호신부(護身符)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이제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한보비리와 김현철 커넥션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지금, 프로듀서들이 제작과정에서 털끝만큼의 의혹조차도 원천적으로 배제해야 할 청렴의무의 당위성은 더욱 높아졌다. 충심으로 말하건대 정녕 윤리강령이 필요 없을 정도로 우리들 프로듀서의 자정 의지가 균질로 실천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 4월 6일 우리 다한번 윤리강령집을 읽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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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이른바 소산게이트의 의혹이 날로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스캔들의 대중적 재미를 배가시키는 조연들의 역할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한보비리가 아니었다면 구중궁궐내에서 일어나는 음험한 세도가의 권모술수에 해당될 이런 내용을 장삼이사들이 어떻게 알기나 했겠는가.그런데 스캔들의 전개과정에서 뜻밖에(사실은 뜻밖이 아니고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들 범부는 어느날 갑자기 알게 되는지라 ‘뜻밖’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눈길을 끄는 이가 있다. 그는 언론학자로 통하는 성균관대의 김원용 교수다.‘미디어오늘’지 등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사조직을 통한 정치관련 여론조사 등의 각종 행위를 한 것은 물론 방송허가신청업체와 김현철 씨를 이어주는 청탁자 노릇까지 해 왔음이 드러났다. 방송국 인허가와 관련해서 방송가에서 떠돈 ‘현철이와 김원용을 통해야 허가를 딸 수 있다’는 말이 헛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우리는 김 교수와 관련된 추잡한 말들-가령 호화주택 관련, 동생 김 모씨 관련 등-을 굳이 확인하고 싶지 않다. 다만 이 시점에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정치권과 결탁해 이땅의 방송을 농단한 모리배의 대열에 소위 언론학자가 개입됐다는 서글픈 현실이다. 우리는 지난 날 방송법개정 과정에서 일부 교수, 학자들이 당국에게 상업방송이나 지역방송 또는 케이블, 위성방송 등의 뉴미디어에 관한 이론적 근거를 만들고 제공해 왔다는 일각의 지적에 자못 허탈감을 금치 못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구조에 목을 매고 그래도 평생의 업이라며 지금도 곰처럼 프로그램 제작에 매진하고 있을 프로듀서들의 몰골이 오늘따라 처연하다.방송을 정권재창출과 정권 홍보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정치인들, 그리고 그들에 빌붙어 머리와 혀를 빌려주는 일부 언론학자들, 그 와중에 시청률 1%라도 더 올리겠답시고 날밤을 새는 방송인들. 정녕 기괴한 이 시대의 초상이 아닌가.|contsmark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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