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 UCC, ‘윈-윈’할 수 있다
상태바
방송사 - UCC, ‘윈-윈’할 수 있다
  • 김고은 기자
  • 승인 2007.07.12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송 콘텐츠와 UCC는 질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경쟁 관계일 수 없다. 방송이 UCC 사용자들에게 소스를 제공하고 키워준다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주최한 ‘한발 앞서 세상을 읽는 눈’(한세눈) 특강이 11일 오후 3시 목동 SBS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을 맡은 정재윤 마케팅공화국 대표는 ‘대한민국 UCC 트렌드’라는 주제로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트렌드에 맞춰 방송과 UCC가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식보다 세계관의 변화에 주목하라

UCC는 ‘사용자가 제작한 콘텐츠’라는 의미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세계관의 변화를 가져왔다. 정재윤 대표는 MCC(Major Created Contents, 주류 생산 콘텐츠)에 대비되는 ‘UCC 트렌드’를 “열린 구조”로 설명했다.

“‘내가 없다면 세상도 없다’는 ‘개똥철학’이 중요해졌다. 예전엔 MBC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을 즐기고 나면 끝이었다. 수용자들은 수동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동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쉬워지니까 생산하고, 표현하고, 퍼뜨리고 싶어 한다. 기존의 수용자들은 ‘소비’만 했지만, UCC 트렌드의 수용자들은 생산과 유통을 함께 한다. 이런 식으로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고 있다.”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주최한 '한발 앞서 세상을 읽는 눈' 특강이 11일 목동 SBS 13층 SBS홀에서 개최됐다. ⓒ원성윤 기자 socool@


정 대표는 그 변화의 양상을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수동적에서 능동적으로”라고 설명했다. 더 이상 ‘수용자’라는 말이 적합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제 사용자들은 소비와 생산을, 다운로드와 업로드를, 사유와 공유를 함께 하고 있다.

그는 “형식보다 세계관의 변화에 주목하라”며 “생각의 변화는 행동의 변화를 낳고, 변화된 행동이 모여 세상의 변화를 촉발한다”는 말을 던졌다.  

 

MCC와 UCC가 함께 가야할 길 

그렇다면 UCC 트렌드에 맞춰 방송이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정 대표는 KBS 〈개그콘서트〉의 ‘마빡이’를 좋은 사례로 들었다.

“‘마빡이’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매스미디어와 인터넷이 결합했다는 점이다. ‘마빡이’는 네티즌들로부터 동작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개그맨들이 연기하는 방식이었다. 이때 동영상을 만들어서 올린 네티즌들은 상품에 대한 보상을 바라거나 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목적 자체는 방송, 즉 MCC를 타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UCC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방송사는 그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

UCC 열풍이 곧 사그라지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UCC란 말이 사라지든, 사라지지 않든지 동영상 쪽으로 가는 것은 사실”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IPTV(인터넷프로토콜TV)가 경쟁 우위에 있는 것은 시간에 대한 우위”라고 전제하며 “‘타임 온 디맨드(time on demand)’라는 것 자체가 매스미디어의 위기”라고 말했다. 원하는 시간에 방송을 볼 수 있게 되면서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이에 따라 매스미디어의 주 수입원이 상쇄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PVR(Personal Video Recorder, 개인용 비디오 녹화장치)에 의하면 〈주몽〉같은 드라마의 시청률은 더 올라갈 수 있지만, 광고 시청률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따라서 방송사는 MCC와 UCC의 관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을 조언했다. 

 

UCC로 돈을 벌 수 있을까? 

그러나 정 대표는 UCC가 그 자체로 수익을 낼 가능성에 대해선 “UCC는 절대 돈이 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UCC는 절대 돈이 안 된다. 그런데 왜 밀어줄까? 바로 트래픽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3년 전, 포털 순위에서 네이버가 다음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지식검색’이라는 단 하나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식검색’으로 돈을 벌었나? 아니다. ‘지식검색’은 많은 방문자를 끌어들이는 도구였을 뿐이다. 즉 트래픽을 늘려서 수익을 얻는 구조인 것이다.”

▲이날 특강에서 정재윤 마케팅공화국 대표가 '대한민국 UCC 트렌드'라는 주제로 방송사와 UCC의 공존에 대해 강연했다. ⓒ원성윤 기자 socool@


정 대표는 SBS의 NeTV 서비스와 같이 UCC 조회 수로 수익을 내는 방식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그 많은 UCC들 중에 대박을 터뜨리는 것이 얼마나 되겠냐”며 “현실적으로 수익이 되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UCC 앞뒤에 광고를 붙여서 클릭하면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도 효과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5분짜리 동영상을 보려고 광고 한두 개를 보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선 화가 나는 일이다. 즉 광고주 입장에서는 효과가 없다. 광고를 통한 수익 모델은 매력적이지 못하다.”

정 대표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브랜드 스폰서십”이라고 소개했다. B2B(Business to Business) 방식을 차용하는 것이다. 그는 “기업에게 일정 부분의 공간을 제공하고 동영상이나 CF를 만들게 해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홍보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MCC와 UCC가 조합을 이뤄 성공한 사례로 ‘스타워즈 키즈’와 일본 야와라카전차와 라이브도어를 들었다. ‘스타워즈 키즈’는 영화 〈스타워즈〉를 패러디한 동영상으로 영화 홍보 효과는 물론, 동영상 자체로도 여러 가지 판매 수익을 얻었다.

일본 야와라카전차와 라이브도어는 프로추어(준 전문가)가 만든 PCC(Proteur Created Contents)를 활용해 ‘윈-윈’한 사례다. 정 대표는 “UCC를 MCC에 사용한다면 질이 훨씬 좋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같이 키우고 공유하는 방식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