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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첸중가가 남긴 교훈
  • 승인 1999.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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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 히말리야로 떠났던 kbs방송단원들이 27일 오후 돌아왔다. 눈사태로 동료 2명의 영령을 히말라야에 묻고 돌아온 대원들의 좌절감과 상한 마음을 먼저 위로하고 싶다. 원정대의 악전고투와 방송진의 의욕에도 불구하고 히말라야는 끝내 그들의 입산을 허락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번의 칸첸중가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이번 히말라야 등정 생방송 프로그램에는 무려 12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고 현지 출장 제작 인원만도 19명에 이르는 메머드 기획이었다. 그것은 내년 5월로 예정된 민영방송사의 히말라야 14좌 완등 생방송 계획이 kbs에 사전 입수 되면서 착수되기 시작했다. 대표적 공영방송사가 어처구니없게도 민영방송과 시청률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취약한 방송 현실에 실소를 금하지 않을수 없다. 실패와 인명 사고는 이미 예견된 거나 다름없었다. 히말라야 사고처럼 인명사고는 방송가에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공개되었듯이 매년 3명 가까운 방송인들이 현업중에서 발생한 재해로 사망했다는 수치가 이젠 새롭지 않아 보인다. 국감에서도 제시된 것처럼 그 사고는 대게 졸속 기획과 안전 불감증 빚어낸 합작품이다. 익히 알려졌듯이 캉첸중가는 몬순의 영행을 가장 많이 받아 날씨 변덕이 유난히 심하고 적설량도 많아 세계적 등반가들도 까다롭게 여기는 험준한 산악이다.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kbs 기획팀은 새 천년을 100일 앞둔 9월 23일을 정복 시점으로 택해놓고 마치 작전을 하듯 시간을 역산해서 제작진을 현지에 급파했다. 안타깝게도 d-100일 시점은 "예기치 않은 사고"로 무산됐고 노동조합 등에서 무리한 생방송 계획을 즉각 취소할 것을 요구했지만 회사측은 이를 묵살했다. 대신 내세운 것은 현지 원정 대원의 뜻에 따르겠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재등정 계획을 수립했던 것이다. 사측은 공교롭게도 개천절인 10월 3일을 택했던 것이다. 히말라야 등정을 이벤트화해서 그동안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려는 kbs측의 뜻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만한 대형 기획물은 당연히 예산, 인력, 장비, 현지 여건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 좀 더 신중하게 기획되었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미 80년도에 히말라야 중계를 경험한 바 있는 일본의 한 민영방송의 경우 준비 기간 만도 1년 이상을 끌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kbs의 히말라야 기획은 졸속 그 자체였다. 회사측의 완강한 입장으로 고산 적응 경험도 없는 방송진들은 고산에서 장기 체류할 때 나타날지도 모르는 신체적 후유증도 고려없이, 또 한달 이상을 히말라야의 악천후에 내던진 것이다. 우리는 히말라야 오지에서 비장한 내용의 회의록이 팩스를 통해 노조로 들어오기 전까지 그들의 고통을 몰랐다. 그 절박한 상황의 sos를 받고 회사측은 급기야 철수를 지시했다. 그 때 베이스 캠프에는 의사도 고산병 증세로 철수하고 셀파들도 달아난 뒤였다. 언제나 그랬듯이 kbs에서는 어떤 사고가 나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았다. 우리가 책임추궁을 거론함은 단지 망자의 영혼을 달래자는 차원이 아니라 제작의 패러다임을 과학화하고 업무 환경을 개선하면서 작업장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자 함이다. 그렇지 않은 채로 방송의 다양성과 창의성, 그리고 경쟁력을 요구하는 것은 단지 구두선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히말라야의 교훈을 새삼 되새기고자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것이다. 이제라도 kbs는 생방송의 기획 배경과 사고 경위를 자세히 공개하고 책임자를 문책하기를 거듭 바란다. |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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