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발연 ‘편파 모니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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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발연 ‘편파 모니터’ 논란
  • 원성윤 기자
  • 승인 2007.12.0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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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발전을 위한 시민연대(대표 유재천·이하 공발연)는 3일 MBC의 ‘BBK 관련 보도가 편파적’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공발연의 성명은 최근 한나라당의 방송압력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한 현업단체와 언론단체들의 주장과 반대되는 논리여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공발연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공직선거법상 대통령 선거운동이 공식 시작된 지난 달 27일 이후 지상파 TV방송의 불공정 편파 보도가 부쩍 심해지고 있어 대통령 후보자들에 대한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할 우려가 매우 크다"며 "특히 MBC는 뉴스 프로그램을 비롯한 시사·교양 프로그램,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등 각종 프로그램을 동원하여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게는 유리한 내용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는 불리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방식으로 노골적인 편파 보도를 자행하고 있어 뜻있는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발연은 "27일의 경우, MBC 뉴스데스크는 10건의 대선 관련 기사 가운데 이명박 후보의 BBK관련 의혹에 관한 뉴스를 연이어 3건을 가장 먼저 보도했고, 그 처리 방식도 의혹을 제기하는 신당 측의 정봉주 의원의 발언은 현장 동시 녹화로 인터뷰한 반면, 한나라당의 반박은 현장 인터뷰 없이 자막과 기자 리포트로 간단하게 처리하는 등 의혹을 제기한 정치집단에게는 유리하게, 반박하는 정치집단에게는 불리하게 보도하는 등 갖가지 기법을 동원하여 편파 보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11월 29일 오후 3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MBC 사장을 항의 방문했다. ⓒMBC노조

공발연은 특히 〈PD수첩〉과 〈손석희의 시선집중〉의 방송내용이 일방적인 주장을 담았다고 지적했다. 공발연은 "MBC ‘PD수첩’의 ‘이명박 BBK 명함의 진실은?’ 및 11월 22일 방송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 집중’의 김경준 씨의 누나 에리카 킴에 대한 단독 인터뷰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검증되지 않는 일방적인 내용을 진실인 것처럼 방송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발연의 성명 발표에 대해 방송계에서는 “MBC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는 한나라당에 힘 보태기 전략을 하기 위한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선시민연대, 대선미디어연대 등이 한나라당의 방송 압력과 잇따른 토론 불참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발연이 이에 대한 '맞불'을 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그동안 공발연이 보여온 행보 때문이다.

공영방송의 위상 재정립을 명분으로 2005년 11월 설립된 공발연은 그 동안 "공영방송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해 봉사를 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특히 공발연의 주장이 보수신문과 보수 정치세력의 목소리와 일치해 진보적인 언론단체들과 방송계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공발연은 창립대회 선언문에서 “공영방송이 국민의 방송으로서 그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며 “공영방송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비판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개혁을 표방하는 프로그램들은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일방적인 관점만을 주입시키려고 한다. 게다가 일부 제작자들은 정파적, 이념적 이익을 위해 편파 방송하는 것을 마치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것인 양 강변하기도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공발연의 성명 발표에 대해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김경준 씨가 범죄 피의자이기 때문에 에리카 김을 출연시킨 MBC의 보도가 편파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피의자인 이명박을 출연시키는 모든 언론 역시 편파보도라는 주장과 같은 것"이라며 "한나라당과 공발연의 주장은 결국 그들에게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 올것"이라고 비판했다.  

* 다음은 공발연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MBC는 편파 보도를 즉각 중단하라

공직선거법상 대통령 선거운동이 공식 시작된 지난 달 27일 이후 지상파 TV방송의 불공정 편파 보도가 부쩍 심해지고 있어 대통령 후보자들에 대한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할 우려가 매우 크다.

특히 MBC는 뉴스 프로그램을 비롯한 시사·교양 프로그램,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등 각종 프로그램을 동원하여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에게는 유리한 내용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는 불리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방식으로 노골적인 편파 보도를 자행하고 있어 뜻있는 시민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7일의 경우, MBC 뉴스데스크는 10건의 대선 관련 기사 가운데 이명박 후보의 BBK관련 의혹에 관한 뉴스를 연이어 3건을 가장 먼저 보도했고, 그 처리 방식도 의혹을 제기하는 신당 측의 정봉주 의원의 발언은 현장 동시 녹화로 인터뷰한 반면, 한나라당의 반박은 현장 인터뷰 없이 자막과 기자 리포트로 간단하게 처리하는 등 의혹을 제기한 정치집단에게는 유리하게, 반박하는 정치집단에게는 불리하게 보도하는 등 갖가지 기법을 동원하여 편파 보도를 하고 있다(www.ccpb.or.kr, ‘11월 27~29일 공발연 대선 모니터 결과 보고서’ 참고).   

그 뿐만 아니라 11월 27일 방송된 MBC ‘PD수첩’의 ‘이명박 BBK 명함의 진실은?’ 및 11월 22일 방송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 집중’의 김경준 씨의 누나 에리카 킴에 대한 단독 인터뷰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검증되지 않는 일방적인 내용을 진실인 것처럼 방송하는 오류를 범했다. 특히 에리카 킴의 경우 문서 위조 등으로 미국 법정에서 실형이 내려질 것이 확실해지자 스스로 변호사 자격증을 반납한 것으로 확인된 부도덕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인터뷰에 앞서 청취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에리카 킴이 누구인지, 지금 어떤 처지에 있는지를 미리 알려주어야 청취자들이 그가 말하는 내용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텐데 그런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는 ‘방송은 피고인, 피의자, 범죄혐의자에 관한 내용을 다룰 때에는 범죄행위가 과장되거나 정당화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는 방송위원회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23조 4항에 저촉될 뿐만 아니라, MBC 자체의 ‘선거방송 준칙’ 6조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사를 검증 없이 보도해 특정 정당, 후보에게 유리 또는 불리한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  

MBC는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사기, 무고, 명예훼손, 공무원 사칭 등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김대업을 의인(義人)으로 만드는데 동참했듯이, 문서 위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준 씨와 에리카 킴을 또다시 의인으로 만드는데 앞장서려 하는가? MBC 뉴스데스크의 평균 시청률이 8% 내외로 추락하여 3대 지상파 TV의 주력 뉴스 가운데 꼴찌를 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막무가내’식 편파 보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선거에서 정파적 불공정 보도가 정치·사회적 이슈로 시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아주 열등한 후진국에서나 있는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도 MBC가 스스로 만든 공정 보도 규칙조차도 지키지 못하고 편파 보도를 일삼는다는 것은 MBC 종사자들이 공정 보도를 실천할 의지가 없거나 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밖에 안 된다.  

앞으로 MBC는 이런 시민사회의 비판을 수용하여 편파 보도를 즉각 중단하고 불공정 보도가 다시는 시비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공정한 선거 보도를 통해 유권자의 후보 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 주기 바란다.# 


2007년 12월 3일
(사)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 공동대표 의장 유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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