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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시민을 위해 TV가 해야 할 일
  • 승인 1999.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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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민주주의 정치 체제에서 유권자는 원하는 후보자를 고를 수 있는 권리를 누린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향유한다. 대중매체에 의해 생산되는 각종 정보 상품에 대해서도 소비자(시청자와 독자)의 이러한 선택의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대중매체인 신문과 방송을 비교하자면 tv는 신문에 비해 보다 많은 선택의 권리를 허용한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kbs 9시 뉴스의 시청자는 리모콘 단추 하나만 누르면 mbc 뉴스를 시청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신문의 구독자는 다른 신문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신문을 두 개 이상 구독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한 신문만 보게 되면 그것이 제공하는 정보 상품이 자신이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알 길이 없다. 이것은 신문사의 입장에서 보아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자신이 다른 회사에 비해 더 많은 특종과 더 좋은 기사를 공급한다고 하여도 독자들에게 자신의 비교 우위를 알릴 길이 없기 때문이다.신문 독자와 신문사 모두를 위해 필요한 것은 소비자(독자)로 하여금 각 신문이 생산하는 상품(기사)을 손쉽게 비교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대중매체에 기반한 대부분의 문화상품에는 전문적인 평론가의 평가와 분석 그리고 소비자를 위한 안내가 수반되기 마련이다. 영화평론, 문학평론, 대중음악평론 등이 그 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문화상품의 하나인 신문 기사에 이러한 전문적인 평론가와 평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다음날 조간 신문의 뉴스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프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심야나 새벽에 단순한 정보제공의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매일 쏟아지는 정보 상품이라는 신문 기사의 독특한 특성상 비교와 평가의 장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tv라면 능히 한 번 해볼 만한 일이다. 가령 <한밤의 tv 연예>나 <연예가 중계>의 형식을 따라 <한밤의 언론가 중계> 정도의 <언론 시사 프로그램>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각 분야의 언론 관련 전문가를 불러다가 토크 쇼 형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며 쟁점이 되고있는 이슈에 대한 각 신문의 보도 내용을 심층 분석하고 비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지난 한 주 동안에 있었던 여러 언론인들의 활약상을 소개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오보를 모아서 정정하는 코너도 마련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언론 시사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게 된다면 왜곡보도나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기사는 자연스레 모습을 감추게 될 것이다. <언론 시사 프로그램>은 단 하나의 신문만을 보고 살아가는 많은 tv 시청자들에게 여러 신문에 나타난 다양한 관점과 논조를 소개해 줌으로써 세상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이 하나의 신문이 보도하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한 의미만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우쳐 줄 것이다. 이러한 깨우침은 때론 하나의 신문의 관점만을 통해 세상을 바라 보아왔던 시청자들에게 “충격적인 흥미”를 유발시킬 것이며 경우에 따라선 여느 시사 프로그램 이상의 시청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일종의 <메타-저널리즘>이라고 볼 수 있는 이러한 <언론에 대한 시사프로그램>은 시청자, 신문 독자, 언론인, 신문사, tv 방송국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흔치 않은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뉴스 생산자인 언론인도 훌륭한 보도와 특종에 대한 정당한 대가와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되니 좋을 것이다. 신문사도 뉴스 생산자인 기자나 편집자들이 자발적으로 불량 상품(오보나 왜곡보도)에 대한 관리를 보다 철저하게 하여 신문사의 신뢰도를 높여 주고 다른 신문사들과 ‘제품(기사)의 질’을 통한 정당한 경쟁을 할 수 있게 되어 좋을 것이다. 아, 그러나 안타깝다. 이러한 언론 시사 프로그램은 현실적으론 이룰 수 없는 꿈인걸 어쩌랴. 우리 나라 tv 방송사들에는 언론 현상을 객관적이고도 공정히 비교 평가할 만한 능력(독자성과 자율성)이 아직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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