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단체들 “차갑진 센터장 KBS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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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줄서기’로 나서 비판을 받아온 차갑진 KBS 시청자센터장이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KBS는 편파방송”이라고 매도한 데 대해 KBS 안팎에서 비판 성명이 줄을 잇고 있다.

KBS PD협회는 13일 ‘그는 더 이상 공영방송인이 아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공영방송 KBS의 등에 칼을 꽂고 능청스럽게 자유언론의 투사인양 행세하는 촌극을 벌였다”며 “그가 편파 방송을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는 것은 KBS 사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KBS PD협회는 “KBS 동료들의 명예와 자존심을 땅에 쳐 박아 버렸다. 그 비열한 정치적 의도는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다”며 “정년까지 얼마 안 남은 기간이지만 일말의 양심이라도 회복하고 깊이 참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KBS 기자협회도 12일 성명에서 “차갑진 시청자센터장의 망언이 도를 넘어섰다”며 차 센터장이 기자회견장에서 배포한 ‘사퇴의 변’에 편파방송으로 지적한 미디어 포커스〉, 시사기획〈쌈〉 프로그램에 대해 “보도본부 기자들에게 사과하라”고 밝혔다.

KBS 기자협회는 “특정 정당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으로 이미 낙인찍힌 상식 이하의 수구∙보수집단을 ‘시민단체’로 둔갑시키면서까지 기자들의 명예를 깎아 내린 것”이라며 “자신이 투사(?)가 되기 위해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우면서 공정방송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온 보도본부 전체 기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였다”고 지적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14일 차 센터장의 공영방송이 편파적이라고 밝힌 데 대해 “차 씨가 주장한 내용은 그동안 한나라당이 주장했던 내용과 다를 바 없다”며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민언련은 “〈미디어포커스〉와 〈시사기획 쌈〉은 KBS의 공영성과 언론기능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프로그램으로 ‘한나라당’과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에게는 ‘눈엣가시’같은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유권자에게는 대선 후보들의 도덕성과 책임의식 정도를 비교할 수 있는 균형잡힌 정보를 제공했다고 평가받고 있다”며 “그럼에도 시청자 권익을 우선해야 할 공영방송의 ‘시청자센터장’으로써 자신이 선호하는 정당에 불리하다고 해서 무조건 ‘편파성’이라고 우기는 것은 한마디로 그 업무를 수행할 자질이 없음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정치권에 줄서기를 하고 있는 차 센터장에게도 일침을 놨다. 민언련은 “정년퇴임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청자센터장 보직을 사퇴하며 기자회견까지 여는 것은 본격적으로 한나라당에게 줄을 서보겠다는 정략적 행동이며 노골적인 충성고백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차갑진 씨는 차라리 KBS를 떠나 유력 대통령 후보가 있는 한나라당으로 가는 것이 공영방송 KBS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바람직지만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국민의 방송 KBS을 흔드는 것은 안 된다”고 밝혔다.

이기수 기자 sideway@pdjournal.com

이하 성명서 전문이다.


그는 더 이상 공영방송인이 아니다

차갑진 前시청자센터장이 어제 기자회견을 자청, 공영방송 KBS의 등에 칼을 꽂고 능청스럽게 자유언론의 투사인양 행세하는 촌극을 벌였다. 그 역겨운 행태에 분노와 연민이 교차한다. 그가 편파 방송을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는 것은 KBS 사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지난 11월 28일자 과 지난 12월 10일자 노조 성명서는 유력한 대선 후보를 향한 그의 줄서기 추태를 낱낱이 드러내고 고발했다.

그럼에도 그는 어제 또 한 번 가당치도 않은 강변으로 KBS 동료들의 명예와 자존심을 땅에 쳐 박아 버렸다. 그 비열한 정치적 의도는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다. 그는 더 이상 공영방송의 언론인이 아니다.

더 이상 말하는 게 구차하지만 연민의 심정으로 한마디 권고하고 싶다.
“정년까지 얼마 안남은 기간이지만 일말의 양심이라도 회복하고 깊이 참회하시길 ∼”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를 KBS에서 밀어낼 수밖에 없다.

                                                     2007. 12. 13
                                                      KBS PD협회


 

“차갑진 씨는 보도본부 기자들에게 공개 사과하라”

차갑진 시청자센터장의 망언이 도를 넘어섰다. 주지하다시피 차 씨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의 개인적 친분 관계를 이용해 이미 수차례 부적절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른 인물이다. 이처럼 스스로 상식 이하의 행동을 보여 온 인물이 마치 공정방송을 위해 나선 투사인양 행동하고 있다. 차 씨가 그렇게 밖에 행동하지 못하는 것은 차 씨의 양식과 사고 수준에 비추어볼 때 그러려니 하며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차 씨는 중대한 실수를 했다. 자신이 투사(?)가 되기 위해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우면서 공정방송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온 보도본부 전체 기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였다. 이에 KBS 기자협회는 보도본부 전체 기자들의 이름으로 차 씨에게 엄중하게 경고하며 가당치도 않은 도발행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

차 씨는 오늘(12월 12일) ‘시청자센터장 직을 사퇴하며’ 라는 성명서 형식의 ‘궤변’ 을 통해 ‘선거를 앞두고 우리 보도가 특정후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아이템 선정과 화면편집 등을 하고 있으며 이는 방송을 조금이라고 아는 사람이라면 그 편파성을 알 수 있다며 사측이 이 같은 자신의 충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말도 되지 않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또한 ‘이러다보니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공영방송 KBS가 모 방송사와 함께 연일 ‘편파방송 주역’으로 매도당하는 수모를 겪게 하는 것 아니겠는가’ 라고까지 주장했다. 

차 씨는 그러나 본인 주장을 뒷받침하는 어떤 기준이나 근거, 혹은 구체적인 사례를 단 한 건도 제시하지 않았다. 또한 차 씨가 거론한 시민사회단체가 어느 단체며 과연 그 시민단체가 공정성을 논할만한 수준의 시민단체인지도 의심스럽다. 특정 정당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으로 이미 낙인찍힌 상식 이하의 수구∙보수집단을 ‘시민단체’로 둔갑시키면서까지 기자들의 명예를 깎아 내린 것이다.  

KBS가 각종 조사에서 가장 공정성이 높은 언론사로 선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고 이번 대선을 앞두고 보도본부 전체 기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공정성을 기준으로 시청자들에 정확한 판단기준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대선 후보측 모두로부터 KBS가 가장 공정하게 선거보도에 임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따라서 차 씨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궤변에 불과하다.

경고는 단 한번 뿐이다. 차 씨는 즉시 본인 궤변에 대해 보도본부 전체 기자들에게 공개사과하고 정년이 되어 퇴임할 때까지 자숙하라.

                                                       2007년 12월 12일
                                                         KBS 기자협회


 

KBS에 대한 ‘편파방송 주장’은 명백한 폄훼이다

차갑진 KBS시청자센터장이 12일 시청자센터장 보직을 사퇴했다. 차갑진 씨는 KBS가 “‘희대의 사기꾼’ 김경준이 국내로 송환된 때부터 편파 방송 비판이 비등점을 치닫게 하고 있다”며 “특정 후보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산시키고자 겨냥한 아이템, 제목, 커트, 화면 구도를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KBS 편파성을 제기한 자신을 길들이기 위해 자신의 지휘를 받던 모 팀장에 대해 사찰이 이뤄졌다는 점 △자신에 대한 특감 시도 △정연주 사장 세력의 자신에 대한 흠집 내기 △정 사장의 탈세 △정 사장의 4년 적자 경영 등을 사퇴의 이유로 내세웠다.

공영방송 KBS 간부인가, 한나라당원인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쪽 줄서기로 논란이 된 것은 지난 10일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박승규)는 성명에서 “경영진의 한 인사가 지난 9월을 비롯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방송연설 녹화를 위해 KBS를 찾을 때마다 녹화 현장에 나타나 이 후보를 만났으며 “자연스럽게 하십시오”라는 조언까지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후보가 KBS를 찾은 지난 5일에는 이 후보 옆에 있는 모습이 다른 방송사 뉴스 카메라에 잡혔고 7일에도 대선 후보 연설 녹화장 주변에 서성이는 모습이 조합원들의 눈에 띄었다고 한다. 이에 KBS노조는 “‘공영방송의 기강 확립’을 위해서라도 일벌백계 차원의 책임을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시청자센터장 사퇴를 주장했다.

차씨가 주장한 내용은 그동안 한나라당이 주장했던 내용과 다를 바 없다. 한나라당은 지난 5일 방송위원회 시청자불만처리위원회에 지난 3일 방영됐던 KBS1<시사기획 쌈> ‘대선후보를 말한다 - 무신불립(無信不立)’ 편이 편파방송이라며 불만을 접수시키기도 했다. 그런데 차 씨도 이명박 후보와 관련한 ‘BBK’와 ‘김경준 씨’를 다룬 〈미디어포커스〉,〈시사기획 쌈〉등이 KBS의 대표적인 편파방송이라고 주장했다.

<미디어포커스>와 <시사기획 쌈>은 KBS의 공영성과 언론기능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프로그램이다. ‘한나라당’과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에게는 ‘눈엣가시’같은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유권자에게는 대선 후보들의 도덕성과 책임의식 정도를 비교할 수 있는 균형잡힌 정보를 제공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시청자 권익을 우선해야 할 공영방송의 ‘시청자센터장’으로써 자신이 선호하는 정당에 불리하다고 해서 무조건 ‘편파성’이라고 우기는 것은 한마디로 그 업무를 수행할 자질이 없음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양심선언’을 가장한 ‘노골적인 충성서약’은 자유지만, 공영방송은 흔들지 말라

우리는 시청자센터장의 위치를 망각하고 노골적으로 한나라당에 줄서기한 차씨가 공영방송의 주요보직에 앉아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한심할 따름이다. 특히 정년퇴임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청자센터장 보직을 사퇴하며 기자회견까지 여는 것은 본격적으로 한나라당에게 줄을 서보겠다는 정략적 행동이며 노골적인 충성고백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차갑진 씨는 차라리 KBS를 떠나 유력 대통령 후보가 있는 한나라당으로 가는 것이 공영방송 KBS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따라서 아무도 차씨를 붙잡지 않는다. 다만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국민의 방송 KBS을 흔드는 것은 안 된다. 우리는 KBS가 한나라당만을 위한 ‘공정방송’을 하지 않고, 국민과 유권자가 요구하는 올바른 언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감시하고 견제하고 지켜나갈 것이다.

한편 오늘 동아일보는 8면 <“KBS 편파방송 시정 안돼” 차갑진 시청자센터장 사의>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는 차씨에 대한 방송사 내부의 논란과 문제점은 모두 생략한 채, 차씨의 일방적인 주장만 부각시켜 보도함으로써 ‘KBS 때리기’에 일조했다.

우리는 동아일보의 한나라당 줄서기도 더이상 비판하지 않겠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견기사가 아닌 사실기사에서는 최소한 사실관계만이라도 제대로 다루려는 언론의 기본적인 자세마저 저버려서는 안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고자 한다. 

(사)민주언론시민연합 ‘2007 대선 민언련 모니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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