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국경없는 거리’. 현재 이곳은 ‘외국인들의 명동’이라 불리며 50여 개국 3만 여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모여 살고 있다. 주말에는 전국에서 약 4만 명의 외국인들이 각 나라별로 전통 음식을 먹고 싶을 정도로 이주 노동자들에게는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이들에게 타국에서 맞는 크리스마스는 어떤 느낌일까. KBS 〈다큐멘터리 3일〉 ‘안산시 원곡동, 2007년 겨울’ (연출 홍경수, 목 오후 10시)은 2007년 크리스마스를 맞은 이주노동자의 풍경을 담았다.

안산 ‘국경없는 거리’는 반월 ․ 시화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밀집한 곳이다. 중국인과 한족이 가장 많고,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몽골,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들의 모습은 인종만큼 각양각색이다. 일부 사업으로 부유한 외국인들이 있는가하면, 대부분 월 15~18만원의 고시원 쪽방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도 있다. 이들은 월급의 대부분을 고향에 보내는 사람들이다.

10년 전 원곡동에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필리핀 공동체는 천주교 신자가 80% 이상일 정도로 크리스마스가 특별한 명절이다. 그래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더욱더 쓸쓸하고 힘든 날이기도 하다.

한국에 온 지 5년이 지난 필리핀인 어노프레 씨는 고향에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와 네 명의 자녀가 있다. 그가 가장 그리운 건 아내가 해주는 밥. 올해 초 첫째 딸이 손녀를 낳았지만 아직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외로움보다 힘든 점은 동등한 눈높이에서 대하지 않는 편견이다. 아내와 딸 2명을 중국에 두고 홀몸으로 한국에 일하러 온 송태윤 씨는 일을 하다 눈에 철사가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치료는 했지만 다친 눈 한쪽은 계속 보이지 않고 있다. 그는 현재  산업재해 보상을 해주지 않은 회사와는 소송 중이다. 송 씨는 지금 당장이라도 중국에 돌아가고 싶지만 돈도 벌지 못하고 눈까지 다친 상태에서 고향에 갈 수 없다.

올 초 안산에서 발생한 몇 건의 강력범죄만으로 안산을 범죄자의 천국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한편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이 주말을 이용해 자발적으로 태안반도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자원봉사단을 조직한다.
인도네시아인인 로니는 “우리 여기 한국에 있기 때문에, 우리도 한국의 자연을 보호, 함께 청소하고 싶어”라고 말했다.

이기수 기자 sideway@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