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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위원장 이경숙)가 지난 4일 오후 4시 목동 한국방송회관 3층에서 개최한 ‘방송현장 방문 및 현업인 간담회’ 자리에서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원장 권영후, KBI)과 케이블, 독립제작사 관계자를 따로 부른 것에 대해서 방송계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상파 방송사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단체들만 초청, 방송계에서는 “인수위의 편향된 방송정책의 시각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이 날 간담회에는 장명호 아리랑TV 사장, 케이블 업계에서 서병호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협의회 회장, 오광성 SO협의회 회장, 강대관 HCN 대표이사 전무, 탁용석 CJ미디어 매체사업국장 등 4명, (사)드라마제작사협회 김승수 사무처장,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 등 2명, 독립제작사협회 측에서 2명 등 모두 9명의 현업인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KBI에서는 새로 선임된 권영후 원장을 비롯해 실무진이 자리에 참석했다.

인수위원회에서는 사회교육분야의 김대식 인수위원, 박광무, 진성호 전문위원을 포함해 6명이 참석했다.
이 날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각 단체에서 느끼는 문제점에 대한 발언이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사)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지상파 방송사와의 불공정한 계약관계 개선방안, 케이블협회는 IPTV 시행령 등을 포함해 정부의 체계적인 계획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에 참석한 김승수 (사)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은 “인수위원회 측에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통해서 불공정한 계약관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제안했다”고 제안했다. 서병호 PP협의회 회장은 “PP들은 방송위와 KBI 등 정부 관련 단체들로부터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구조”라며 “PP들 거의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 등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의견청취를 들은 인수위원들은 “그렇게 상황이 어려운지 몰랐다” , “이번 정부는 ‘문화강국’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창작을 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제작을 할 수 있겠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위가 일부 현업인들을 초청해 의견청취를 한 것에 대해 방송계에서는 “인수위의 공식적인 절차를 앞두고 선택적으로 현업인들을 만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인수위에 대한 비판은 현재 지상파 방송사의 재원 위기, 디지털 환경 전환 등을 비롯해 방송사 민영화, 신문방송 겸업 등 현안이 산적해 있음에도 지상파 방송 현업인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청취하는 자리를 한 번도 마련하지 않은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스카이라이프, DMB 등 케이블보다 재정 상황이 심각한 플랫폼들도 있으며 2012년까지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지상파에 쌓여있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데 특정 플랫폼의 사업자들만 초청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일부 인수위원들이 업무보고라는 정식 절차를 떠나 선행 작업으로 특정 방송계 현업자들을 만나는 것은 정당한 일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기현 KBI 경영기획팀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8일에 예정된 문화관광부, 방송위원회 업무보고를 받기 전에 문화관광부 산하 기관들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기 때문에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2일 오후 행사가 결정돼 문화관광부와 KBI가 4일 참석할 수 있는 인사 명단을 확인하는 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팀장은 “3일에는 상암동에 위치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쪽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초청된 케이블 업체와 독립제작사협회는 KBI와 사업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단체들이다”고 덧붙였다.

이기수 기자 sideway@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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