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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와 언론배금자 한국 및 뉴욕주 변호사
  • 승인 1999.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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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우리 사회는 최근 포르노에 대한 가치 판단의 혼란에 직면해 있다. 우리 사회가 표현의 자유와 성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무분별한 성적 쾌락을 합리화하고 청소년 보호를 소홀히 한다. 도덕과 종교적 윤리는 ‘보수주의’ 혹은 ‘남성 이데올로기’라 하여 배척하고 포르노는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성의 자유를 누리는 것이라고 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도 포르노에 대한 그릇된 가치 판단을 부채질하고 있다.그러나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가 포르노 등 음란물을 규제하는 법을 두고 있다. 어느 나라든 외설과 음란을 구분하여, 음란물은 유통을 금지하고, 외설물은 성인용으로 분류하여 청소년이 접근치 못하도록 규제를 한다. 미국은 건전한 성문화와 청소년 보호를 위해 방송에서도 청소년이 많이 청취하는 시간대에는 외설적인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비록 음란의 정의가 모호하다 해도 이는 각국의 대법원이 최종 판단하며, 일정한 기준이 판례로 정립된다. 우리 나라에도 음란물에 대하여 형사상 처벌을 하고, 상영금지 등 행정 제재를 가한다.그런데 일부 언론과 시민들은 마치 음란물 규제가 무조건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인 것처럼 몰고 나가는 경우가 있다. 표현의 자유는 사회 질서, 공공 복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의 자유다. 그러므로 음란물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는 국가의 합법적인 권한이다. 서갑숙씨의 책은 외설물이기 때문에 작가나 출판사가 처음부터 성인 전용물로 내놓았어야 했다. 뒤늦게나마 이 책은 청소년 유해물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모 방송사 9시 뉴스에서 서씨의 외설스러운 책 구절을 그대로 내보이고, 서씨로 하여금 그 내용을 읽게 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너무나 무책임한 짓이다. 선진국에서 누가 외설물 책을 냈다고 뉴스 시간에 난리 법석을 부리는 것을 보았는가?성적 쾌락을 찾는 사람들이 큰소리치고 이들이 용감하다고 언론에서 부추기는 것도 실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 문란한 성생활에 대하여 우리 언론은 왜 그렇게 야단법석인가? 온통 황색 언론 밖에 눈에 띄지 않는다. 김지룡씨와 서씨의 책에 대한 당국과 방송사의 대응 태도도 문제다. 김씨의 책도 서씨의 책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외설물인데 김씨의 책은 버젓이 청소년에게 팔리고 있고 얼빠진 방송사마다 그를 ‘모시고’있다. 반면 서씨 책은 언론에서 떠들자마자 당국은 즉각 ‘청소년 유해물’ 판정을 하고 방송사는 그녀에게 출연 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것은 바로 남성과 여성의 성 고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중 잣대를 보여 준다.혹자는 성쾌락권을 주장하는데 남자들의 성쾌락권이 보장되지 않았던 때가 있었던가? 조선시대에 축첩 기생 등으로 남자들은 성의 자유를 만끽하였다. 지금도 우리 나라만큼 남자들이 성을 쉽게 사는 섹스 산업이 번창하고 러브호텔이 즐비하여 불륜 장소로 제공되는 나라도 드물다. 젊은 여성 10명 중 한 명이 매춘 여성인 나라가 이 나라다. 또 우리만큼 청소년이 어른들의 성욕의 대상으로 제공된 나라도 드물다. ‘영계’니 ‘원조 교제’니 하면서 성욕에 눈 먼 어리석은 어른들이 어린 여학생을 성쾌락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태국이 어린이 매춘으로 악명 높지만 이용객의 90%가 외국인인 반면 우리는 이용객의 99%가 내국인이라 한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지금 선진 국민들은 정신 가치를 추구하는 삶으로 전환하고 있다. 21세기는 국민의 정신과 자질이 국가 경쟁력으로 되는 문화와 지식 기반 시대이다. 정신이 타락한 국민은 결코 수준 높은 문화와 사회를 만들 수 없다. 세계 4대 성인은 모두 “간음하지 말라”고 했다. 엘빈 토플러도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앞으로는 도덕 지수(mq)가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격조 높은 선진 국가가 되려면 국민들의 마음 차원이 높아지고 지나친 성욕 재물욕 등 탐욕에서 벗어난 고결한 사람들이 지배적인 다수가 되어야 한다. 언론이 이러한 역할을 주도해야 할 것이다.
|contsmark1|※본 시평의 의견은 연합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contsmar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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