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날조’와 ‘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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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날조’와 ‘표현의 자유’
  • PD저널
  • 승인 2007.04.1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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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프로그램 날조’ 문제를 둘러싼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올해 1월 7일(일) 오후 9시부터 9시 54분까지 방송된 정보 방송 〈핫쿠츠! 아루아루다이지텐Ⅱ(発掘!あるある大事典Ⅱ)〉가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제작・방송된 것으로 판명되면서 방송계를 비롯한 일본 미디어계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이를 계기로 일본의 총무성은 프로그램 날조 문제 해결을 주요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오보’ 또는 ‘날조’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방송사에 대해 총무성이 행정처분 결정을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일본 방송계는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 방송 날조로 폐지된 후지TV계열 칸사이(関西)TV '핫쿠츠! 아루아루다이지텐Ⅱ'의 출연자들.


문제의 발생과 그 후의 사태 전개 

 

문제 발생 후 프로그램을 제작한 후지TV계열의 칸사이(関西)TV는 프로그램의 상세한 정보와 시간 관계상 방송에서 전부 전달할 수 없었던 정보를 제공해 온 〈핫쿠츠! 아루아루다이지텐Ⅱ〉의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와 휴대폰용 사이트(유료)를 폐쇄했으며, 방송 중단의 결정을 내렸다.

 

또한 사장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의 인사 처분과 2007년 1월 28일에는 외부조사위원회(5명)에 본 날조 사건과 관련해서 객관적인 조사를 의뢰했다. 3월 23일 발표된 외부조사위원회의 검토 결과에는 모두 16건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3월 28일에는 외부조사위원회로부터 날조・실험 데이터 조작의 지적을 받은 7건에 대해서 15분간의 정정방송을 내보냈으며, 나머지 8건에 대해서도 ‘날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외부조사위원회의 견해와 연출상의 문제, 개선 사항의 존재에 대해서 공식 인정했다. 4월 3일에는 오후 10시부터 전국의 후지TV계열 27사에서 검증 방송을 실시, 시청자들에게 날조의 경위에 대해서 설명했다.

 

한편 일본의 민간방송연맹은 3월 27일 긴급대책위원회를 열고 칸사이TV의 제명을 결정했으며, 이는 4월 19일 이사회와 임시회원총회에서 정식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제명 처분으로 인해 민간방송연맹이 일괄 처리하고 있는 회선사용계약이나 저작권처리를 개별적으로 실시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으며, NHK와 민간방송연맹이 공동으로 권리를 가지는 올림픽 방송도 실시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내년 중국에서 개최될 올림픽을 방송하기 위해서는 재가입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 총무성, 방송법 개정안 국회 제출

 

일본의 방송과 통신의 주무부처인 총무성(총무상:스가 요시히데(菅 義偉))은 〈핫쿠츠! 아루아루다이지텐Ⅱ〉 프로그램 날조 문제에 대해서 3월 30일 날조 문제를 일으킨 칸사이TV에 총무상 명으로 방송법 위반 사실에 대해 엄중 경고했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4월 6일 사실이 아닌 방송으로 국민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방송국에 대해서 행정 처분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 방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일본의 총무성이 총무상 명으로 엄중 경고한 것은 이번으로 3번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롭게 제기된 방송법 개정안은  "사실이 아닌 방송으로 국민 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총무성은 방송사업자에게 재발방지계획을 책정해서 제출하도록 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장르와 상관없이 사실을 전달하는 전체 프로그램에 대해서 적용된다.


방송에 대한 정부 개입과 ‘표현의 자유’

 

이에 대해 일본의 NHK와 민간방송연맹은 행정 기관이 편집 과정에 관여하기 쉬워지는 계기가 되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모든 방송에 대한 총무상의 법적 개입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일본변호사연합회’나 ‘자유인권협회’ 등은 방송법 개정안에서 행정 처분에 관련된 내용의 삭제를 주장하는 담화와 성명을 발표하면서 ‘보도의 자유를 조금이라도 규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송과 보도의 자유는 현대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것으로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일본의 프로그램 날조 문제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침범할 우려가 있다는 행정 처분의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일본 미디어계는 민주주의의 실현과 민주적인 여론 형성, 국민 문화의 향상을 도모하는 방송의 발전을 위해서는 방송의 허위 제작이나 시청률 확보를 위한 과장된 내용의 프로그램 제작은 규제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디어 간이나 시청자 체크에 의한 자주적 규제가 아닌 방송에 대한 정부의 개입에 의한 규제 문제는 다른 각도에서 많은 논의를 필요로 하는 문제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방송법 개정안의 행로가 주목된다.


도쿄 = 백승혁 통신원 / 일본上智대학교 신문학 전공 박사과정

 

 


 

 

'핫쿠츠! 아루아루다이지텐Ⅱ'은 어떤 프로그램?

 

방송 11년 장수프로그램, 낫토 파문으로 종방


언제부터인가 한국의 대형 수퍼를 가면, 일본의 대표 음식인 낫토를 쉽게 볼 수 있다. 삶은 콩을

 

 

 

 

 

 

 

 

 

▲'핫쿠츠! 아루아루다이지텐Ⅱ'의 로고

발효시킨 것으로 우리나라에선 생청국장이라고 불려지는데, ‘김치 낫토’등 퓨전 스타일의 낫토 상품이 웰빙 붐에 맞춰 꽤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듯 하다.

 

사실 일본에서도 장수와 건강의 비결로 낫토를 빼놓지 않는다. 순수 단백질 식품으로 내경색이나 심근경색 등의 원인이 되는 혈전(血栓)을 녹이는 강력한 효소가 들어 있으며, 치매예방에 좋고 뼈에 좋으며 혈관을 원활하게 유지시켜주며 혈액촉진, 어깨결림,피부건조예방, 동맥경화방지등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또 병원성대장균(病原性大腸菌)식을 억제시켜 정장작용(整腸作用)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낫토를 둔 여러 의학설이 있는 가운데, 지난 1월 낫토를 둘러싸고 일본TV계를 크게 흔들어 놓은 사건이 있었다. 후지TV에서 96년부터 방송한 〈핫쿠츠! 아루아루다이지텐Ⅱ>에서 지난 1월7일 [먹으면 살 빠진다! 식재료X의 새로운 사실]에서 낫토를 소재로 방송한 적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여러가지 조사를 행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위조 데이터를 방영했으며, 미국의 교수가 발언하지 않은 부분에 자막 처리해서 입증한 것처럼 진실을 날조한 사실이 발각되어 제작을 담당한 ‘관서 테레비’가 정식사죄를 하였고, 방송종료를 밝힌 일이 있었다.

 

10여년 장수프로그램의 〈핫쿠츠! 아루아루다이지텐Ⅱ>  은 건강, 신체, 레저, 뇌, 마음, 미용, 음식, 생활 등을 테마로 다양한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일요일 밤 9시 편성으로 평균적으로 약 15%의 시청률을 보유한 인기 방송이었지만, 낫토 파문으로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의학이나 건강식품, 음식 등을 방송소재로 다룰 때에는 방송국마다 내부 규칙이 있기 마련이며, 객관적 보도에 심히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살이 빠진다’, ‘건강해진다’라는 단정적 표현이나 출연 게스트의 감상 코멘트가 자칫하면 검증되지 않은 채 사실인 양 보여지게 된다.

 

꼭 지켜야 할 방송윤리를 무시할 만큼 확실히 입증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이 무엇인지 되짚어 봐야 할 듯 싶다. 분명 사람들에게 민감한 요소로 와 닿는 ‘다이어트’와 관련시킨 소재이기에, 기획 단계에서 제대로 검토되었다면 방송중지라는 최악의 결과는 초래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초래되었다는 것은 기획제안을 한 외부 제작사와 이를 관리하는 방송국, 이 두 관계에서의 서로의 무책임성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더불어 무수한 외부 제작사 중에서 살아 남기 위해 흥미와 시청률만을 목표로 한 제작환경이 이런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고도 볼 수 있다.

 

남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최근 한국 프로그램을 보면 시청자들을 재미있게, 그리고 높은 호응을 얻고자 방송윤리와 도덕까지 상실해 버리진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맘이 들곤 한다. 시청률에 따른 광고 수익과 그에 따른 제작환경의 변화, 이런 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돌아가는 제작 현실을 무시할 순 없겠지만, 흥미 만이 방송이 지닌 목표는 아닐 듯 싶다.
 
 황선혜/ 소넷 엔터테인먼트 (So-net Entertainment)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
 영상사업과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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