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성장 보여주는 드라마 ‘전칭스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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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성장 보여주는 드라마 ‘전칭스따이’
  • 북경=이재민 통신원
  • 승인 2007.09.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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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교육부는 사전에 새롭게 등재하는 신조어 171개를 발표했다. 그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경제생활과 관련된 단어로, 주택 대출금의 노예라는 뜻의 '방노(房奴)', 사내에서 승진하기 위해 신입사원이 갖춰야 하는 기능을 가리키는 ‘회색기능(灰色技能)’이라는 단어 등이다. 최근 들어 중국인들에게 가장 관심거리가 되는 것이 ‘돈 벌이’ 관련 일이란 것을 반영해 준다.

개혁개방 이후 현재의 중국에서는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현상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빈부격차도 극대화되고 있으며, 어제의 친구가 오늘은 나보다 100배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기업 CEO로 변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급속한 경제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란 명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런 변화상을 잘 반영하여 주고 있는 드라마가 <전칭스따이(眞情時代)>다. 문화대혁명의 물결 속에 군인으로 복무하던 3명의 사나이가 있었다. 그들은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었으나 절친한 친구였다.
가난하고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난 청년 ‘자오’는 사업가로 성장한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개혁개방 초기 개인 소형 사업가가 된다. 그러나 그 과정과 결과는 순탄치만은 않다. 중간에는 부당한 이익을 추구하다 감옥살이를 하기도 하고, 괴팍한 성격으로 변하면서 사랑하는 여인도 그 곁을 떠나간다.

중국의‘태자당’은 부모가 고위 관리인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들, 특히 그 권세를 이용해 자신들의 정치적 혹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부류를 일컫는다. ‘하오’는 바로 그러한 부류의 한 명. 그는 권력을 이용해 정치계에 입문하는 것이 아닌 돈을 버는 것을 선택한다. 각종 사업 허가증을 ‘거래’하고, 지역 부동산 개발 사업에 개입하며, 정부의 권한이 필요한 영역에 손을 대면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재산을 축적한다. 그러나 제도가 확립되면서 그의 입지는 점차 축소되고, 한숨 짓는 세월이 늘어나게 된다.

‘리’는 평범한 국가 공무원. 다른 두 친구가 눈이 휘둥그래질 만큼 사업을 확장해 가는 동안, 때론 그들로부터 바보취급을 받으면서 성실한 중년으로 하루하루 살아간다. 가장 눈에 안 띄고 별다른 매력이 없는 역할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에게 진실을 추구하는 ‘좋은 사람’으로서의 면류관을 씌워주고 최후의 진정한 승리자로 만들어 준다.

이 세 명은 현재의 중국을 대표하는 전형적인 인물이며, 이 드라마는 많은 중국인들에게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오늘도 중국인들은 부자 되는 꿈을 안고, 널뛰기 장세를 계속하고 있는 증권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물건 배달에 여념이 없으며, 때로는 값싼 저질 식품을 공급하면서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다만, ‘어떤 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부자인가’ 하는 것은 각자가 선택할 일이겠다.  

북경 = 이재민 통신원 / 게오나투렌 중국투자자문 이사, 북경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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