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카메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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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북쪽으로 350km, 인구 약 25만의 야마가타시. 야마가타현의 현청소재지지만 일본 전체로보면 소박한 시골마을의 중심지와 별 다름없는 작은 도시다. 그러나 이 도시는 2년에 한 번 ‘국제다큐멘터리영화의 도시’로 변모한다.

10월 4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는 올해 10회째를 맞았다. 1989년 야마가타시 백주년기념의 일환으로 시작한 행사로 현재는 세계적으로 손꼽힐 정도로 역사와 명성을 지닌 다큐멘터리 영화제로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 가운데 국제경쟁부문에 오른 969개 작품 중 15개가 상영됐고, 아시아 천파만파 부문(New Asian Currents)에서 20개 작품이 선보였다. 국제경쟁부분에선 반혁명분자에서 명예회복을 하기까지 약 30년의 세월이 걸린 한 늙은 노인의 삶을 통해 질풍노도의 중국사를 대변한 왕빙 감독의 <포밍-중국의 기억>과 칸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카와세 나오미 감독의 <수유녀>가 주목을 끌었다.

또 아시아 천파만파 부문에선 빙아이란 여인을 7년간 따라다니며 삼협댐 건설로 인해 이주를 둘러싼 갈등을 그려낸 퐁옌 감독의 <빙아이>, 점점 진흙땅으로 변해가는 스가라아나칸 갯벌을 둘러싸고 고기잡이 생활에 위협을 느낀 주민들의 희망과 노력의 과정을 그린 인도네시아 유스람 피클리 안샤리 감독의 <빠지는 바다> 등이 화제가 됐다.

그리고 한국 대표작품으로 <192-399;더불어 사는 집 이야기>(감독 이현정), <파산의 기술>(감독 이강현), <OUT이반검열 두번째 이야기>(움 페미니스트 비디오 엑티비즘)가 상영돼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외에도 2007년 특집으로 <교차하는 과거와 현재-독일의 경우>라는 테마로 제2차 세계대전, 동서분단, 베를린 장벽의 붕괴, 통일 등을 담은 독일 다큐멘터리 작품 15편이 공개됐다.

이번 아시아 작품의 심사위원으론 1995년 <낮은목소리>로 오가와 신스케 상을 수상한 변영주 감독이 맡았으며, ‘중국 다큐멘터리 토론회’ 등의 특별 세미나도 열려 주목을 끌었다.
영화제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올해는 필름이 아닌 비디오 카메라로 제작된 작품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이런 경향은 YIDFF가 발족된 20여 년 전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지만, 디지털 기술이 발전한 현 시점에선 비디오 촬영을 통해 다큐멘터리가 사람들에게 보다 가깝게 접근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다큐멘터리의 작품성이 높아졌는지에 대해선 의문점을 남겼다. 무조건 찍어두자라는 경향의 작품도 없지 않았고, 단지 흥미유발을 위한 소재선택, 영상에서 메시지를 느끼기엔 한계를 느끼기에 충분한 작품 또한 많았다. 참신하고 건강한 작품이라면, 폭넓은 시야로 담은 다큐멘터리라면, 그리고 인간적인 깊은 성찰을 담은 작품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좋은 작품들로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쿄 = 황선혜 통신원/ 소니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SCN) 포털사업부문 영상사업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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