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상식과 광기의 시대가 다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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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상식과 광기의 시대가 다시 오는가?
  • PD저널
  • 승인 2007.10.3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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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목요일(18일) 방송위원회 국정감사장과 지난 월요일(22일)의 KBS에 대한 국정감사장, 증인으로 출석한 방송위원회 강동순 상임위원과 KBS 윤명식 씨의 발언을 들으며 우리 사회가 다시 몰상식과 광기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4월 이른바 ‘강동순 녹취록 파문’의 주인공인 두 사람, 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때 그들은 한나라당 정권을 다시 만들어 내기 위해 한 배를 타고 있음을 강조하던 사람들이 아니었던가? “오늘 정말 영광입니다. 근데 의원님 한 배입니다. 좌초되면 저희는 죽습니다.(당시 윤명식씨 발언 중에서)” 방송위원으로서 그리고 공영방송의 PD로서 일말의 상식과 염치를 가진 사람이라면 차마 얼굴을 들 수 없는 발언이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공정방송을 위한 것’이었다는 궤변으로 일관했다. 그들이 과거에 한 일과 녹취록 발언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변명은 뻔뻔스러움 그 자체였다. 어떻게 그들이 같은 입으로 공정방송을 말할 수 있는가?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돼 가기에 이런 궤변이 버젓이 국회에서 나오고 있는 것인가? 일부 국회의원들이 그 몰상식함을 변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들은 현재 지지율 50%를 넘는 유력 대선 후보가 소속한 당의 의원들이다. 그들이 뒤에서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은 뻔뻔하게 고개를 들 수 있었지 않았을까? 공개된 국정감사장에서 그 두 사람을 위해 궁색하게 변명하던 모습은 공당으로서 또 수권을 준비하는 정당으로서 보여 줄 수 있는 자세가 전혀 아니었다. 아무리 대선 국면이고 정권 창출이 중요하다지만 상식이 통해야 한다.

어제(30일) KBS 본관 앞과 민주 광장에서도 한바탕 광기가 휩쓸고 지나갔다. 이날 앞의 윤명식 씨가 중심이 된 소위 ‘KBS 공정방송 노동조합’이 사내 민주광장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이 단체에 참가한 사람들이 현재의 KBS 노조에 가입할 수 없기 때문에 나름의 단체를 만드는 것은 한 편으로 이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윤명식 씨가 중심이 된 단체로써 그 명칭에 ‘공정방송’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인 것은 코미디 중의 코미디다. 그런데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은 같은 날 KBS 본관 앞에서 뉴라이트 전국연합, 해병대 구국결사대 회원 등 보수 성향 단체들이 ‘편파방송종식 방송 되찾기 국민대회 개최 기자회견’을 열고는 이어서 그 출범식에 합류한 것이다. 그리고는 한 목소리로 KBS를 ‘편파방송사’라고 외쳐댄 것이다.

그러나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았다. 얼마 전 <시사저널>이 조사한 언론 매체의 영향력과 신뢰도 부문에서 1위를 한 언론사가 KBS 아니었던가? 보도까지 됐었는데, 깜박 잊어버린 건가 아니면 보도를 못 본 건가? 그럴 리가 없다. 몰상식과 광기 때문에 이성을 잃었기 때문인 것이다.

하지만 몰상식과 광기가 판치는 대선 국면의 혼탁함 속에서도 상식을 가진 사람들의 눈에는 진실이 보인다. 상식과 진실은 몰상식과 광기를 잠재우고 그들이 다시는 발호하지 못하도록 할 것으로 믿는다. 한국 현대사의 궤적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은 상식과 진실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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