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누가 책임질 것인가?
상태바
수신료, 누가 책임질 것인가?
  • PD저널
  • 승인 2007.11.14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혹시나 했던 TV 수신료 인상안 상정이 역시나로 끝났다. 어제(11/13, 화) KBS 구성원들 뿐 아니라 공영방송의 앞날을 생각해 온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갖고 국회 문광위원회 전체 회의를 주목했을 것이다. 하지만 문광위는 수신료 인상안을 끝내 상정하지 않았다.

먼저 한국 공영방송의 위기와 공영방송의 현재적 의의에 대한 수준 높은 논의와 함께 국회로 넘어온 지 두 달이 지난 수신료 인상안이 상정조차도 안 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 현재의 대선 구도에 따른 정치적 계산이 배경에 깔려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오는 20일 전후해서 상정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번 문광위의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국회만 탓할 수 없다. KBS 구성원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선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일부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희롱에 대해 KBS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해 대응해 왔는가에 대해 반성해 봐야 한다. 그들은 신뢰도와 영향력 부문에서 각각 1위로 인정받고 있는 공영방송 KBS에 대한 부당하고 정략적인 공정성 및 편파시비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다음으로 시민단체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시민단체들은 KBS 구성원들이 뭔가 더 가시적인 자구 노력을 보여 달라고 요청해 왔다. 공영방송 수호에 대한 KBS 구성원들의 진정성을 보여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KBS 구성원들은 그런 역량을 보여 주지 못했다.

특히 지난 주 목요일의 노조의 조합원 비상총회는 실망스러웠다. 노조의 조합원 총회에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이날 뭔가 의미 있는 선언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을 설득할 수 있고 일반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그 어떤 진정성 있고 구체적인 선언이 없었다. 대신 노조는 올해 안에 수신료 인상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수신료 인상안은 상정을 촉구하되 사측과의 임금 협상에도 똑같이 노력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다짐하는 대회를 치렀던 것이다. 이날 총회에 대해 언론은 꺼리가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아예 다루지 않았거나 다루더라도 비판적 기사들을 실었을 뿐이었다. 이런 점에서 KBS 노조가 위기에 처한 공영방송 KBS를 수호하는데 있어 그 역사적 사명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 뼈아픈 각성이 요구된다.

이런 가운데 중간 광고 논란 과정에서 MBC 노조가 보여 주고 있는 최근의 행보는 주목받고 있다. 어제 MBC노조는 중간광고 확대 시행으로 늘어나는 재원을 임금이나 사원들의 복지에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사측과 함께 선선히 합의, 선언한 것이다. 이런 모습은 MBC 노조와 구성원들이 중간 광고의 문제점을 보완해 궁극적으로 어떻게 방송의 공영성을 강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신선하다는 평이다.
 
작금의 수신료 현실화와 중간 광고 도입 과정에서 각 행위자들의 행태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누가 위기에 처한 작금의 공영방송을 수호하고 지상파 방송의 공공성을 강화하는데 기여했는지, 반면 누가 정치적이고 불순한 의도로 이를 방해하고 심지어 악화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했는지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