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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혼란스럽다. 한 달도 남겨 놓지 않았는데 대선판이 요동칠 수도 있다. 김경준씨가 귀국, 구속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국민의 눈과 귀는 온통 검찰로 쏠려 있다. 오는 26일 대선 후보 등록 전까지 검찰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다가 다시 일정이 촉박해 그 이후로 넘어가든지 아니면 대선 이후로 미룰 지도 모른다는 보도도 나온다.

검찰은 특히 현 시점에서 이번 수사를 하게 된 것에 큰 부담을 느낄 것이다.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자, ‘경제 대통령’이라는 프레임으로  웬만한 허물은 다 면죄부를 받아 온 후보자와 관련된 수사다. 한나라당은 제2의 김대업 사건으로 규정지으며 검찰 청사 앞에 상황실을 꾸려 놓고 소속 의원들과 변호사들을 비산 대기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인해 이후보가 낙선됐다는 인식을 가지고 검찰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지난 대선은 시대의 흐름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게 정확하다. 따라서 따지고 보면 이번 사건 수사에 검찰이 부담을 가질 이유가 없다. 혐의가 있으면 밝혀내고 없으면 없다고 밝히면 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검찰이 눈치를 보고 어물쩍 넘어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자인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의혹은 안개 속에 가려진 채 국민들은 투표 당일 투표장에 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당선되었다고 치자. 그런데 만일 이후보가 김경준이 주장하는 것처럼 BBK와 다스, 그리고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라면? 정말 상상하기 싫다. 이는 역사에 대한 반역이다. 대한민국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것이다.

정말 아무 혐의가 없다면 질질 끌지 말고 하루속히 그 의혹을 풀어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은 후보들의 정책과 미래에 대한 비젼에 귀 기울일 수 있다. 지금은 온통 이후보에 대한 의혹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후보들의 정책과 비젼을 비교하고 검증해 보고 싶은 것이 언론과 국민들의 염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언론이 감시 기능을 제대로만 해 낸다면 검찰은 투명하고 공정하며 신속한 수사를 통해 의혹을 판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노골적으로 정파성을 드러내 온 많은 언론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 낼 지는 의문이다. 몇몇 신문의 논조는 우려스럽다. 따라서 그런 신문들 빼고 나머지 신문과 인터넷 언론 그리고 방송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여기서 시사 프로그램 제작 PD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시대의 고비 고비마다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PD들이 큰 역할을 해 왔다. 집단적 힘으로 또는 경우에 따라서는 한두 명의 PD가 세상을 바꾸기도 했다. 이번도 마찬가지라고 믿는다. PD들이 두 눈 똑바로 뜨고 있다면 검찰이 이 눈치 저 눈치 볼 수 없을 것이다. 눈치 대신 소신을 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언론이 바로서야 검찰이 바로 서고 검찰이 바로 서야 언론이 바로 선다. 이 평범한 문구 속에 진리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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