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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언론탄압이 진행 중이다. 집권이 가장 유력해 보이는 정당이 한 방송사를 상대로 협박과 압력을 계속 가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또 이번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사태의 발단은 지난 22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서 에리카 김을 인터뷰한 것이었다. 방송이 나가자 한나라당은 MBC가 범죄자를 출연시킨 PD에게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여러 명의 소속 국회의원들이 MBC를 항의 방문했다. 이후에서 BBK 명함을 받았다는 이장춘 전 대사를 인터뷰하고 또 <시사매거진 2580>에서 모바일을 통한 여론 조사 결과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33.5%로 하락한 내용을 방송하자 MBC를 향한 공세가 극에 달했다.

한나라당은 심지어 <뉴스데스크>에서 BBK 관련 보도가 타 방송사 뉴스에 비해 많다고 트집을 잡기도 했다. 재차 MBC를 항의 방문하고 또 MBC앞에서 대규모의 규탄 집회를 열고 시청 거부 운동에 들어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집권하면 MBC를 가만두지 않겠다. 민영화해 버리겠다.”는 말이 이후보 캠프 주변에서 흘러나오더니 지난 28일에는 이방호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에서 "MBC는 정동영 방송"이라고 주장하며 'MBC와 전쟁'을 선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따져 보자. <손석희의 시선 집중>의 에리카 김 인터뷰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준 대표적인 사례가 아니었나? 바로 전날 미국 LA에서 에리카 김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으나 불참하는 일이 벌어지자 그 배경을 놓고 많은 사람들이 매우 궁금해 했었다. 바로 그 시점에 이루어진 적절한 방송이었다. 물론 에리카 김은  피의자 신분이다. 하지만 피의자라도 법원 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 원칙을 적용한다.

당연히 인터뷰가 가능하다. <뉴스 데스크>에서 BBK 관련 보도 건수가 많다는 항의도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타 방송사에서 너무 적게 보도한 것이 아닌가? 과 <시사 매거진 2580> 등도 마찬가지다. MBC가 ‘정동영 방송’이라고? 이는 동아일보가 ‘정연주 사장의 신문’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그야말로 낙인찍기 전략이다.

근래 많은 국민들이 검찰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검찰을 100% 신뢰수 있는가? 얼마 전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 “지지율 1위 후보를 검찰이 기소하기는 어렵다”고 말 한 것으로 보도된 적도 있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서 언론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최고의 권력자이자 동시에 도덕성의 상징이어야 할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목전에 와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유력 후보자들의 인물과 자질, 그리고 정책과 비젼에 대해 충분하고 치밀한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른바 ‘조중동문’을 포함한 많은 신문들이 정파적 보도에 매몰돼 있고 대부분의 방송들도 소극적인 가운데서 그나마 MBC의 일부 프로그램과 보도가 언론 본연의 역할을 하려 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한나라당의 MBC에 대한 공세는 말도 안 되는 언론탄압이다. 이러한 탄압에 대해 언론시민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을 강력히 규탄했다. 그리고 지난 월요일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장 언론 탄압을 중지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 과연 이런 탄압이 통할 수 있을까? MBC 노조의 지난 20년 역사를 보면 그리고 PD와 기자 등 MBC 방송인들의 면면을 보면 통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대답하기 쉽지 않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언론탄압에 대해 KBS나 SBS 등 타 방송사 주요 뉴스들은 모른 척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많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인식되지 못함으로써 한나라당의 언론 탄압 전략이 그대로 통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든다. 거기다가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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