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밤의 대통령’
상태바
부활하는 ‘밤의 대통령’
  • PD저널
  • 승인 2008.01.10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은 문화관광부 업무보고와 관련,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종 미디어 간 교차소유 및 겸영금지를 폐지,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불길하다. 한국 민주주의에 조종이 울리는가? '밤의 대통령'은 부활하는가?

인수위 측의 논리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것처럼 신문과 방송을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신문 산업의 경쟁력 강화나 활로를 위해 필요하다”, “일간지나 방송사 모두 정보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통합적으로 운영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등이다. 일견 그럴듯한 논리로 들린다. 하지만 신문 방송 겸영 허용은 심각한 폐해를 가져온다는 것이 보편적 견해다.

신문·방송 겸영 금지는 세계적 추세다. 우리가 흔히 글로벌 스탠더드로 예를 드는 OECD 국가들의 경우 모두 신문 방송 겸영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몇몇 국가의 경우 허용하더라도 매우 엄격한 규제 속에서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일부 허용하고 있으나 우리처럼 재벌이 신문을 소유 경영하지 않는다. 2차 대전 이후 신문 재벌이 존속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왜 세계 각국은 신문·방송의 겸영이나 교차 소유를 금지하고 있을까? 그것은 한마디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다. 앞서 얘기한 OECD 국가들은 모두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이다. 민주주의는 여론 다양성이 바탕이 돼야지만 성립할 수 있는 제도다. 신문 방송의 겸영을 허용할 경우 여론 독점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의 경우는 그 폐해가 더욱 극심할 것이다. 만일 겸영을 허용한다면 어떤 매체가 수혜를 받게 될 것인가? 당연히 이른바 조중동의 3대 재벌신문들이다. 이들은 발행부수, 광고, 매출액 등 신문시장의 70∼80% 가량을 차지하며 여론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이들 3대 재벌신문들이 신문시장의 독점하게 된 경위는 한국적 특수성에 기인한다. 이들에게 방송의 교차 소유까지 허용한다면 집중된 매체와 재력으로 한국사회의 모든 의제를 좌지우지하며 여론 다양성을 파괴함으로써 결국 민주주의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그 동안 신문법과 방송법은 겸영을 금지해 왔다. 그리고 2006년 6월 헌법재판소도 이종 매체 간 교차소유, 겸영금지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이명박 정부가 겸영 허용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밀어 붙일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도 많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그 배경이 3대 재벌신문 봐주기라는 점이다. 대선 과정에서 그들이 노골적으로 지원한 후보가 당선됐다. 따라서 논리에 앞서 보은 차원에서 겸영을 허용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받을 만하다.

현재 인수위측은 허용 범위를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 TV의 보도 채널과 종합편성채널 정도로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케이블 TV의 성장 추세로 볼 때 그리고 3대 재벌신문들의 자본력과 영향력으로 볼 때 가까운 시간 내에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신문·방송 겸영은 절대 안 된다. 바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다. 한국 PD연합회는 전체 언론 현업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신문 방송 겸영 허용을 막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