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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PD의 용기있는 반성SBS 이창태 PD의 ‘고해’에 부쳐
  • 승인 1999.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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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최근 sbs노보에는 <’99슈퍼엘리트모델 갈라쇼>를 연출했던 이창태 pd의 ‘고해성사’가 실렸다. <…갈라쇼> 연출 이후 쏟아진 ‘선정적 상업주의’라는 비판을 들으며 느꼈던 pd로서의 고민을 적었다. <…갈라쇼>는 림보게임이나 허리 숙여 케이크 먹기 등의 게임을 진행하면서 선정적인 카메라 앵글이나 특정부위에 대한 클로즈업 등 선정성으로 방송위원회로부터 시청자사과 명령과 연출자 징계를 받았다.이창태 pd는 “3개월 가까이 출연자들의 헬스, 스트레칭, 워킹 연습을 줄곧 보아오며 촬영을 한 까닭에 그러한 복장이나 게임이 자칫 선정적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며 “연출자로서 자신의 시각을 객관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로 “프로듀서로서 나름대로 지키고자 애써왔던 나의 자존심과 도덕성이 허물어져 내리는 것 같아 힘들었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건 출연자들에 대한 미안함이다. … 프로듀서의 저급한 책략의 희생자이거나 아니면 모델이 되기 위해 기꺼이 선정적 몸짓을 해댄 천박한 여성이 되어버린 결과가 됐”기에 출연자들에 대한 죄책감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자기가 만든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방송이 나가고 나면 이미 프로그램은 pd의 손을 떠난다. 이미 손을 떠난 프로그램들은 간혹 수많은 질책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만들기도 힘들지만 돌아오는 ‘화살’을 감당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이창태 pd처럼 스스로 그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를 내기는 더욱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이 pd의 ‘용기있는 고해’는 더욱 빛을 발한다.sbs에 들어갔을 때 들은 이야기다. 밖에 나가면 나이가 많건 적건 pd는 ‘pd선생님’으로 불리고 기자는 ‘기자양반’이라고 불린다던가. 시청자가 pd에게 바라는 것이 이 한마디에 다 들어있지 않을까. 시청자들이 딱딱한 교양프로그램은 외면한다 할지라도, 행여 조금 더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할지라도 시청자들은 ‘pd선생님’들이 좋은 프로그램, 더 ‘재미없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건지도 모른다. 마치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바라듯이 말이다.“pd선생님들! 고생되시더라도 좋은 프로그램 만들어 주세요!”
|contsmark1|이대연 기자|contsmar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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