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왕세종’ 시간대 왜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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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극 ‘엄마가 뿔났다’ 다음에 연달아 편성…시청률과 광고수익 높이기 위한 전략

KBS가 오는 31일부터 1TV에서 2TV로 이동하는 〈대왕세종〉의 편성 시간을 개편 논의과정에서 잇따라 변경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S는 주말 오후 7시50분 방송되는 주말연속극 〈엄마가 뿔났다〉 다음에 연이어 〈대왕세종〉을 편성하는 봄 개편안을 지난 14일 이사회에 보고했다. 그 후 KBS는 내부논의 끝에 〈대왕세종〉을 오후 10시 10분대에 편성하고 오후 9시대에는 기존 2TV 프로그램인 〈연예가중계〉와 〈개그콘서트〉를 시간변경 없이 편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KBS는 개편 10일을 앞둔 지난 21일 또 다시 〈대왕세종〉 시간대를 다시 이사회 보고안대로 오후 9시로 돌리기로 결정했다.


KBS가 일주일동안 〈대왕세종〉의 시간대를 2번이나 변경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왕세종〉의 경쟁력을 최대화해 광고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조경숙 편성기획팀 PD는 “〈대왕세종〉 시간대에 변경에 대한 논란과 논의가 많았다”며 “대왕세종을 2TV로 옮기는 가장 큰 이유는 2억 원 대의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하면서도 기존 시청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가장 적절한 시간대를 고민하다보니 변경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한 광고수익을 충당할 수 있는 대왕세종의 시간대를 논의하다보니, 변경에 변경을 거듭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대왕세종 채널 이동의 결정적 계기가 됐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KBS는 이사회 보고안대로 편성을 확정 짓지 않고, 오후 10시 대 카드를 검토한 것일까. 〈9시 뉴스〉와 ‘드라마 연속 편성’이 문제였다. KBS는 〈대왕세종〉을 오후 10시 15분으로 옮길 경우 1TV 기존 방영 시간대와 비슷해 〈9시 뉴스〉 시청층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또 주말연속극 〈엄마가 뿔났다〉 이후 연달아 방영할 경우 “공영방송으로서 드라마를 연속 편성한다”는 비판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렇게 편성했을 경우 〈대왕세종〉의 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려 광고수익까지 약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KBS 내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현재 주말 오후 10시대에는 MBC와 SBS 모두 드라마를 편성하고 있는 시간대로 드라마 경쟁이 치열하다. 〈대왕세종〉은 현재 평균 시청률 20% 미만으로 이전에 방영한 〈대조영〉의 시청률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또 〈연예가중계〉나 〈개그콘서트〉를 보는 시청층은 10~30대로 비교적 젊은 데 반해, 〈대왕세종〉은 중년층이 주로 보는 프로그램으로 이대로 시청층을 확정할 경우 기존 시청층을 이어갈 수 없다는 우려가 컸다. 결국 광고수익을 통해 제작비를 확보하겠다는 개편의 취지와 배치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KBS는 지난 19일 봄 편성안을 확정했음에도 불구하고 21일 오전부터 정연주 사장을 비롯해 본부장급이 참석한 임원회의를 통해 〈대왕세종〉을 〈엄마가 뿔났다〉 이후 연달아 방영하는 ‘이사회 안’대로 편성을 돌려놨다.

〈대왕세종〉의 최종 확정된 편성 시간은 주말 오후 9시 5분이다. 〈대왕세종〉이 1TV 메인뉴스인 〈9시 뉴스〉와 시간대가 겹치는 것에 대해서는 〈대왕세종〉 방영시각(광고를 뺀 실제 방송시간)이 오후 9시 10분쯤으로 될 것으로 예상, 시청자들이 주말 〈9시뉴스〉의 주요 소식을 모두 시청한 뒤 〈대왕세종〉으로 채널을 넘어올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인기리에 방영중인 〈엄마가 뿔났다〉는 10분 연장 편성된다.

하지만 KBS는 ‘드라마 연속 편성’, ‘주말연속극 10분 연장’이라는 상업성 비판에서는 벗어나기 어려워졌다. 이제 주사위는 정말 던져졌다. 무엇이 KBS에게 득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시청자의 판단을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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