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낙선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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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낙선 운동?
[큐칼럼]
  • 승인 2000.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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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새 술은 새 부대에. 새 천년에 걸맞게 낡은 인물은 떨어뜨리자고 한다. 400여개 시민단체가 2000년 총선시민연대를 발족시켰고 그 며칠 전에는 경실련이 공천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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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명단이 발표되고 시민연대의 규모가 매우 커지자 정치권에서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객관성과 대표성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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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그리고 또 등장한 말, 악법도 법이다. "사회단체는 당선이나 낙선을 목적으로 지지나 반대를 할 수 없다"는 선거법 87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불법행위라는 것이다. 87년 6월 호헌철폐,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며 길거리에 나섰던 학생, 시민들에게 기득권 세력이 했던 말이기도 하다. 엄혹한 유신 치하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게 했던 권력도 법에 근거하고 있었다. 이 땅에 민주화가 조금이라도 이루어졌다면 그 공로의 대부분은 당시의 법 테두리를 벗어난 "범법자"들의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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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밀실에서 이루어지는 공천관행이 정치구조를 어떻게 왜곡시키는가 하는 점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심각하다. 하지만 정치권은 여야가 따로 없이 한 목소리로 범법이라고 반격만 하지 자신의 허물에 대한 겸허한 반성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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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4|사실 선진국이라면 시민단체의 정치 참여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반대하는 것 역시 문제가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노조의 정치 활동이 합법화된 마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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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9|법을 만드는 것은 입법부의 소관이다. 그런데 만약 국민 대다수에게는 이익이 되는데 입법부 의원들에게 손해가 되는 법안이 필요하다면 그들은 그 법안을 입안할 수 있을까. 누구를 위한 적법이고 불법인지 따져야 할 지경에 이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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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1|국회의원은 국민이 뽑는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전제는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라는 사실이다. 대표라 함은 앞에 나서서 어깨에 힘주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에게 기여하라는 뜻이다. 그 당연한 상식이 한번도 실현되지 못한 데서 정치 불신과 혐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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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그 불신과 혐오가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한다. 정치권이 국민을 섬기려 하지 않고 군림하려 했기 때문에 다다른 당연한 귀결이다. 결정적으로는 imf에 따른 고통을 정치권은 전혀 분담하지 않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쳤다는 데서 국민들은 배신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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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5|시민 단체가 이토록 파격적인 방식으로 터뜨리고 국민들이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보아도 정치권에 대한 감정의 악화 정도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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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0|한편으로는 방송의 역할에 대해서 자성하는 계기로도 삼아야겠다. 흔히 언론의 기능을 환경감시기능이라고 하지만 정치환경이야말로 우리의 일상을 규정하는 중요한 환경이다. 개표 방송을 마치고 다음 개표 방송을 할 때까지, 국민의 대표가 국민을 제대로 대표하고 있는지,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것, 그들에 대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일이 우리의 책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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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2|참정권에 목마른 유권자들이 직접 권리 찾기에 나서기도 한다. 인터넷에 개설된 낙선 관련 사이트도 그 중의 하나이다. 이른바 "고스톱 의원" 명단 공개에 이어 "추태 의원"들을 사진과 함께 첫 페이지에 걸어놓았다. 사이트 이름이 처음에는 "낙선 밀레니엄"이었다가 선관위로부터 지적을 받고 나서 "그냥 밀레니엄"으로 바꾸었다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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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7|놀라운 것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네티즌들이 대단한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신세대들은 오히려 바른 정치를 깊이 갈구하고 있는 듯하다. 개설된지 열흘 남짓에 5만명 이상이 다녀갔고 대부분 지지의 글을 게시판에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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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9|새 천년이다. 정치권은 남의 눈의 티끌이 아니라 제 눈의 들보를 보아야 할 것이다. 법 조항이 시대의 정신을 담지 못한다면 바꾸는 것이 당연하다. 낡은 틀로 불법을 잉태케 하고 범법자를 양산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불신 받는 정치권이 자기 방어 논리로 형식논리적 적법성만을 운운한다면 심각한 저항에 부닥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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