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방송에 ‘PD저널리즘’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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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방송에 ‘PD저널리즘’이 필요한 이유
[기고]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협동사무처장
  • PD저널
  • 승인 2008.03.28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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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방송은 기자만의 전유물일까. 방송에서 선거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들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에는 시사교양프로그램이 비교적 다양한 선거 아이템을 다뤘다. 선거보도 감시를 하는 입장이었던 나는, 당시 시사교양프로그램이 정책 위주의 심도 있는 내용이 아니었고 좀 더 쉽고 흥미롭게 구성하지 못했다고 타박을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는 양반이었다. 전통적인 시사프로그램 이외에도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오전 프로그램들도 앞 다퉈 선거관련 토론 및 특집 시리즈를 편성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정은 점점 악화되었다. 2006년 지방선거는 월드컵 특수에 묻혀 MBC와 SBS가 단 한건의 시사교양프로그램에서도 선거를 다루지 않았으며, 2007년 대선에서도 SBS는 선거와 관련된 시사교양프로그램이 전혀 없었다. MBC와 KBS도 몇 건의 대표적 방송이 겨우 명맥을 유지했을 뿐, PD가 제작하는 선거방송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시사교양프로그램이 선거를 적극적으로 다뤄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우선 시사교양프로그램에서 선거관련 아이템이 많아지면, 선거 분위기가 살아난다. 정치보도의 고질적인 문제로 많은 국민은 정치에 대해 혐오감과 무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럴수록 방송은 유권자에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의 의미를 설명하고, 선거참여의 필요성을 각인시켜줘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뉴스에서만 선거를 다룰 것이 아니라 시사교양프로그램에서 다양하고 참신한 시각에서 선거를 다뤄주는 것은 선거 분위기를 고양시키고 선거 참여율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두 번째는 보다 심도 깊은 선거정보의 제공은 시사교양프로그램을 통해 가능하다는 점이다. 먼저 현재 방송뉴스가 대부분 2분여의 짧은 시간을 할애한 리포트 중심으로 가다보니 아무래도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심층적인 보도라기보다는 사실을 간단히 정리해서 보여주는 수준에 그치는 한계가 있다. 반면 시사교양프로그램은 시간적인 여유도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탐사보도․심층보도로 진가를 보인 ‘PD저널리즘’을 통해 선거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선거방송심의규정 20조 “방송은 선거일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법의 규정에 의한 방송 및 보도토론방송을 제외한 프로그램에 후보자를 출연시키거나 후보자의 음성영상 등 실질적인 출연효과를 주는 내용을 방송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규정 때문에 PD들의 선거방송 제작이 심각하게 위축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2월 20일 방송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보도토론방송'의 범위에 ‘시사속보와 해설을 목적으로 하는 PD제작물’을 포함시키는 유권해석을 한 이후 이러한 문제는 일단 해결이 되었다. 다만 ‘특정 정당과 후보에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다분히 정치인 중심적인 기계적 균형에 치중하는 선거심의 분위기에서 PD저널리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도 현재와 같이 선거관련 아이템이 적은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008년 총선(3/3~3/19)에서도 SBS는 선거관련 시사교양프로그램이 한 건도 없었으며, MBC는 〈시사매거진2580〉에서 단 한 꼭지뿐이다. KBS도 대부분 데일리 시사보도프로그램인 〈시사투나잇〉 방송이 대부분이다. 지금부터라도 PD저널리즘이 선거방송에서도 꽃을 피워 시청자와 유권자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고 올바른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책임과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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