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제도, 내일도 코미디 P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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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MBC 〈비포&애프터 성형외과〉 김민식 PD

MBC의 두 번째 시추에이션드라마 〈비포&애프터 성형외과〉(연출 김민식·김상협·김도형, 이하 비포&애프터)가 지난달 30일 막을 내렸다. 〈비포&애프터〉는 성형외과를 찾는 이들의 갖가지 사연을 중심으로 성형을 둘러싼 사회의 시선, 미용성형과 재건성형 등 성형수술의 빛과 그늘을 조명했다.

〈비포&애프터〉를 기획하고 공동 연출한 김민식 PD는 “성형수술을 바라보는 사회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성형이 대중적인 소재이지만 드라마로 다루기는 어려움이 있었죠. 너나없이 성형을 하면서도 안티가 많잖아요. 성형을 반대하는 사람도 안 예쁜 여자를 보면 외모에 신경을 안 쓴다고 탓하죠. 과연 개인의 허영심 때문에 성형을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회가 너무 미적으로만 가기 때문에 성형에 몰리는 건 아닐까요.”

처음 〈비포&애프터〉를 ‘성형 판타지 드라마’ 혹은 ‘사회 풍자 코미디’로 소개한 것도 그런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 PD는 “기획의도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저희 드라마는 3명의 PD가 공동으로 연출하는 시스템입니다. 배구 시합에 비유하면 리시브와 토스, 스파이크가 각각 잘 돼야 하는데, 문제는 연출가란 사람이 살짝 토스만 하고 싶어 하진 않는다는 거죠. 각자가 선 굵은 얘기를 하고 싶어 하다 보니 정확하고 일관되게 주제에 몰입된 것 같지 않아 아쉽습니다.”

▲ MBC '비포&애프터 성형외과'를 기획하고 공동연출한 김민식 PD
김 PD는 〈뉴논스톱〉, 〈레인보우 로망스〉 등의 시트콤을 연출하며 10여년을 예능국에서 보내고, 지난해 3월 사내 공모를 통해 드라마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매주 5편씩, 2년 반 동안 400편의 시트콤을 만들다가 시간이나 제작비면에서 훨씬 여유 있는 드라마국으로 옮기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그래서 “예능국 동료, 선후배들에게 미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 환경의 열악함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 PD는 “외주제작사가 난립하며 ‘규모의 경제’에 급급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적은 예산으로도 알차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고, 그 믿음을 캐스팅에서부터 실천했다.

〈뉴논스톱〉에서 조인성과 장나라 등 톱스타들을 배출시킨 김 PD는 이번에도 ‘숨은 배우’를 찾는데 주력했다. 〈비포&애프터〉로 첫 드라마 신고식을 치른 홍지민도 그가 발굴한 인물. 뮤지컬 배우로 활동해 온 홍지민은 〈비포&애프터〉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받았고, 현재 SBS 〈온에어〉에서 활약 중이다.

“지금 최고의 스타도 중요하지만 차세대 스타를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고 스타만 찾다보면 몸값만 올라가죠. 저는 5년 뒤에 최고가 될 친구를 지금 만나 성장과정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새로운 인물을 찾는 것도 연출자의 일하는 재미가 아닐까요.”

예능국에서 드라마국으로 소속을 옮긴지 1년. 김 PD는 그러나 “아직 시트콤 PD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한다. “제 정체성은 여전히 시트콤 PD입니다. 코미디가 좋아 예능국에 입사했고, 코미디적인 드라마를 하고 싶습니다. 드라마국에 온 것도 스케일이 큰 드라마보다는 저예산의 코미디를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는 말한다. “나는 어제도 코미디 PD였고 오늘도, 내일도 코미디 PD”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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