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운하와 같은 중요한 결정에 대해 정부 당국자, 여권, 전문가만이 정보를 독점해선 안 된다. 국토환경을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변형·파괴할 가능성이 분명한 대운하 정책의 모든 과정을 국민에게 낱낱이 알려야 한다. 소수가 밀실에서 정책을 결정하려는 것은 ‘오만함’의 극치다.”
국토해양부 내부 문건을 입수해 지난 달 27일 SBS <8뉴스>에서 정부의 대운하 추진 계획을 단독 보도한 박수택 SBS 환경전문 기자는 대운하를 추진하는 정부의 태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박 기자가 입수한 국토해양부 문건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4월로 구체적인 대운하 착공 시점을 정해놓고 자세한 추진 전략을 세워 놓았다. 내년 4월 착공 일정을 맞추기 위해 법령의 방향을 잡아놓고, 심지어 대국민 홍보 전략까지 세웠다.
박 기자는 “문건의 내용은 지금까지 했던 정부 여당의 발언과는 상반되는 내용이었다”며 “대운하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했으면 백지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하는데 이미 추진을 전제로 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박 기자는 대운하를 총선 공약으로 내놓지 않고 있는 한나라당의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권이 대운하를 추진할 의도가 있다면 당당하게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앞으로 여론 동향을 살피고 국민 투표까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에 대해서도 “표를 위해 대운하를 반대할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주의’를 이념으로 삼아 총선이 끝나도 환경과 생태를 아우르는 문제를 이슈화해 입법 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흔히 중립을 지키라고 요구되는 기자임에도 대운하에 대해 거침없이 말하는 박 기자. 그는 오히려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 무책임한 언론”이라며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하고, 결론이 나오면 진실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땅은 우리만 사는 게 아니라 자손에게 대대로 물려줘야 하는데 21세기 초반에 우리가 무슨 권리로 다 파헤치려 하는가. 물론 이렇게 말하면 환경운동가냐고 하겠지만 이건 상식이다. 나도 기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시민이다.”
박 기자는 “앞으로 언론인에게 남은 과제도 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문건이 공개된 이후에도 “단지 실무 차원에서 작성한 것”이라고 발뺌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태도에 대해 과연 실무선에서 작성하고 끝나는 건지, 최고 책임자도 알고 있었는지 등을 또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인이 건설업계나 특정 정파를 위해 봉사하는 것인지 시청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국민 여론에 충실해 대운하가 과연 필요한 것인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