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어긋난 방송사 예측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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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어긋난 방송사 예측조사
[미디어클리핑] 한나라 153석 민주 81석…언론들 “독주 안돼” 경고
  • 김세옥 기자
  • 승인 2008.04.10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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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153석으로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했다. 그러나 전 상임위의 과반을 점하는 ‘매직넘버’인 168석에는 이르지 못했다. 통합민주당은 당초 목표였던 개헌저지선(100석) 확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81석에 머물렀다.

자유선진당은 18석으로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했으며 친박연대는 당초 목표를 상회한 14석을 확보했다. 민주노동당은 경남 사천에 출마한 강기갑 의원이 여당의 실세인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꺾고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됐음에도 불구하고 5석을 얻는데 그쳤다.

창조한국당은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문국현 후보의 당선과 함께 3석을 확보했다. 무소속은 25석을 얻었으며 심상정·노회찬이란 진보진영 스타급 의원을 대표 선수로 내세운 진보신당은 한 석도 얻지 못했다.

▲ 경향신문 31면

“독주 유혹 빠져선 안 된다” 경고는 같지만….

10일자 아침 신문들은 일제히 과반 의석을 확보한 한나라당을 향해 한반도 대운하 등을 거론하며 ‘독주의 유혹’에 빠져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톤은 조금씩 달랐다.

<한겨레>는 31면 사설 “보수세력의 의회 장악과 민주당의 서울참패”에서 “한나라당이 원내 과반 의석을 차지하긴 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꼭 승리했다고 자신있게 말하긴 어렵다”면서 서울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들에서 상당 수 후보들이 고전한 점을 지적했다.

<한겨레>는 “수도권 승리도 한나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민주당의 부진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수 의석을 얻었다고 오로지 의석수만 믿고 밀어붙여선 안 되며, 그럴수록 겸허하게 야당과 대화하면 국회를 운영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원내 1당으로 올라서긴 했지만, 비례대표 득표율(22석)에선 예상보다 낮은 지지를 받은 의미를 한나라당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며 “국민은 ‘출범 한 달 밖에 안 된 정권이 실패해선 안 된다’는 바람을 표출했지, 새 정부가 내놓거나 추진 예정인 개별 정책들을 무조건 다 지지해준 게 아니다.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재오·이방호 의원이 낙선한 이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과반을 점했다는 이유로 한반도 대운하 등의 공약을 밀어붙여선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경향신문>도 31면 사설 “이명박 정권은 ‘독주의 유혹’ 빠지지 말아야”에서 한나라당이 기대했던 ‘안정 과반 의석’(168석) 확보에 실패하고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이방호 의원이 낙선한 것을 언급하며 “이번 선거 결과를 ‘하고 싶은 일은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 오만과 독선의 함정에 빠진다면 그 앞날은 불 보듯 뻔하다”고 경고했다.

<경향신문>은 “국민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수적 우세로 앞세워 밀어붙인다거나, 갖가지 개혁입법을 뒤로 되돌리려 한다면 거센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면서 “멀리 갈 것도 없다. 바로 4년 전 17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과반의석 획득 이후 어떤 과정을 거쳐 몰락해갔는지를 되돌아보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39면

대운하, 국민 설득만 하면 되나

<조선일보>도 39면 사설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국민 무서운 줄 알라”에서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정책적 우선순위를 국민에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우선순위를 겸허하게 수용할 일”이라면서 “대운하와 같은 논란이 많은 정책을 무리하게 강행할 생각을 말아야 한다. 국민은 그러라고 한나라당에 표를 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여기까진 <경향신문>, <한겨레>와 같은 얘기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국민을 더 설득하고 의견을 더 수렴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국민은 대운하 정책의 추진 과정부터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 의견 수렴은 이 대통령도 계속 강조하고 있는 원칙적 입장이다. 지난 1월 신년 연설에서도 이 대통령은 “향후 1년 정도 의견 수렴과 다양한 합의를 거쳐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 정부 부처와 각 지자체들이 대운하 추진을 기정사실화한 계획들을 수립하고 있음이 각종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대운하는 국민의 여론도 중요하지만 건설에 따른 손실과 재앙이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국민을 설득하는 일에 앞서 사업 자체를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국민을 설득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의 민주성만을 담보하는 게 만사형통은 아니다.

진보진영의 열세 이유가 ‘종북’ 때문?

<조선일보>는 17대 총선과 비교해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에 대한 지지가 반토막난 것을 지적하며 “종북(從北) 행태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라고 결론 내렸다.

반면 <한겨레>는 “진보정당이 국회에 진출한 이후 노동자·서민들이 기대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 게 큰 이유지만, 총선을 앞두고 둘로 갈라져 서로 다투는 듯한 모습을 보인 탓도 적지 않다”고 분석하면서 “분열하지만 않았다면 수도권 등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잇을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도 진보진영의 초라한 성적표에 대해 “진보적 대안을 정책으로나 담론으로나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도 “강기갑·권영길 의원의 당선과 노회찬 의원의 선전은 국민들이 진보 세력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의미를 짚었다.

예측 어긋난 방송사 예측조사

▲ 중앙일보 10면

이날 아침 신문들은 예측이 어긋난 방송 4사의 총선 예측조사를 일제히 꼬집었다.

<경향신문> 6면 “방송 출구조사 또 빗나가…최대 30석 안팎까지 차이”
<동아일보> 16면 “방송사 또 ‘깜짝쇼’…출구조사와 다른 결과 속출”
<조선일보> 6면 “개표 드라마 ‘어, 아니네’…완전히 빗나간 방송사 출구조사”
<중앙일보> 6면 “방송사 ‘한나라 최대 184석’…출구조사 4번 연속 빗나가”
<한겨레> 13면 “출구조사 이번에도 ‘헛발질’”
<한국일보> 16면 “또 빗나간 출구조사…신뢰도 ‘낙선’”

방송 4사는 9일 오후 6시 투표 마감과 함께 일제히 예측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예측과 어긋나는 선거구가 속속 등장해 방송 중간에 한나라당의 예상 의석수를 크게 낮추는 등 진땀을 뺐다.

<KBS>와 <MBC>가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에선 한나라당이 154~178석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조사 대신 전화 여론조사로 분석을 한 <SBS>와 <YTN>은 각각 162~181석, 160~184석으로 좀 더 높은 예상치를 냈다. 통합민주당에 대해서도 67~93석으로 예측했고 자유선진당 10~18석, 친박연대 5~11석, 민주노동당 2~7석을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 개표에 들어가면서 이 같은 예상치는 속속 깨지기 시작, 방송사들이 승리를 점쳤던 이방호·정종복 한나라당 후보 등이 다수 탈락했다. 결국 방송사들은 중앙선관위의 전국 개표가 90% 이상 진행된 오후 11시께 <MBC>는 한나라당 예상 의석수를 152석으로 낮췄다.

방송사들의 예측조사가 빗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6년 15대 총선 때 지상파 방송 3사는 공동 출구조사를 통해 신한국당이 175석을 차지할 것이라 예측했지만 결과는 139석이었다. 2000년 16대 때도 방송사들은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의 우세를 점쳤지만 결과는 한나라당이 133석으로 원내 1당이 됐으며,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당시에도 방송 3사는 열린우리당 150~18석, 한나라당 90~110석을 예측했으나 결과는 열린우리당 152석, 한나라당 121석이었다.

‘폴리널리스트’ 누가 금배지 달았나

<한국일보>는 15면에서 18대 국회에 새롭게 입성하게 된 전직 언론인 출신 당선자들을 헤아려봤다.

<SBS> 아나운서 출신인 유정현 한나라당 후보(서울 중랑갑)는 무소속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을 누르고 금배지를 달게 됐다. <한국일보>는 “유 후보가 방송인 출신으로서의 인지도와 여당 후보를 무기로 텃밭에서 4선에 도전하는 관록의 이 후보를 제쳤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한 <헤럴드미디어> 회장 출신인 홍정욱 후보(서울 노원병),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김효재 후보(서울 성북을), <경향신문> 기자 출신 강승규 후보(서울 마포갑), <YTN> 기자 출신 김영우 후보(경기 연천·포천), <KBS> 기자 출신인 신상범 후보(경남 산청·함양·거창)와 안형환 후보(서울 금천) 등도 18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반면 <동아일보> 편집국장 출신의 이규민 한나라당 후보(인천 서구·강화을)와 <조선일보> 기자 출신 이진동 한나라당 후보(경기 안산상록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김재목 통합민주당 후보(경기 안산상록을) 등은 고배를 마셨다.

▲ 전자신문 2면

방송사업 재허가 유효기간 1~3년으로 전환

<전자신문>은 2면에서 “방송사업 재허가 유효기간이 ‘3년’에서 ‘1~3년’으로 바뀔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재허가 심사결과 일정기준에 미달하는 사업자를 시장에서 즉시 퇴출하지 않고 단기 유효기간을 신축적으로 부여, 문제를 개선토록 한다는 것이다.

<전자신문>은 “9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 2004년 12월 경인지역 지상파 민영방송이 재정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재허가에서 탈락한 뒤 지역 주민의 시청권이 훼손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대 개선책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공·민영 및 매체별로 방송사업 평가항목을 차별화할 방침”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방송사업 허가 유효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게 방통위 복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방통위는 오는 7월까지 단기 유효기간 설정 여부를 정하고 11월까지 재허가 불가에 대응한 국민 시청권 확보 규정을 새로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공영·민영·유료 등 방송매체 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같은 평가기준을 적용하는 현행제도의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문·방송겸영, 제한적 허용으로 ‘가닥’

<한국일보>는 2면 “柳문화 ‘신문·방송 겸영 주요신문엔 최소화”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신문·방송 겸업 허용과 관련해, 주요 신문사가 방송까지 하는 것에 반대가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 장관은 “아직 본격적으로 겸토를 시작하지 않아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큰 범위 안에서의 제한적 허용은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신문·방송 겸업 허용 법안이 올해 정기국회에 상정될 수 있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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