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 무책임한 싸움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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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조 무책임한 싸움 중단하라”
손관수 기자· 심웅섭 PD, 사내 게시판에 비판글 게재 ‘시끌시끌’
  • 이기수 기자
  • 승인 2008.04.25 19: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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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조는 지난 22일부터 정연주 사장 퇴진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 KBS노조는 지난 22일부터 정연주 사장 퇴진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박승규, 이하 KBS노조)가 지난 22일부터 ‘정연주 사장 퇴진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KBS노조의 서명운동’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손관수 기자와 심웅섭 PD는 각각 23일과 25일 KBS 사내게시판인 코비스(Kobis)를 통해 본인의 실명으로 “‘정 사장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는 KBS노조가 명분이 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며 “방송구조개편 등 ‘큰 싸움’을 준비하는 KBS노조의 진정성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손관수 KBS 기자는 ‘더 이상 무슨 서명이 필요하단 말입니까’라는 제목으로 노조를 향해 날선 비판을 담은 글을 올렸다. 지난 2월 사내 내부 게시판을 통해 KBS노조를 통렬하게 비판했던 손 기자는 최근 노조의 행보에 대해서도 “명분을 잃어버린 행태"라며 이런 노조의 투쟁 방식이 오히려 "보수언론에게 기사먹잇감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기자는 “방송구조개편에 대한 처절한 경고와 선 경영진 퇴진 압박, 공영방송 사수. 독립성 확보 선언과 선 정연주 퇴진, 보수언론에 대한 맹비난과 보수언론에 대한 더할 수 없는 기사먹잇감 제공, 경영적자 무능경영 질타와 ‘돈벌자고 공영성 포기하는 무책임한 경영’이라는 두 갈래의 비판은 과연 노동조합이 내건 깃발 중 어느 게 진실인지 헷갈리게 할 뿐”이라며 “혹시 자칫 ‘미운 놈은 무엇을 해도 미울 뿐이다’고 하듯이 ‘반정연주면 어떤 논리라도 좋다’는 편의주의에 기댄 것이라면 그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KBS노조가 정 사장 퇴진을 주장하면서도 동아 등에서 ‘KBS노조가 출근 저지 운동을 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 ‘오보’라고 주장하는 KBS노조의 모호한 태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조합이 보수언론을 맹비난하면서도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먹잇감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라며 “정연주 사장 퇴진 서명을 받은 뒤 과연 어찌하겠다는 것인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직원간의 신뢰를 바닥으로 밀어넣고 어떻게 조직의 미래를 도모할 수 있겠냐”며 “노조가 호소한대로 ‘공영방송인들이 진정한 큰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면 그 힘을 스스로 분산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손 기자는 마지막으로 언론노조와의 연대를 강조하며 “‘그 큰 싸움’ 우군 없이는 불가능하고 언론노조와의 연대 없이는 불가능 없다”며 “언론노조, 시민사회단체와의 강고한 연대 투쟁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심웅섭 PD도 25일 ‘사장퇴진운동 명분없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 사장 퇴진 운동이 불가한 이유를 6가지로 설명했다.

심 PD는 KBS노조를 향해 “정 사장을 퇴진시킨 후에 어떤 사장이 올 것인지, 그로인해 KBS가 누리게 될 혜택은 무엇인지, 장기적으로 KBS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들어보지 못했다”며 “정권과 가까운 사장이 와서 확실히 수신료도 인상하고 KBS의 장래를 지켜준다는 보장이 있다면 제시하고 그렇지 않다면 무책임한 퇴진운동은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PD는 “정 사장 퇴진은 결국 정권이 바뀌었으니 코드가 맞지 않는 정 사장은 나가달라는 말밖에 안된다”며 “이는 부분적으로 어렵게 얻어낸 방송의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일로 지난 20년간 노동조합의 주도하에 KBS가 얻어낸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심 PD는 △정연주 사장은 능력과 성과를 떠나서 노동조합과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아서 임명된 사장이라는 점 △ 적자경영, 수신료 인상실패는 정 사장의 책임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 △법으로 정해진 임기를 조합원의 여론만으로 단축시킬 수 없다는 점 △ 사장 퇴진 후 노조가 제시하는 청사진읅 알 수 없다는 점 △ 정 사장을 물러나게 하더라도 KBS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 △ 정 사장 퇴진운동은 방송의 독립성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일이라는 점 등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이에 대해 윤형혁 KBS노조 정책실장은 “정 사장 퇴진 운동에 대해서 KBS 내부에 대해서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방송구조 개편 등에 대해서는 정 사장 구도로는 갈 수 없다”며 “서명운동을 전개하면서 정 사장이 퇴진 의사를 보이지 않는다면 새로운 싸움들을 전개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KBS노조는 28일 정 사장 퇴진 서명운동에 대한 중간 점검을 할 계획이다.

다음은 손관수 기자와 심웅섭 PD가 사내 게시판에 게재한 주장글 전문이다.

더 이상 무슨 서명이 필요하단 말입니까?
-노동조합은 즉각 사장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서라-

정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통한 퇴진만이 조합이 주장하는 사안의 심각성과 중대성, 시급성을 해소하는 유일한 지름길입니다. '정연주 사장이 최대 걸림돌이고, 정사장이 죽어야 KBS가 살고, 방송구조개편이 엄습해 오는 이 중차대한 시점'에 또다시 퇴진 촉구 서명을 받는다는 것은 너무 한가로워 보입니다.

그동안의 평가로 충분합니다. 직원 10명중 8명이 정연주 사장의 무능을 질타하며 그의 퇴진을 원한다는 그간 수차례의 설문조사가 미흡합니까? 정사장의 이적성(?)과 무능성과 뻔뻔함이 만천하에 드러나 선전되고 있는데 무슨 서명이 또 필요하다는 말입니까? 나는 노동조합의 직무유기라고 봅니다. 조합은 최소한 떳떳해야 합니다.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최근 관계를 회복한 언론노조와 연대해 정사장 출근저지 투쟁 일주일이면 충분한 일을, 무엇이 부족해 또 조합원들에게, 사원들에게 그 부담을 떠넘기고 있습니까?

더욱 우려되는 점은 조합이 'KBS노조가 정연주 사장 출근저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는 동아일보의 보도를 오보라고 맹비판하며 상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대목입니다. 정연주 사장 퇴진 서명을 받은 뒤 과연 어찌하겠다는 것인지 우려스럽습니다.

조합이 잘 적시한 대로 보수언론은 조합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목하며 KBS 비판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보수언론에 대한 조합의 신경증과 날선 비판은 그래서 이해할만합니다. 그런데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간 저간의 사정, 한국언론의 저열성을 너무나 정확히 꿰뚫고 있는 조합이 그들을 맹비난하면서도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먹잇감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탄압을 받으면서도 희열을 느끼는 매조키즘의 발로입니까? 아니면 한사람을 왕따시키면서 희열을 느끼는 쌔디즘의 우물에 빠진 것입니까?

방송구조개편에 대한 처절한 경고와 선 경영진 퇴진 압박, 공영방송 사수. 독립성 확보 선언과 선 정연주 퇴진, 보수언론에 대한 맹비난과 보수언론에 대한 더할 수 없는 기사먹잇감 제공, 경영적자 무능경영 질타와 ‘돈벌자고 공영성 포기하는 무책임한 경영’이라는 두갈래의 비판은 과연 노동조합이 내건 깃발중 어느게 진실인지 헷갈리게 할 뿐입니다. 혹시 자칫 ‘미운놈은 무엇을 해도 미울 뿐이다’고 하듯이 ‘반정연주면 어떤 논리라도 좋다’는 편의주의에 기댄 것이라면 그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민해야 할 겁니다.

더구나 우리는 언론사 노동조합입니다. 말을 먹고, 말의 흐름을 먹고 사는 명색이 언론사 노조입니다. 우리 자신에게도 논리적이어야 하고, 상대에게도 객관적인, 정확한 신호를 줘야 합니다. 하여 저는 그간 노조의 주장과 인쇄물, 각종 현안 발언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현 노동조합이 '정연주 사장의 퇴진만이 모든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 조건이다‘라고 진정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믿고 그렇다면 지금 즉각 출근 저지 투쟁을 통한 퇴진 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며 그것만이, 최소한의 논리가 보장된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는 것입니다.

또한 제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지난번 보도본부 팀장 인사 이후 나붙었던 노조의 '부역자'라는 비판 때문이기도 합니다. 부역! 이 얼마나 끔찍하고 참담한 말입니까? 일제 식민지배,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부역'이라는 단어는 좌파, 좌익에 못지않은 천형의 낙인과 같은 말이 됐습니다. 일제 부역자.. 후손들까지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공산당 부역자.. 죽창에 숨을 거둔 사람들이 숱합니다. 부역이라는 매도 뒤에는 상대방을 적으로 보는 피아의 구분이 있습니다. 정연주 사장이 적이고 그와 협력한, 아니면 그를 비판하지 않은 사람은 모두 적이라는 것이겠죠? 정말 그렇습니까? 정연주 사장이 그런 악의 수괴이고 그와 5년을 같이 한 사람들은 부끄러운 부역자들입니까?

그렇다면 현 노동조합은 어떻습니까? 그런 수괴와 임금과 단체협상을 하고, 조합원의 총의를 배반하고 그런 경영진과 팀제 보전을 적당히 타협하고, 그런 자들과 단체로 혹은 단독으로 만나 폭탄주를 기울이며 밀담을 나눈 노조와 위원장은 어떤 평가를 받아야 합니까? 이런 무능한 경영진의 되지도 않을 수신료 인상 헛발질에 동조해 언론노조까지 끌어들여 결과적으로 이 정연주 사장 체제를 온존시킨는데 기여한 노동조합은 무엇을 한 겁니까? 그래도 이들에게 부역자라는 딱지를 붙이겠습니까?

그렇다면 저를 고발하십시오. 제가 제1의 부역자 아닙니까? 기자협회장으로 팀제 출범을 방조했고 이후에도 팀제 덕에 외교안보데스크를 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1라디오의 가장 큰 시사프로그램까지 꿰찬적도 있으니 이런 부역자가 어디 있습니까? 더구나 세상이 바뀐지도 모르고 최근에는 정연주사장의 퇴진 투쟁은 제 발등을 찍는 것이라며 노조의 투쟁에 반기를 들기도 했으니 이런 꼴통 부역자가 어디 있습니까? 저를 고발하고 단죄하십시오. 괜히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여러 직원들 부역자나 추종자로 내모는 치졸한 행태 보이지 말고 진짜 부역자를 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만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단죄할 때 제발 욕보이지 말고 깨끗하게 단칼에 죽여달라는 것입니다. 예전부터 전장에서도 패전한 장수의 깨끗하게 죽을 권리는, 최소한의 명예는 지켜주지 않았습니까?

노조의 부역자 색출에 힘을 받아서인지 지금 회사내 일각에선 '줄을 서라'는 소위 '인수위 실세'들까지 등장했다는 설도 유력하게 돌고 있습니다. 정말 이렇게까지 몰고 가야겠습니까? 조합이 이런 움직임을 방조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렇다면 혹시 지금의 서명 운동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은 '사실상의 부역자'입니까? '회개하지 못하는 추종세력들‘입니까?
’살생부‘ ’매카시즘의 공포‘가 생각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밖에서는 어떻게 볼지 궁금합니다. 과연 ’공영방송 사수투쟁‘이라고 봐줄 지, 아니면 지독한 ’권력투쟁‘이라고 볼 지 자신이 없습니다. 우리에게 언론인이란 말은 정말 허울뿐인 것이었던가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정사장에 대해선 그간의 숱한 평가와 설문조사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조합원과 직원들의 양심을 더이상 시험하지 말고 '정사장 출근저지 투쟁'이라는 정치적 결단을 즉각 내리기를 진정으로 요구합니다. 제가 자신합니다. 언론노조와의 1주일 연대투쟁이면 정사장 퇴진시킬 수 있습니다.

조직의 개혁과 혁신은 조직의 기본은 보존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지, 이런 기본과 생명줄마저 버리고서는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조직원간의 신뢰를 바닥으로 밀어넣고 어떻게 조직의 미래를 도모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노조가 잘 보고 있듯이 공영방송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자본으로 무장한 무한 권력의 방송구조 개편이 닥쳐오고 있습니다. 노조가 호소한대로 ‘공영방송인들이 진정한 큰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면 그 힘을 스스로 분산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시 한번 촉구하지만 ‘그 큰 싸움’ 우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언론노조와의 연대없이는 불가능합니다. KBS 노조 혼자 나서서 그 큰 싸움 하겠다고 하면 그 용기는 가상하다고 기억될 것입니다. 그러나 또한 ‘한없이 무능했었노라’고 비판받을 것입니다.
언론노조, 시민사회단체와의 강고한 연대투쟁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2008년 4월 23일 손관수 씀

사장 퇴진 운동 명분 없습니다.

저는 장황한 글과 화려한 논리를 펼칠 능력도 부족하고 그럴 시간도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노동조합에서 추진하는 사장퇴진운동은 아무리 보아도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데 쟁쟁한 논객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기에 짧은 글이나마 정리해보려고합니다.

정연주 사장 퇴진운동이 불가한 이유

1. 정연주 사장은 능력와 성과를 떠나서 노동조합과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아서 임명된 사장입니다. 아시다시피 노무현대통령이 서동구사장을 낙하산으로 임명했고 이에 대한 거센 반대투쟁끝에 따 낸것이 서사장 퇴진과 정사장 임명이었습니다. 비록 집행부가 바뀌었다고 하나 노동조합에서 추천한 사장을 특별한 이유없이 노동조합에서 나가라는 것은 명분이 없습니다.

2.경영적자, 수신료 인상실패는 반드시 정사장의 실책으로 보기어렵습니다.
그동안 누적된 적자는 광고시장의 여건변화에 기인한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혹시 다른 사장이 임명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경영흑자를 내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KBS가 영리를 목적으로하는 회사가 아닌관계로 적자경영을 했다고해서 사장퇴진운동을 벌이는 것은 명분이 없습니다. 수신료 인상 실패의 책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신료 인상은 1년이나 2년에 실패를 단정할 일이 아닌 진행형이며 또한 다른 사장이었다면 성공했으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3. 조합원의 여론만으로 사장퇴진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입니다. 여론은 그야말로 참고사항이지 법에 의해 보장된사장의 임기조차 무시할 만큼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혹시 대통령도 국민의 여론조사에 의해 임기중에 퇴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백번 양보해서 사장이 무능하다면 여론조사를 근거로해서 사퇴를 권고하는 수준이라면 모르되 퇴진운동을 벌인다는 것은 명분없습니다. 혹시 사장 중간평가제를 제도화해서 앞으로도 모든 사장에 대해서 적용한다면 모르겠습니다만.

4. 사장퇴진 후의 청사진이 없습니다.
정사장을 퇴진시킨 후에 어떤 사장이 올 것인지, 그리고 그로인해 KBS가 누리게 될 혜택은 무엇인지,장기적으로 KBS가 지향해야할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정권과 가까운 사장이 와서 확실히 수신료도 인상하고 KBS의 장래를 지켜준다는 보장이 있다면 제시해주십시오. 그것이 없다면 무책임한 퇴진운동은 자제돼야합니다.

5. KBS의 경영위기, 정체성의 논란은 정사장 개인때문이 아니라 KBS 구성원 모두의 숙제입니다.
경영적자, KBS의 위상과 정체성의 혼란은 정사장을 몰아낸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구성원 모두가 오랜 시간을 두고 자기성찰과 노력을 통해서 해결할 문제입니다. 사장 개인에게서 원인을 찾는 것은 중세시대의 마녀사냥이나 매카시즘을 연상케할 뿐입니다. 또한 지금의 상황이 사장을 몰아낼 만큼 위기상황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6. 노동조합에 의한 정사장 강제퇴진은 역사의 퇴행입니다.
아무리 화려한 논리를 들이댄다하더라도 결국은 정권이 바뀌었으니 코드가 맞지않는 정사장은 나가달라는 말 밖에는 안됩니다. 이는 부분적으로나마 어렵게 얻어낸 방송의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일입니다. 이 일로 어쩌면 지난 20년간 노동조합의 주도하에 KBS가 얻어낸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고봅니다.

짧게 정리한다는게 다소 장황해졌습니다.
참고로 저는 정사장 개혁의 콩고물(?)이라곤 구경도 못해본 입사 20년차의 지역 평 PD입니다. 희망이라고는 정말 우리 KBS가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한국사회의 건전한 비판, 대안세력으로 오래동안 역할을 하기를, 그리고 우리 노동자들도 안정되고 인정받는 일터에서 계속 일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어차피 노동조합에서 사장퇴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모두 공감하신다면 모르겠으되 만일 그렇지 않다면 많은 분들의 건전한 토론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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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주 2008-04-26 21:24:52
파렴치범 정연주
대한민국을 그만 오염시키고 빨리 떠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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