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동등접근 왜 논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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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동등접근 왜 논란인가
방통위 입맛대로 해석…KT 특혜 논란까지
  • 이기수 기자
  • 승인 2008.04.2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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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IPTV법에 규정된 ‘콘텐츠 동등접근’ 조항의 해석을 놓고 사업자간 논쟁이 뜨겁다.

콘텐츠동등접근은 방송법상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장가격으로 차별 없이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업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개념이 다르게 해석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케이블사업자들은 IPTV 서비스를 준비하는 KT에 특혜를 주기 위해 입맛대로 법해석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 IPTV법 시행령 논의과정에서 논란이 되는 콘텐츠동등접근권에 대한 쟁점사항을 정리했다.

■ 쟁점 1. ‘채널’이냐 ‘프로그램’이냐 = IPTV법 시행령(안) 콘텐츠동등접근 조항은 방통위가 정한 일정 기준 이상의 시청률, 시청점유율을 확보한 콘텐츠 사업자를 대상으로 IPTV사업자에게 채널을 의무적으로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위성DMB 출범 초기 지상파방송사는 KBS 1TV를 제외한 나머지 채널을 사업자의 자율에 따라 재전송하지 않았지만 만약 콘텐츠 동급접근 조항이 방통위 안대로 발효되면 방송 3사는 IPTV에 의무재송신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더군다나 콘텐츠가 매체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이해 당사자간 해석의 방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콘텐츠 가격 협상에서 콘텐츠 공급자와 IPTV사업자간의 주도권이 달라질 수 있어 사업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따라서 적용 대상이 명확하지 않으면 방송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방통위는 방송법과 IPTV법의 취지에 따라 ‘콘텐츠동등접근’의 대상을 ‘방송 프로그램’ 이 아닌 실시간 방송되는 ‘채널’ 전체로 보고 있다. 만약 콘텐츠 동등접근 조항을 적용할 경우 해당 사업자는 채널 전체를 IPTV사업자에게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채널이 아닌 개별 방송 프로그램으로 해석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법에 따라 콘텐츠를 공급하는 사업자는 채널이 아닌 적용 기준에 맞는 프로그램만 전송하면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지상파나 온미디어와 같은 MSP들은 IPTV 사업자와의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방통위가 IPTV법에 규정된 콘텐츠 동급접근 조항을 모법인 IPTV법보다 과도하게 해석하고 있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현행 IPTV법은 콘텐츠 동급접근 조항에 해당하는 대상을 ‘주요방송프로그램’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그동안의 방송관행을 볼 때 주요방송프로그램이 ‘채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케이블방송TV협회는 최근 법무 법인을 통해 IPTV법에서 지칭한 콘텐츠동등접근 대상이 ‘채널’이 아닌 ‘개별 프로그램’이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케이블협회는 “IPTV법 시행령(안) 제20조는 구체적으로 시청률, 시청점유율, 국민적 관심도 및 공정경쟁 저해성을 고시의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통상 시청률 평가의 단위가 되는 ‘개별 프로그램’이 동등 접근의 대상이 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 쟁점 2. ‘PAR’이냐 ‘UAR’이냐 = 콘텐츠 동급접근 개념이 ‘보편적 접근권(UAR)’과 프로그램 접근규칙(PAR)과 혼재돼 사용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IPTV법에 따르면 시청률과 국민적 관심이 높은 프로그램의 경우 시청자가 이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따라서 콘텐츠 동급접근의 개념이 UAR에 가깝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적 열망이 높은 스포츠 중계 등을 IPTV 시청자에게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다.

따라서 PAR과 혼재된 개념으로 콘텐츠동등접근권을 사용돼서 안 된다는 주장이 많다. PAR은 케이블의 SO와 PP의 수직적 결합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MSP가 경쟁사업자에 채널공급을 중단하거나 거절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PAR은 CJ케이블과 특수관계에 있는 CJ미디어가 케이블과 경쟁관계에 있는 스카이라이프에 채널공급을 갑자기 중단해 논란이 일자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즉 콘텐츠와 망을 보유한 사업자의 횡포를 막기 위한 제도다.


■ 쟁점 3. ‘시청률 동일 적용’이냐 ‘매체별 차등’이냐 = IPTV법 제20조 ‘콘텐츠 동등 접근’은 콘텐츠 사업자가 IPTV사업자와 계약을 맺으면 타 IPTV사업자에게도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KBS가 IPTV사업자인 KT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으면 다른 IPTV사업자인 LG데이콤과 하나로텔레콤에도 KT와 같은 금액으로 공급해야 함을 뜻하는 것이다.

IPTV법 시행령(안) 제19조도 논란거리다. 방통위 IPTV법 시행령 ‘콘텐츠 동등 접근’ 조항에는 IPTV 사업자가 제공하는 방송프로그램을 △시청률, 시청점유율 △국민적 관심도 △IPTV 사업자의 경쟁력 저하 여부 등을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방통위는 시청률, 시청점유율 등의 구체적인 기준은 ‘고시’로 정할 방침이다.
방통위가 일정 수준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채널’을 명시했을 경우 콘텐츠 사업자는 이를 IPTV사업자들에게 모두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특히 시청률이 높은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예외 규정이 없기 때문에 방통위가 PP사업자와 구분하지 않고 고시할 경우 지상파 방송사는 IPTV 플랫폼에 ‘의무 재전송’채널로 전락할 수 있다.

■ IPTV법 시행령 앞으로 어떻게 =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지난 21일 IPTV법 시행령(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케이블업계, 지상파 방송사 등이 “IPTV법은 KT를 위한 특혜법”이라고 지적하며 IPTV법 시행령의 주요 쟁점 사안인 콘텐츠 동등접근, 지배력 전이방지, 전기통신설비 동등 제공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IPTV법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방통위는 현재 IPTV법 시행령(안)으로 IPTV 서비스 상용화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IPTV법 시행령(안)은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부처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방통위는 부처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5월 초 IPTV시행령에 대한 입법예고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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