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토론회’에 ‘전문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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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방송센터 주최 KBS 위상정립 토론회, 토론자 사적 감정 쏟아낸 성토장

▲ 뉴라이트방송통신정책센터가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개최한 ‘공영방송 KBS의 바람직한 위상 정립 방향 전문가 토론회’에는 뉴라이트정책센터 입장만 대변하는 토론자들만 참석했다. ⓒ 뉴라이트방송통신정책센터

뉴라이트방송통신정책센터(센터장 최창섭, 이하 뉴라이트정책센터)가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개최한 ‘공영방송 KBS의 바람직한 위상 정립 방향 전문가 토론회’에는 정작 ‘전문가’는 없었다.

사회자를 포함해 7명의 참석자 가운데 뉴라이트정책센터 참여 인사가 4명이나 포함됐다. 사회자인 최충웅 뉴라이트정책센터 미디어정책위원장을 비롯해 발제자인 변동현 서강대 영상대학원 교수와 정창기 전 KBS정책연구실장, 유일기 기획위원장이 모두 뉴라이트정책센터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이다.

KBS 인사 중 한 명으로 참석한 윤명식 KBS 공정방송노동조합(공방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강동순 녹취록’으로 6개월 정직을 받은 바있으며 정연주 사장 퇴진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이 외에 토론자로 참석한 이계성 양천고 운영위원장은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참석했다고 밝혔지만 대표성이 모호하다.

뉴라이트정책센터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부합하는 인사들로 토론자를 구성하다 보니 이날 토론회가 거시적인 토론보다는 KBS에 대한 토론자들의 사적인 감정과 의견을 쏟아내는 성토장으로 변질됐다.

“KBS, MBC는 좌파와 한 통석?”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토론자로 참석했다는 이계성 양천고 운영위원장은 KBS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데 토론 시간을 모두 할애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문제, 삼성문제, 한미자유무역협회문제 등등 국익과 관련된 문제를 다룬 KBS, MBC는 좌파와 한통 속이 됐다”,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 북한 정권 홍보방송국이 된 KBS는 염치도 없다”, “좌파들이 노무현 코드인사가 장악하고 있는 KBS, MBC를 총동원해 이명박 정부를 궁지로 몰고 있다”는 등으로 발언을 쏟아냈다.

이 운영위원장은 정연주 사장에 대해서도 “정 사장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여권의 충직한 나팔수와 야권에 대한 총알받이 역할을 자처했다”는 등으로 색깔론을 덧입히며 “퇴출 0순위”로 지목했다.

윤명식 PD, “공방노조는 KBS 정체성을 위한 모임?”

지난달 30일부터 정연주 사장 퇴진을 위해 정 사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공방노조 윤명식 위원장은  “정 사장은 2003년 처음 KBS 사장으로 임명됐을 때부터 정치적으로 독립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없다”며 “KBS가 정치적으로 독립한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노조위원장은 공정방송노조의 설립은 노조원의 권익을 위해서라기보다는 KBS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공정노조는 노동조합이라기보다는 KBS정체성을 위해 발버둥 치는 선배 방송인의 집단”이라며 “공정노조는 노조원의 권익보다는 KBS의 정체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미없는 다큐멘터리 제작하면 공영방송이다?”

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는 자신이 KBS 라디오 프로그램을 열심히 듣는 청취자임을 밝힌 뒤 “KBS라디오에는 KBS 기자가 별로 없고 KBS 기자는 뭐하는지 모르겠다”며 “KBS 방송인지 KBS 대행방송인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KBS가 공영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큐멘터리만 잘 만들면 된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김 교수는 “공영방송은 재밌으면 안 된다”며 “다큐멘터리는 과학의 결과이기 때문에 수신료를 1000~2000원을 더 걷어 3000억 원이 더 수익이 생기면 그 가운데 10%만으로도 150여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KBS2 민영화한다면 삼성에게 돌려줘야 한다?”

한편 KBS 2TV를 민영화해서 1980년 언론통폐합 당시 TBC(동양방송) 소유주였던 삼성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발제를 맡은 변동현 서강대 명예교수는 “2TV를 분리할 경우 소유자에 대해서는 TBC, DBS, 대구FM 등 1980년 전두환 군사정권에 의해서 강압적으로 통폐합된 것을 원상회복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참여정부 시절에 과거사위원회 등의 활동이 있었지만 80년 신군부에 의한 언론통폐합 문제는 소홀히 했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KBS 2TV가 KBS의 재정확보 채널로 이용되고 있다”며 “이번에 단행한 개편에서도 KBS 2TV는 상업성을 내세워, 더 이상 공영방송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민영화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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