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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수목 미니시리즈 〈스포트라이트〉14일 첫방

방송사 보도국 사회부 기자들의 직업 세계를 그릴 MBC 수목 미니시리즈 〈스포트라이트〉(연출 김도훈)가 14일 첫 방송된다. 〈스포트라이트〉는 국내 최초로 사회부 기자들을 다루는 전문직 드라마라는 점에서, 또 MBC 사내독립기업인 ‘스토리허브’가 기획하고 제작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스크린 스타 손예진과 지진희의 출연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 ‘리얼 전문직 드라마’ 〈스포트라이트〉를 한주 미리 만나 보자.

많은 사건과 사고, 정책 발표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기자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직업이다. 우리 사회에 다양한 분야들이 존재하는 만큼 기자들의 영역도 정치, 경제, 문화, 환경 등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사회부 기자는 소위 ‘빡세’기로 유명하다. 보통 신문사나 방송사 기자들이 입사 초기 사회부에 소속돼 경찰서에 파견되곤 하는데, 험한 형사사건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월화수목금금금’ 근무 환경을 견뎌내야 한다. 이를 거꾸로 생각하면 사회부 기자야말로 가장 많은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직업 세계를 보여주고 있음이 틀림없다.

 〈스포트라이트〉는 바로 이런 점에서 가상의 GBS 보도국을 드라마의 무대로 삼았고, 사회부 기자를 주인공으로 택했다. 김도훈 PD는 “그동안 앵커나 아나운서를 다룬 드라마는 있었지만, 사회부 기자를 다룬 드라마는 별로 없었기 때문에 소재 면에서 차별성이 있는 것 같다”며 “기자 세계의 이면에 포커스를 맞춰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불편할 수도 있는 내용들을 다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사회부 기자들의 직업세계를 그릴 '스포트라이트'의 주역들. 조윤희, 진구, 지진희, 손예진, 김보경(왼쪽부터) ⓒMBC
전문직 드라마인 만큼 리얼리티가 드라마의 성패를 가를 관건이다. 이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는 MBC 보도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으며 제작되고 있다. 또 MBC 기자 출신인 ‘스토리허브’의 홍순관 사장이 드라마의 초고를 쓰고 〈하얀거탑〉으로 전문직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이기원 작가가 대본을 집필했다는 점도 믿음을 더한다. 홍 사장은 21년간의 기자 생활을 드라마에 녹여내 사실감 있는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냈다. 김도훈 PD는 “민감한 얘기들도 나온다”며 “탈옥범과 같이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나 신문사와 방송사의 갈등 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들 역시 기자라는 직업에 호기심을 보이며 리얼한 캐릭터 완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사회부 ‘캡’ 오태석 역할을 맡은 지진희는 사건기자들과 함께 종종 회식을 하면서 기자들로부터 ‘지캡’이란 별명을 얻었다. 3년차 기자이자 사회부 ‘2진’인 서우진으로 분한 손예진은 역할의 사실감을 위해 며칠 밤샌 듯한 화장기 없는 얼굴로 열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포트라이트〉가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방송사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당찬 각오 때문이다. 홍순관 사장은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 자체를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드라마로 만들어낼 것”이라며 “직업세계 자체를 그리는데 있어 멜로는 부차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시청자들이 멜로를 원하는 만큼 도외시하진 않겠다”고 덧붙였다.

▲ 손예진
수습과 사회부 2진을 거쳐 GBS 3년차 기자가 됐다. 사회부 1진으로 자리를 옮기며 꿈에 부풀었으나, 오태석의 복귀로 다시 2진으로 추락하고 만다. 태석에게 때로는 분노를, 때로는 절망을 느끼면서 저돌적인 열혈 기자로 거듭나게 된다. 최종적인 꿈은 앵커. 사회부 여기자라 앵커라는 자리에 도전해 꿈을 이뤄내는 성공 스토리가 〈스포트라이트〉의 중요한 축이다.

여기자가 앵커가 된다는 점에서 MBC 앵커 출신인 김은혜 전 기자를 모델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 홍순관 사장은 “전혀 상관없다”며 부인했다. 김은혜 부대변인이 MBC에 있던 당시 만나서 얘기를 듣긴 했지만 특별히 모델로 삼은 적은 없으며, 김 부대변인 외에 김주하 기자 등 다른 여기자들도 만나고 드라마에 참고했다는 설명이다.

오태석(지진희)

▲ 지진희
사회부 ‘캡’이다. 한국기자상 3회 연속 수상자로, 기자로서 직업의식이 투철하고, 진실 보도를 위해 타협을 거부하는 대쪽 같은 인물이다. 독선적인 스타일 탓에 윗사람들과 늘 부딪히고, 아랫사람들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3년 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 때문에 데스크와 싸우고 지방 계열사로 쫓겨났다가 다시 돌아왔다. 사회부 ‘캡’을 맡아 서우진을 혹독한 훈련을 거쳐 진정한 기자로 거듭나게 하는 멘토(조언자) 역할을 한다.

오태석 역의 특별한 모델은 없어 보인다. 다시 말해 태석처럼 기자 정신이 투철하고, 진실을 위해 타협을 거부하는 기자들이 드물다는 뜻이기도 하다. 태석이 단지 안에서는 ‘꼴통’이요, 밖에서는 ‘이상적인 기자’로 그려지는데 그칠지, 역으로 이 시대의 기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간부들
문재국(이기열)은 시청률에 민감한 사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매일 센세이션을 일으킬만한 아이템을 고민하는 보도국장. 알권리와 인권보다 그에게 중요한 건 시청률과 회사의 이익이다. ‘보면서 욕하는 뉴스’가 되어도 상관없다는 식이다.

▲ 이기열
사회부장 안중석(안석환). 차기 보도국장을 두고 정치부장과 신경전을 벌인다. 기자의 생명은 진실이라고 주장해 왔던 그이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직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타협을 일삼으며 현실에 적응해 왔다. 3년 전, 오태석과 싸우고 지방 계열사로 쫓아낸 주인공이다.

사회부와 함께 중요한 축을 형성할 정치부의 정성일(정규수) 부장은 향후 정치권으로 진출하려는 출세 지향형 기자다. 보도국장과는 같은 학교 선후배 사이로 차기 보도국장을 노리고 있다. 정치부장답게 모든 일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또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보도국 간부로 등장할 이들은 기자 생활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지극히 현실적인 측면이 있지만, 실제 기자들이나 보도국 간부들이 보기엔 불편할 수 있다. 리얼함에는 언제나 위험과 논란이 따르는 법. 의도적인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라면, 시청자들로서는 기자란 직업에 대한 환상을 깨 줄 이들이 흥미로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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