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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비평]KBS <개그콘서트>

|contsmark0|<개그콘서트>라는 코미디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등장한 것이 일년이 채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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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그러나 코미디의 형식 파괴라는 거대한 업적을 남긴 이 프로그램은 너무나 쉽게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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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개그콘서트>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공을 가져온 데는 몇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소극장 공연 형식으로 방청객의 참여를 유도했다는 점, 식상하지 않은 신인 개그맨들을 과감하게 중앙으로 전진 배치했다는 점, 슬랩스틱에 지쳐 있는 시청자들에게 말장난의 묘미로 승부했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이 성공 요인들이 오히려 급격한 몰락을 부추기고 있다. 시청자들의 입맛이 너무나 쉽게 변하는 일반적인 흐름으로 그 탓을 돌릴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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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실제로 시청자들의 요구 수준은 한없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변덕스러운 시청자들 탓일까? 일단 소극장 공연이라는 형식을 보자. 일반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라이브 형식, 좋다. 그러나 적어도 라이브라면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일주일, 열흘 단위로 콘서트를 하는 가수도 그 기간 동안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한다. 콘서트를 즐겨 찾는 사람이라면 "마지막 날의 공연이 제일 재미있다"는 것을 하나의 법칙처럼 인지하고 있다. 그 짧은 기간 동안, 가수는 그 날의 분위기에 따라 차별화된 공연을 제공한다. 사람들은 결코 만만하지 않은 입장료를 지불하고 공연을 찾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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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7|<개그콘서트>는 어떤가? 공연 형식이라는 공통점은 있는데 늘상 지루한 반복만을 되풀이한다. 인기를 끌었던 어린이 프로그램 <꼬꼬마 텔레토비>를 연상시키는 부분이다. 늘 똑같은 내용으로 현장의 연기자들과 스탭들, 방청객들이 삼위일체가 되어 나름대로 열광적인 분위기를 즐기는 동안 화면 바깥에 있는 시청자들은 철저히 소외당한다. 일반적인 코미디에서 똑같은 코너가 반복될 때는 그 알갱이의 변화에 어느 정도 "진행형"이라는 것이 존재했었기 때문에 욕하고 외면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코미디라고 부른다. 그러나 <개그콘서트>는 변함없는 내용을 반복하면서 공연 형식을 빌어 주변 사람들을 끊임없이 부추기려는 노력에만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이미 그것은 코미디라는 장르를 벗어났다. 그들만의 잔치에 불과하다. 게다가 그 잔치에 억지로 시청자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우리가 그 프로그램의 pd나 카메라맨에 대해 평소 잘 알고 있는가? 그 사람들이 뜬금없이 "일탈의 행동"을 하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무슨 재미를 준다는 말인가? 스탭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연기자들과 현장에서 어느 정도 pd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카메라맨의 얼굴을 익힌 방청객은 다를 것이다. 학창시절 오락 시간에 선생님의 망가진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를 스튜디오에서 느낄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아니다. 효과적인 반전이 있으려면 누구에게나 인지되어 있는 어떤 "고정된 이미지"라는 것이 기저에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그런 과정이 생략된 일탈 행위는 정말이지 시청자들을 외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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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2|신인 개그맨들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는 모험도 가치를 잃었다. 단지 그 신인들이 몇 달 사이에 인기 순위 몇 위안에 드는 유명 개그맨이 되었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다. 인기의 여세를 몰아 당분간은 그들을 <개그콘서트>의 고정된 일원으로 보존해 그 안에서 새로운 힘을 비축할 시간을 줬어야 한다. 각 프로그램마다 불려 다니면서 <개그콘서트>와 똑같은 연기를 되풀이하고 있는 모습에서 이미 그들의 신선함과 독창적인 캐릭터는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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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7|결론은 이렇다. 일단 그들의 시작은 화려했고 코미디의 형식에 있어 획기적인 선을 그었음은 명백하다. 그러나 구조적인 허술함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등한시한 채 화려한 위치를 보존하기에만 급급한 안일한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현재 <개그콘서트>의 아성은 허물어졌다고 할 수 있다. 비단 <개그콘서트>의 문제점만은 아니다. 다른 장르를 보더라도 우리는 어쩌다 한 번 우연하게 좋은 프로그램을 만나게 된다. 그러니 평상시에는 "좋은 프로그램이언제쯤 나올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tv 화면을 주시해야만 하는 불행한 처지에 놓여있다. 시청자들은 끊임없이 양산되는 좋은 프로그램들 속에서 나름대로의 선택을 할 권리를 잃어버렸다. 그 문제점을 방송 제작이라는 구조적인 부분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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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2|어느 단체에나 우두머리에게 각종 전략과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전문 코디네이터라는 자리가 존재한다. 스포츠의 경우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에이전시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방송이라는 집단이 결코 작은 단체가 아닌데, 유독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는 "전문적인 두뇌 집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치명적인 오류다. 코미디의 경우를 보자. 아이디어 회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해당 프로그램에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소속된 사람들일 뿐 별도의 전문 콘텐츠 기획자를 찾아볼 수 없다. 실마리를 터주는 외부 사람이 아이디어 회의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진행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스탭들에게서 하루아침에 객관적인 발상 전환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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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7|제작에 개입하지만 소속되지는 않는 실질적인 cp 제도를 정착시켜서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성격과 구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방송사와는 별도의 전문성을 갖춘 전담 집단이라면 현재의 제작 여건에서 결여되어 있는 "객관성"과 "전문성"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비용을 걱정해야 할 것인가? 치밀하게 계획된 과감한 투자의 결과를 주식 시장만 봐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면. 모르겠다. 지나친 억측이라고 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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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2|방송비평모임 대표집필 이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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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7|※ pd연합회는 이번호부터 방송pd와 전문비평가가 참가하는 방송비평모임 보고서를 싣습니다. 비평다운 비평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현실에서 pd연합회 방송비평모임이 현장의 pd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방송비평모임 참가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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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2|손병우(충남대 신방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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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4|이희수(방송비평전문웹진 방/송/사/고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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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6|정기도(방송비평전문웹진 방/송/사/고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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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8|한정석(kbs 뉴미디어센터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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